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가 중국계 자본 완성차 업체를 겨냥한 초강수 규제를 단행하면서, 볼보자동차의 고성능 전기차 자회사 폴스타가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폴스타는 미국 정부의 커넥티드카 규제 승인 거부에 따라 2027년형 모델부터 미국 내 신차 수입 및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커넥티드카 규제는 바이든 행정부 임기 말인 2025년 1월에 제정되어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가동 중인 전방위적 안보 법안이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 안보 우려 국가와 연계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이 탑재된 차량의 수입과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폴스타는 브랜드의 뿌리가 스웨덴에 있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폴스타 3를 현지 생산하는 한편 폴스타 4는 한국 부산 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는 등 우회로를 모색해왔으나, 중국 지리 홀딩 그룹이 대주주라는 지배구조적 한계를 넘지 못했다.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폴스타의 차량 플랫폼과 커넥티드 기술이 중국 자본과 지나치게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판단해 승인을 최종 거부했다. 반면 동일한 지리 그룹 계열인 볼보자동차의 경우,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구조와 독자적 운영 독립성을 인정받아 지난 5월 예외적 판매 허가를 취득하는 데 성공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폴스타는 당장 미국 시장 내 신차 판매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전면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회사는 미국 현지 딜러 네트워크를 통해 이미 수입된 기존 2026년형 폴스타 3와 폴스타 4의 재고 물량만을 소진할 때까지 판매할 예정이며, 기존 출고 고객들을 위한 정비 및 사후 서비스(AS) 네트워크는 차질 없이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미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었던 차세대 엔트리 모델 폴스타 7과 폴스타 4의 파생 라인업은 물론, 2027년 출시 목표로 개조 개발 중이던 폴스타 2 부분변경 세단도 도입이 전면 무산됐다. 아울러 브랜드의 기술적 플래그십으로 기대를 모았던 고성능 GT 세단 폴스타 5와 전기 로드스터 폴스타 6 역시 미국시장 출시되지 않는다.
미국 시장 퇴출이라는 초대형 악재 속에서도 폴스타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집중 기조를 리더십 방어 카드로 제시했다. 폴스타는 올 1분기 전체 판매량의 94%가 미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유럽 시장의 판매 비중이 전체의 80%에 육박해 미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폴스타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지정학적 역학 관계에 따른 철저한 지역별 블록화 단계로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자사의 핵심 성장 엔진인 유럽 시장을 겨냥해 차세대 전략 차종인 폴스타 7을 유럽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겠다는 구체적인 활로를 공표했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동유럽, 라틴아메리카, 그리고 북미 규제권에서 비껴간 캐나다 등 성장 잠재력이 유효한 대체 시장에 투자를 지속 확대해 타격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폴스타 사태가 중국산 커넥티드 기술 및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에 치명적인 선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가 추가적인 규제 입법을 검토 중인 만큼 전 세계 전기차 공급망 지형의 균열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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