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자동 연장을 거부하면서 북미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기아)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자동 연장을 거부하면서 북미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협정 자체가 즉시 종료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대대적인 개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이 화상 회의를 통해 USMCA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히면서 미국은 이번 검토 과정에서 "현재 형태의 USMCA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는 "미국은 멕시코와 캐나다와 협정을 둘러싼 문제점과 무역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USMCA는 2020년 발효된 북미 자유무역 체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며 출범시킨 협정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경우 역내 생산 비중 확대와 북미 부품 사용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아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이번 USMCA 검토 과정에서 "현재 형태의 USMCA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폭스바겐)
현재 협정은 유지되지만 이번 결정에 따라 향후 매년 정기 검토가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자동차 관련 규정이 대폭 수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무역적자다. 미국 무역대표부에 따르면 미국의 대캐나다 무역적자는 464억 달러, 대멕시코 무역적자는 1969억 달러에 달한다.
특히 멕시코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GM, 포드, 스텔란티스를 비롯해 현대차그룹과 BMW, 폭스바겐, 닛산,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미국이 자동차 원산지 규정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자동차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한 북미산 부품 비율을 현행 75%에서 82% 수준으로 높이고, 해당 가치의 절반 이상을 미국산 부품으로 채우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자동차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한 북미산 부품 비율을 현행 75%에서 82% 수준으로 높이고, 해당 가치의 절반 이상을 미국산 부품으로 채우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BMW)
실제 이런 요구가 반영될 경우 멕시코 중심 생산 체계를 구축한 완성차 업체들은 공급망 재조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미국 내 생산 확대와 현지 부품 조달 비중 증가가 불가피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동차 업계는 이번 발표를 북미 생산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전기차와 배터리 공급망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원산지 규정 변화는 투자 계획과 생산 거점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USMCA가 당장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협정은 현재 상태로 유지되며 향후 협상을 통해 개정 또는 재연장이 가능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2029년 초 종료되는 만큼 캐나다와 멕시코가 협상 과정에서 시간을 벌며 차기 미국 행정부의 정책 변화를 지켜볼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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