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기후 변화 대응을 넘어 유럽의 실질적인 안보 확보와 직결된다는 유럽인들의 민심이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기후변화 싱크탱크 E3G와 유럽 환경단체 T&E, 전동화 연합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실시한 최신 조사에 따르면, 유럽 주요국 시민 대다수는 청정 에너지 전환과 전동화 투입 확대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위기가 100일 이상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다.
조사 대상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등 유럽 5개 주요국 응답자의 64%는 수입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유럽을 지정학적으로 더 안전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전체 유럽인 10명 중 8명은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보았다. 응답자의 60% 이상은 현재의 불안정한 지정학적 맥락 속에서 유럽 내 공조가 과거보다 훨씬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국가별로는 스페인 68%, 독일 67%, 프랑스 62%, 이탈리아 61% 등이 유럽 에너지 협력의 중요성에 크게 공감했다.
특히 이번 결과는 청정 에너지 및 전동화 도입을 둘러싼 기존의 정당 간, 혹은 좌우 이념적 분열을 초월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지에서는 전통적으로 규제 완화를 지지하던 중도 우파 성향의 유권자들이 오히려 청정 전동화 조치에 가장 적극적인 찬성 표를 던진 집단 중 하나로 집계됐다고 유럽 환경단체 T&E는 분석했다. 시민들은 전동화 전환을 단순한 환경적 부담이 아닌, 국가의 독립과 안보, 번영을 지키기 위한 핵심 국책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세부 조항별로도 전기화 인프라에 대한 실질적인 재정 지원 요구가 높았다. 정부의 히트펌프 설치 지원에 대해 이탈리아 71%, 프랑스 66%, 독일 61% 등 조사국 전반에서 절반이 넘는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유고브는 밝혔다.
유럽연합 차원의 전기차 자금 지원 역시 스페인 63%, 독일 58% 등 주요 4개국에서 과반의 찬성을 얻었다. 이들 국가의 시민 대다수는 일반 가정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정부가 직접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강하게 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대중적 지지가 정책 입안자들에게 커다란 정치적 기회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시민들이 변동성이 큰 외부 화석 연료 체계로부터 탈피해 안정성을 요구하는 만큼, 화석 연료 방어론은 경제적 취약성을 자초하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E3G를 비롯한 연합 단체들은 EU 당국을 향해 히트 펌프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을 골자로 한 강력한 전기화 행동 계획을 가속화하고, 화석 연료 감축 자체를 핵심 정책 목표로 설정하는 한편, 전력망과 공동 조달을 아우르는 역내 에너지 협력을 대폭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