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넬 대학교 연구팀이 수명이 다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완전히 분해하거나 파쇄하지 않고, 전극을 원형 그대로 직접 재생하는 획기적인 친환경 신기술을 제시했다. 초기 실험실 테스트 결과, 연구진은 노후 배터리의 방전 용량을 원래 상태의 최대 95% 수준까지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접근법은 배터리를 기계적으로 잘게 부수어 원소 상태의 핵심 원료를 추출하던 기존 재활용 방식과 근본적인 궤를 달리한다. 현재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은 셀을 파쇄해 블랙 매스를 만든 뒤, 습식 야금이나 건식 용융 등 복잡한 화학·열처리를 거쳐 리튬, 니켈, 코발트를 뽑아내고 이를 다시 전극 소재로 재가공해야 하므로 막대한 비용과 에너지가 소모된다.
반면 코넬 대학교 연구팀이 개발해 국제 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 과학 6월호에 발표한 직접 전극 간 재생(DEER) 공법은 공정 단계를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이 방식은 배터리를 파쇄하는 대신 셀을 정밀하게 절개해 내부 전극을 원형 그대로 추출한다. 이후 특수 전기 화학 용액에 침전시켜 배터리 작동 과정에서 전극 표면에 쌓여 내부 저항을 유발하던 고체 전해질 간기층(SEI) 필름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이 과정에서 전극 고유의 미세 구조는 전혀 손상되지 않고 온전히 보존된다.
실제 초기 용량의 70~80% 수준으로 성능이 저하된 노후 배터리를 대상으로 청정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배터리 용량이 초기 상태의 최대 95%까지 회복되는 탁월한 복원력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기술경제성 분석에 따르면, DEER 공법 상용화 시 가공 비용을 기존 수거·파쇄·추출 방식 대비 무려 56%나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공정 내 물 소비량과 온실가스 등 대기 오염 물질 배출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다만 본 기술은 아직 초기 실험실 연구 단계로,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연구팀은 향후 대형 산업용 배터리를 대상으로 실증 시험을 진행하는 한편, 활성 리튬 이온 손실 등 다양한 배터리 열화 메커니즘에도 이 공법이 유효한지 검증할 계획이다.
전극 구조가 비교적 온전한 셀 위주로 테스트가 진행된 만큼 상용화 과정에서 열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폐배터리에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NMC나 LFP 등 서로 다른 다양한 셀 화학 조성 전반에 동등한 효율을 낼 수 있을지는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증명되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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