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모터스가 영국 크루(Crewe) 본사 내 신규 페인트 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미래 생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낸다. 이번 시설은 벤틀리가 추진 중인 미래 생산 거점 ‘드림 팩토리(Dream Factory)’의 핵심 설비로, 출시 예정인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를 비롯해 주요 모델의 도색 작업을 담당한다.
신규 페인트 공장은 지난 11일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컨티넨탈 GT, 컨티넨탈 GTC, 플라잉스퍼의 도색 공정이 진행되며, 올해 하반기 공개 예정인 벤틀리 최초의 순수 전기차도 이 시설을 거친다. 벤테이가의 도색 공정 역시 향후 순차적으로 신규 시설에 통합될 예정이다.
벤틀리는 이번 공장을 통해 약 100종에 달하는 외장 컬러 선택지와 새로운 비스포크 도장 공정을 지원한다. 특히 혁신적인 ‘스펙트라플레어(Spectraflair)’ 마감을 포함해 고객 맞춤형 컬러 구현 역량을 한층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드림 팩토리 전략의 핵심 시설
연면적 1만 2,500㎡ 규모의 신규 페인트 공장은 벤틀리 부지 내 가장 높은 건물로 조성됐다. 벤틀리는 이 시설을 고부가가치 디지털 제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주요 이정표로 보고 있다. 향후 새로운 비스포크 페인트 공정을 도입할 수 있도록 설계 단계에서 전용 공간도 확보했다.
건물 외관에는 벤틀리 고객 맞춤형 컬러 팔레트에서 선정된 다양한 색상의 디스플레이 패널 45세트가 적용됐다. 각 패널은 실제 벤틀리 차량에 적용되는 것과 동일한 공정과 기법을 통해 페인트 장인들이 직접 완성했다.
공장 내부는 생산 공정의 모든 요소를 최적화하고 수작업과 자동화 공정 모두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2개 층으로 구성됐다. 수작업 공정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1층에는 장인들이 보다 쾌적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에너지 효율과 환경 영향 저감도 주요 특징이다. 상층부 첨단 도장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시설 전반에 재분배하는 방식으로 연중 약 3분의 2 기간 동안 별도의 난방 없이 운영할 수 있다.
벤틀리는 기존 솔벤트 기반 프라이머를 수성 프라이머로 대체해 환경 영향을 줄였다. 도장 정밀도 향상, 마스킹 자재 사용 감소, 여과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을 통해 기존 시설 대비 폐기물 발생량도 최대 45%까지 절감했다.
도장 공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는 잔류 열 산화 장치(RTO, Residual Thermal Oxidiser)를 통해 1,000℃에서 연소·정화된 뒤 배출된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도장 공정에서 발생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배출량을 최대 98%까지 줄인다.
안드레아스 레헤(Andreas Lehe) 벤틀리모터스 생산 부문 이사회 멤버는 “신규 페인트 공장의 가동은 벤틀리의 드림 팩토리 전략을 실현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벤틀리는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페인트 품질을 더욱 발전시키고 다양한 모델 라인업 전반에 걸쳐 차별화된 비스포크 마감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 AGV 도입 자동차 페인트 공장
신규 페인트 공장의 또 다른 특징은 자동차 도색 공장으로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유도 운반차(Automated Guided Vehicle, AGV)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공장에는 총 10대의 AGV가 투입된다. AGV는 차체를 각 작업 구간 사이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이동시키도록 설계됐다. 벤틀리는 이를 통해 고객 맞춤형 비스포크 도장 요구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GV 기술은 크루 부지 내 가장 오래된 건물인 ‘A1’ 리노베이션 작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A1은 벤틀리 순수 전기차 생산 라인이 배치될 건물이다. 벤틀리는 AGV 도입을 통해 생산 전 과정에서 차량을 정확히 추적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직원들의 작업 환경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 한 대뿐인 컨티넨탈 GT S 공개
벤틀리는 신규 페인트 공장 가동을 기념해 새로운 ‘스펙트라플레어’ 마감이 적용된 단 한 대뿐인 컨티넨탈 GT S도 공개했다.

해당 차량에는 신규 페인트 공장에서 처음 적용된 ‘스펙트럴 베르던트(Spectral Verdant)’ 컬러가 사용됐다. 이 컬러는 기존 ‘베르던트(Verdant)’ 색상을 기반으로 크루의 장인들이 설계하고 개발한 새로운 마감 기술을 더해 완성됐다.
스펙트럴 베르던트는 자연광 아래에서 베르던트 컬러 위로 다채로운 색조가 드러나는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구현한다. 벤틀리는 이 마감 옵션을 ‘바이 뮬리너(By Mulliner)’ 익스텐디드 페인트 라인업을 통해 고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특별 제작된 컨티넨탈 GT S에는 ‘고스트 화이트 펄레센트(Ghost White Pearlescent)’ 컬러의 유니언 잭 레이싱 스트라이프도 적용됐다. 이 스트라이프는 며칠에 걸쳐 비스포크 도장 기법으로 수작업 완성됐다.
벤틀리는 이번 신규 페인트 공장을 통해 기존 럭셔리 브랜드의 수작업 장인정신과 디지털 제조 기술을 결합한 생산 체계를 강화한다. 특히 첫 순수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 제품 포트폴리오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시설 가동은 벤틀리 전동화 전략과 비스포크 경쟁력 확대의 주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박현수 기자/news@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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