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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로봇 산업의 빛과 그림자: ‘과열된 버블’과 ‘냉혹한 현실’

글로벌오토뉴스
2026.07.06. 16:36:21
조회 수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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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로보틱스를 차세대 경제 성장 엔진으로 지정하고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가운데,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산업의 가파른 외형 성장 뒤에 기술적 한계와 수익성 악화라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오는 8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를 앞둔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경기대회(World Humanoid Robot Competition)’는 이 같은 기대와 현실 사이의 거대한 간극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열린 제1회 대회에서는 16개국 500여 대의 로봇이 참여했으나 로봇들의 움직임은 다소 부자연스러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며, 올해 축구 경기 수준 역시 고작 ‘유치원생에서 청소년 레벨’로의 진화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쏟아지는 민간 자본
중국 휴머노이드 시장을 향한 열기는 그야말로 용광로처럼 뜨겁다. 중국 정부는 급격한 고령화와 노동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조·교육·의료 등 산업 전반에 로봇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4년 이후에만 최소 200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의 개발 지원금을 투입했다.

이 같은 대규모 자금 지원에 힘입어 중국 내 지능형 로봇 관련 등록 기업은 2024년 말 기준 45만 사를 돌파하며 4년 전보다 3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지난 6월 기준 홍콩 증시(IPO)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로봇 스타트업만 50여 개사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기관 바클레이즈는 중국의 로봇 보유 대수가 2035년까지 2,400만 대에 이르러 전체 실효 노동력의 약 4%를 대체, 노동 인구 감소분을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라베크 파라독스’에 갇힌 기술… 현실은 연구실용
하지만 인터넷을 달구는 화려한 댄스나 마라톤 주행 영상과 달리, 실제 비즈니스 생태계의 성적표는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휴머노이드 판매량은 선두 주자인 애지봇(AgiBot)과 유니트리(Unitree, 宇樹科技)를 포함해 고작 1만 2,000대 수준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실제 산업 현장이 아닌 대부분 과학·교육 연구용이나 테스트 용도로 납품됐다.

가장 큰 걸림돌은 고도의 통제된 실험실 밖을 벗어나면 제 기능을 못 하는 기술적 제약, 즉 ‘모라베크 파라독스(Moravec's Paradox)’이다. 로봇은 인간이 어려워하는 복잡한 수식 계산이나 데이터 분석은 척척 해내지만, 옷을 개거나 계단을 오르고 도구를 쥐는 등 인간에게는 본능적인 일상 동작에서 극심한 효율 저하를 겪는다. 결과적으로 현재 휴머노이드가 활약할 수 있는 무대는 당분간 가벼운 물류 창고나 고정된 공장 환경, 정형화된 매장 등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기존 자동화 기계와의 경쟁, 그리고 ‘EV 버블’의 데자뷔
설령 공장으로 향하더라도 장벽은 높다. 이미 중국 제조 공장에는 용접, 이송 등 특정 반복 작업에 특화된 로우테크 중심의 산업용 로봇이 200만 대 이상 깔려 있다. 이 고정식 로봇 아암(Arm)들은 부품 수가 적어 다리가 달린 범용 안드로이드보다 속도가 빠르고 신뢰성이 높다. 평균 수명 역시 15년으로 휴머노이드의 두 배 이상이다. 일본 화낙(FANUC) 등 글로벌 강자들과의 치열한 가격 치킨게임 탓에 로봇 부품 공급사들의 영업이익률은 수년 만에 반토막이 난 상태다. 더욱이 중국의 전반적인 기업 설비투자(CAPEX)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선뜻 휴머노이드 도입에 거액을 베팅할 제조 기업은 많지 않다.

시장이 과열되자 지난해 11월 중국 당국조차 150여 개 휴머노이드 제조사가 시장에서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버블 붕괴’ 위험을 이례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실제로 기술력을 입증하며 매출을 끌어올린 기업들조차 출혈 경쟁과 연구개발(R&D) 비용 폭증으로 내실은 멍들고 있다. 선두 주자인 유니트리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8%나 성장했으나, 순이익은 오히려 반토막이 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의 휴머노이드 열풍이 과거 수백 개의 브랜드가 난립했다가 자금난과 가격 인하 경쟁 속에서 단 10여 개 기업만 살아남은 ‘중국 전기차(EV) 치킨게임’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지적한다. 화려한 기술 전쟁 이면에서 펼쳐지는 생존을 건 비즈니스 데스매치는 로봇들이 벌이는 스포츠 경기보다 훨씬 더 냉혹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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