제너럴 모터스(GM)가 미국 최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완성차 제조사 지위를 활용해 에너지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GM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폭증으로 수요가 치솟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 시장을 겨냥해 차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가동률이 낮은 유휴 배터리 전력을 전력망에 환원하는 V2G(Vehicle-to-Grid) 인프라 구축 솔루션을 대거 공개했다.
탈중국 공급망 구축의 핵심… LFP 대비 비용 20% 절감
테슬라 출신의 커트 켈티 배터리 및 지속가능성 부문 부사장의 지휘 아래 GM은 차량 특성에 맞춰 배터리를 다각화하는 밸류체인을 고도화하고 있다. 볼트 EV 등 보급형 모델과 단기 ESS에는 리튬인산철(LFP)을, 주력 제품군에는 니켈·코발트·망간(NMC)을 배정했으며 픽업트럭 등 대형 라인업에는 리튬·망간 풍부(LMR) 화학 구조를 도입할 계획이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이 라인업의 최신 자산으로 더해졌다.
GM은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 피크 에너지(Peak Energy)와 협력해 각형 나트륨 이온 셀을 공동 개발한다. 본 배터리는 별도의 액체 냉각 장치가 필요 없어 팩 설계 구조의 복잡성을 낮추고 제조 원가를 줄일 수 있다. 극단적인 외부 기온 변화 속에서도 배터리 수명 저하가 없으며, 현재 ESS 시장을 주도하는 LFP 배터리와 비교해 전체 라이프사이클 비용을 20% 가량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배터리 연구 분야에만 9억 달러를 투자한 GM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북미 배터리 공급망의 독자성 확보다. 나트륨은 리튬에 비해 지구상에 1000배 이상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어 환경 파괴 리스크가 적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북미산 독립 배터리 생태계 조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전기차를 움직이는 ESS로… V2G 및 ‘에너지 패스’ 도입
GM은 차량에 탑재된 대용량 배터리를 이동형 전력 은행으로 활용하는 V2G 인프라 연동 사업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재 미국 전역에 보급된 약 25만 대의 GM 전기차가 그리드 시스템에 동시 연동될 경우, 이론적으로 12만 가구가 일주일 동안 소비할 수 있는 거대한 전력 유연성이 확보된다.
GM은 미국 대형 전력회사인 퍼시픽 가스 앤 일렉트릭(PG&E)과 손잡고 우선 5만 2000대의 전기차를 전력망에 온라인 연결하는 대규모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향후 배포될 차량 펌웨어 업데이트를 거치면 오너들은 집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의 idle 전력을 전력망에 되팔아 에너지 요금을 낮출 수 있고, 전력회사는 전력 피크 시기의 대규모 정전 사태나 고부가가치 AI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부하량 증가에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된다.
충전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디지털 통합 툴인 에너지 패스(Energy Pass)도 첫선을 보였다. 에너지 패스는 기존 브랜드별 전용 앱인 마이셰보레, 마이캐딜락, 마이GMC 내부로 이식된다. 이를 통해 오너들은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차지포인트, 아이오나, EV고, 테슬라 슈퍼차저 등 북미 내 주요 5대 충전 네트워크에서 별도의 가입 프로세스 없이 앱 하나로 충전과 결제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더불어 2027년형으로 출시되는 GM 전기차 전 모델에는 북미 충전 표준인 NACS 포트가 네이티브로 탑재되며 플러그 앤 차지(Plug & Charge) 자동 결제 기능도 기본으로 지원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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