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조치 완화 계획을 재검토하려는 정치적 움직임이 후퇴하고 있다. 워프케 훅스트라 EU 기후행동 담당 집행위원은 전기차(EV) 판매의 눈부신 성장세를 배경으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다만 규제 수위를 둘러싼 회원국 간의 입장 차이는 여전히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양새다. EU 집행위원회는 작년 독일, 이탈리아 및 자동차 업계의 압력을 수용해 2035년 신차 판매 금지 방침을 수정하고, 대신 배출량을 90% 삭감하는 목표를 제안한 바 있다.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초기 목표 유지 목소리 힘 실려
훅스트라 집행위원은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기후장관 회의를 앞두고 회원국과 유럽의회 양측에서 기존 목표를 그대로 유지했어야 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2035년까지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0% 감축하겠다는 당초의 계획을 뜻한다. 최근 주요 시장과 중고차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 실적이 견고하게 유지되면서 완화론의 명분이 약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원유 및 연료 가격 상승이 일부 국가의 전기차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 조사에 따르면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의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프랑스는 93%, 이탈리아는 85% 급증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반면 폴란드에서는 26% 감소하는 등 지역별 편차도 존재한다.
규제 완화 요구하는 독일·이탈리아와 원안 고수하는 프랑스
회원국들은 현재 제안된 수정안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세부 조항은 추가 변경될 여지가 남아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승용차 이산화탄소 규제의 미세 조정을 주장하는 진영과 집행위 제안보다 규제를 더 완화하려는 진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주도권의 향방은 불투명한 상태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내연기관차 금지 조치를 추가로 완화해 줄 것을 EU에 요청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전기차로의 전면적인 전환 대신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의 운행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프랑스와 스웨덴 등은 판매 금지 원안을 옹호하고 나섰다. 규제를 완화할 경우 유럽 전기차 제조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인 투자 시기를 놓치게 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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