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테슬라 진영의 2위 자리를 둘러싼 생존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5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이 중 모델Y로만 35만 대를 채운 테슬라의 벽은 여전히 높다. 하지만 테슬라 특유의 개성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의 시선이 대안 모델로 향하며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올해 미국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비테슬라 전기차는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다. 아이오닉 5는 올해 초부터 누적 판매량 2만 730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의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전기차 시장의 대전환기 속에서 다수의 경쟁 모델이 주춤하는 사이 홀로 질주하며 비테슬라 진영의 새로운 맹주로 자리 잡았다.
격변하는 순위표와 기성 브랜드의 고전
반면 한때 시장을 호령했던 경쟁작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비테슬라 1위를 차지했던 쉐보레 이쿼녹스 EV는 상반기 1만 6,249대에 그쳤고, 그 전해 최고 기록을 세운 포드 머스탱 마하-E 역시 1만 1,632대에 머물렀다. 두 모델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40% 이상 급감하는 직격탄을 맞았다. 토요타 bZ 시리즈가 1만 7,553대를 기록하며 매서운 기세로 추격 중이나 아직 현대차의 발끝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태다.
참고로 모델Y의 경우 글로벌 전역에서 파생 라인업을 다변화하며 독주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모델Y는 지난 6월 한 달간 한국 시장에서만 9,188대가 판매되며 국내 수입차 단일 모델 판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한국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돌풍을 바탕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상품성 개선과 신흥 세력의 도전
아이오닉 5의 흥행 비결은 철저한 시장 맞춤형 상품성 개선에 있다. 최신 버전은 북미충전표준(NACS) 포트를 기본 적용해 테슬라의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소비자 요구가 많았던 리어 와이퍼를 추가해 편의성을 높였다. 연방 세액공제 혜택 종료에 대응해 단행한 과감한 가격 인하 역시 주효했다. 탁월한 주행 성능에 더해 기본 모델 가격을 탁송 비용 제외 3만 5,000달러 선까지 낮추며 시장에서 최고의 가성비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아이오닉 5의 독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미국 전기차 판매 차트는 테슬라가 지배하고 있지만, 향후 리비안의 보급형 SUV R2와 파격적인 모듈형 구조 및 2만 5,000달러 가격표를 내세운 스타트업 슬레이트 오토의 '슬레이트(Slate)' 등 강력한 신예들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아이오닉 5를 넘어 테슬라의 보루까지 위협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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