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월 유럽 승용차 시장 내 배터리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7% 급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상반기 초기 누적 성장률은 29%에 달하며 유럽 내 전동화 흐름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유럽 승용차 시장 내 BEV의 점유율은 연초 이후 21.0%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평균 점유율 대비 1.6%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유럽 도로를 달리는 신차 5대 중 1대 이상이 배터리 전기차로 채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정부 인센티브가 대폭 축소되며 전반적인 약세를 보인 네덜란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주요 국가 시장이 고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전동화 흐름을 견인했다.
글로벌데이터는 현재 유럽 시장에서 일어나는 배터리 전기차로의 전동화 과정에 대해 꾸준하지만 극적이지는 않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지속되고 있는 높은 연료 가격이 신차 시장의 플러그인(PHEV·BEV) 차량 수요에 당장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고유가의 진짜 영향은 신차보다 감가상각이 심하게 진행된 중고차 부문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실속형 중고차 구매자들이 신차 구매층에 비해 고유가 부담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향후 고유가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신차 시장에서도 플러그인 차량으로의 추가적인 수요 이동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글로벌데이터는 이달 말 발표 예정인 글로벌 자동차 시장 예측 보고서에서 BEV 및 PHEV의 중장기 수요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현재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들 역시 유럽 생산용 전기차 관련 부품에 대해 견고한 주문 물량을 보고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이것이 과거 완성차 제조사들의 과도한 낙관주의로 인해 다소 부풀려졌던 생산 기대치의 잔상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유럽 시장의 중장기 전동화 전망은 제도적 변화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오는 2027년 이후 본격화될 유럽연합의 소형 배터리 전기차 대상 인센티브 제도는 보급형 전기차 부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강력한 촉매제로 꼽힌다. 반면 오는 2030년까지 제조업체들을 강제할 새로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들이 시장 상황에 맞춰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비중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실용적인 파워트레인 믹스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유럽 시장의 이 같은 독보적인 질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전체 전기차 시장의 단기 전망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글로벌데이터는 유럽의 견고한 성장세와 달리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동시에 가라앉으면서, 지난 4월 기준 전 세계 신차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단 3% 성장하는 데 그치며 글로벌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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