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발생한 국제 유가 급등세가 유럽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을 다시금 가속화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업계 데이터에 따르면 고유가 부담을 피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유럽 전역에서 신차와 중고차를 가리지 않고 전기차 수요가 크게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전 인프라의 점진적인 개선과 중국 브랜드를 포함한 합리적인 가격대의 보급형 모델들이 잇달아 출시된 점도 수요를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5월 신규 등록 34% 증가…신차 4대 중 1대 전기차
조사기관 뉴 오토모티브(New AutoMotive)와 업계 단체 E-모빌리티 유럽(E-Mobility Europe)이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및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자동차 판매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7개 주요 시장의 5월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증가한 21만 2,387대를 기록했다. 해당 시장 전체 신차 등록 대수의 23.6%에 달하는 수치로, 사실상 새로 판매된 차량 4대 중 1대꼴로 순수 전기차가 선택받은 상황을 의미한다.
르노·포드 경영진, 유가 변동에 따른 일시적 전환 경계
급격한 수요 증가는 완성차 제조사들의 주문장에서도 고스란히 확인된다. 프랑스 르노 그룹의 프랑수아 프로보 최고경영자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프랑스와 독일 등 일부 주요 국가에서 자사 전기차 주문이 최대 50%까지 급증했다고 밝혔다. 다만 프로보 최고경영자는 향후 전쟁이 종식되고 연료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면 현재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포드의 유럽 책임자인 짐 바움빅 부사장 역시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끌어올린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장기적이고 영구적인 구조적 변화로 단정 짓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가 상승에 기댄 단기적인 수요 폭발을 경계하면서도,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동화 체질 개선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진단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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