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 FSD(Full Self-Driving)의 안전성에 대한 통계를 왜곡했다는 논란에 휩쌓였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가 자율주행 시스템인 FSD(Full Self-Driving)의 유럽 시장 승인을 얻기 위해 안전성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부풀렸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의회까지 가세해 연방 규제당국의 고강도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 민주당 소속 에드 마키·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은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공식 서한을 보내 테슬라가 제시한 FSD 안전성 통계의 신뢰성을 전면 검증하라고 압박했다.
그동안 테슬라는 FSD 장착 차량이 일반 운전자에 비해 무려 7배에서 최대 10배까지 안전하다고 공언해 왔다. FSD 주행시 중대 사고가 터지기 전까지 평균 550만 마일(약 885만km)을 달행할 수 있는 반면, 미국 전체 평균은 66만 마일에 불과했다는 수치를 그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서로 다른 기준의 데이터를 무리하게 엮어 교묘한 착시효과를 노렸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네덜란드와 스웨덴 규제당국을 상대로 FSD 승인 로비를 벌이는 과정에서 "FSD가 도입됐다면 3만 2000명의 목숨을 더 구했을 것"이라며 7배 안전하다는 자체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오직 에어백이 터진 치명적인 사고만을 FSD 사고율에 반영해 이를 경미한 접촉사고를 모두 포함한 미국 전체 교통사고 통계와 수평 비교했다. 또 출고한 지 얼마 안 된 신차의 사고율을 평균 차령이 12년에 달하는 노후차 데이터와 비교해 '사고의 정의'를 왜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원의원들은 NHTSA가 테슬라의 통계 산출 로직과 원시 데이터(Raw Data)를 제대로 들여다봤는지 명확하게 살펴 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운전자가 위험을 감지해 수동으로 전환한 뒤 ‘5초 이내’에 발생한 사고는 FSD 책임에서 제외하는 테슬라 특유의 집계 방식이 수치를 왜곡하는 핵심 원인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다만 유럽 규제당국은 테슬라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근거로 삼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네덜란드 도로교통청(RDW)은 FSD 승인 심사 당시 자체적인 필드 테스트와 검증 절차를 거쳤으며 기업의 마케팅용 통계에 휘둘리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네덜란드는 지난 4월 이미 FSD의 고도로화된 사용을 허가했으며 현재 유럽연합(EU) 전역으로의 확대 승인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노르웨이 당국은 테슬라가 내놓은 수치를 두고 "공공 사고 데이터와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운 기업 내부 자료일 뿐"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럽교통안전위원회(ETSC) 역시 제조사가 독점한 데이터에 의존해 안전성을 평가하는 행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번 통계 조작 논란은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과 중국 전기차 공세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FSD를 돌파구로 삼으려는 테슬라의 글로벌 전략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럽에서는 네덜란드를 비롯해 벨기에, 덴마크, 리투아니아 등이 개별 국가 차원에서 FSD 운행을 허용한 상태며 이번 '통계 왜곡' 논란으로 EU 전체 표준 승인을 위한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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