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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망 24시간을 완주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 그러나 부족한 한 가지

글로벌오토뉴스
2026.06.30. 13:56:55
조회 수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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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6천명이나!’
지난 주말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팀, 즉 GMR의 하이퍼카 GMR-001 19번 머신이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완주했다. 첫 출전에 24시간 완주라니 대단한 업적이다.
그런데 내 생각에 더 대단한 결과는 ‘1만 6천명’이었다. 이 숫자는 제네시스 마그마 하이퍼카가 24시간 레이스를 마치고 결승선에 도착할 때 제네시스 마그마 유튜브 채널의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하여 레이스를 관전하는 시청차의 실시간 숫자였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들을 보면 대부분이 우리나라 사람들임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댓글의 분위기도 매우 뜨거웠다. 감동과 응원의 분위기가 또렷했던 것. 대기업 관련 컨텐츠의 댓글로는 이례적일만큼 호의적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솔직히 탄탄한 편이 아닌 우리 나라 모터스포츠 문화와 팬의 두께를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특히 유럽 귀족 모터스포츠의 대명사인 WEC의 하나인 르망 24시간 레이스를 이렇게 뜨겁게 응원하는 모습은 이게 현실인가 싶을 정도다. 제네시스 마그마의 WEC 진출은 국내와 북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와 이미지 모두에서 취약한 유럽 시장에서 제니시스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일 것이다. 그런데 국내 시장에서도 상상 이상의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이다.



자, 브랜드 마케팅으로서 제네시스 마그마의 WEC 진출은 성공작이다. 그렇다면 그 결실을 어떻게 수확할 것인가?

바로 이 부분에 잃어버린 연결고리, 즉 ‘missing link’가 있다. 브랜드 이미지가 추상적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고객이 직접 구체적으로 경험하고 만져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제품이다. 그리고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판매되어야 기업은 브랜드 마케팅으로부터 여러 단계를 거쳐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사이클을 완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핵심 연결 고리인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제네시스가 당면한 문제라는 뜻이다.

‘제네시스 마그마 WEC’에는 세 단계의 브랜드 마케팅 요소가 함축되어 있다. 즉, 기틀이 되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프리미엄 고성능 브랜드인 ‘마그마’, 그리고 마지막으로 WEC 모터스포츠로 상징되는 ‘유러피안 고성능 하이퍼 럭셔리 브랜드’다. 그런데 이 세가지 요소를 만족시킬 제품이 당분간 출시될 계획이 없다.

현행 제네시스 라인업의 핵심인 G80(RG3) / GV80(JX1)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위상을 끌어올린 주인공들이다. 미래 모빌리티로 시대에도 주도권을 놓고 싶지 않았던 독3사와 재규어 등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캐릭터를 잃어가는 와중에 오히려 고풍창연한 유럽 프리미엄 풍 디자인으로 태어난 G80과 GV80은 그들이 비운 자리를 상당 부분 잠식하고 들어간 것. 최소한 북미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는 21세기에 새롭게 성공한 유일한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번에는 유럽 시장에서도 제네시스 브랜드를 안착시키기 위하여 그들의 대표적인 상류층 모터레이스 종목인 WEC에 진출한 것이다.



그런데 제품이 문제다. 현행 G80과 GV80은 여섯 살이 넘어가고 있다. 차기 모델이 출시되어야 하지만 순수 전기차로의 전환이 세계적으로 늦어지면서 제네시스도 부랴부랴 하이브리드와 EREV를 개발하면서 차기모델 플랜은 지연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모터스포츠와 가장 가까운 포지션의 G70은 너무 나이가 들어 버렸고 후속 모델의 계획도 없다. GV70은 현재 제네시스 라인업에서 젊은 고객들이 많지만 여성 고객들도 많은 모델이므로 고성능을 강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가장 컴팩트하고 현대 N의 개발 과정에서 개발 완료된 고성능 하드웨어를 활용할 수 있는 GV60이 최초의 제네시스 마그마 브랜드 모델로 선택된 것으로 추측된다. GV60 마그마 자체의 완성도는 아주 좋았다. 아이오닉 5N의 고성능은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면서도 더 안락하고 더 스트레스 없이 만끽할 수 있는, 그러니까 신경 곤두세워 레이스를 느끼는 현대 N과는 다른 여유가 있는 고객층을 위한 고성능 럭셔리의 ‘럭셔리(luxury)’, 즉 잉여력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감각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세팅에 새삼 놀랐다. 게다가 8기통 엔진의 야성을 느낄 수 있는 전용 액티브 사운디 디자인도 현대 N과는 분명 차별화 포인트가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GV60는 마그마 브랜드와 GMR의 뜨거운 감성을 전달하는 제품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우선 동글동글한 차체 실루엣은 아무리 디자인 요소를 추가한다고 해도 역동적인 디자인으로서는 한계가 분명하다. 즉, 타 보면 진가를 느낄 수 있지만 타 보고 싶어지는 ‘마음의 RPM’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앞서 말했듯 럭셔리라는 단어에는 잉여력이라는 뜻도 있다. 즉, 고성능 모델에게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싶은 마음의 동요를 일으키지 못한다면 그들의 높은 구매력을 브랜드의 추가 이익으로 연결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마그마 브랜드와 GMR을 통한 마케팅의 선순환 구조가 단절되고 지속 가능성이 사라진다.

제네시스 브랜드에게 현재로서는 뾰족한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 현재로서는 르망 24시간에서 뜨거워진 마케팅 효과를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 부산 모빌리티 쇼에서 루크 동커불케 CCO와 GMR의 레이서인 안드레 로테러가 GMR-001 하이퍼카 레이싱 머신, 그리고 어쩌면 생산될 지도 모르는 제네시스 마그마 GT 컨셉트 카와 함께 등장한 것이다. 동커불케 CCO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마그마와 GMR에 대한 진심을, 안드레 로테러는 출범 후 499일만에 머신을 완성할 정도로 뛰어난 GMR의 열정과 실력을, 그리고 제네시스 마그마 GT 컨셉트 카는 고객과의 간격을 줄이는 역할을 치밀하게 담당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곧 출시될 제네시스 브랜드의 신모델은 마그마나 GMR과는 거리가 먼 기함 GV90다. 그 다음은 하이브리드와 EREV 모델들이 대기중이다. 뜨겁게 끓어오른 제네시스 마그마와 GMR에 대한 관심을 이어나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드웨어가 제한적이라면 소프트웨어를 적극 활용하면서 시간을 벌어야 한다. 마그마와 GMR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적이지만 또렷한 유력 고객층에게 배타적으로 집중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마그마는 제네시스 브랜드에서도 선택된 이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별격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이것은 구매력에서는 비슷할 수 있지만 GV90이 추구하는 방향과는 또 다른 브랜드의 확장과 집중이다.

그리고 이렇게 번 시간을 잘 활용해서 마그마 모델 라인업을 속히 확충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의 소프트웨어 활용을 통하여 가슴이 뜨거워진 유력 고객층을 충성도 높은 현실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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