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사들의 인공지능(AI) 사랑이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불과 3년전만 해도 AI는 불완전한 동작으로 '개발에 직접 사용하기엔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수 개월 단위로 급진적인 성능 개선을 이루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AI의 편리함을 맛본 게임 개발자들이 '이제는 AI 없는 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할 정도로 AI의 활용성이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함께 게임 개발사들도 AI 인재 모시기에 한창이다. 플레이어처럼 행동하거나 말하는 AI NPC 개발, 버그 및 이상 행동 감지 등을 체크하여 게임의 완성도를 올리기 위한 QA, 아트 결과물을 엔진에서 의도한대로 나오도록 기술적으로 돕는 TA, 다양한 컨셉 이미지 생성 등 AI 숙련자를 찾는 직군도 대폭 늘어났다.
이러한 경향은 게임 취업포털 게임잡만 봐도 명확하다. 게임잡을 살펴보면 지난 5월 기준으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내놓은 AI 채용 공고수는 전년 대비 142.9%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중급 게임사는 460%, 중소 및 인디 게임사는 178.9% 늘어나는 등 게임사들이 규모와 상관없이 AI 인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 'AI 인재 찾아 삼만리'
가장 발빠르게 AI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게임사로는 '시프트업'을 들 수 있다. 시프트업은 일찌감치 게임 개발 도구로써의 AI의 우수성을 실감하고 AI 인재들을 포섭해왔다.
생성형 AI 연구를 통해 보다 구체적이면서도 고퀄리티로 꾸며진 세계관 구축을 실현하고 있으며, 이용자 맞춤형 AI 플레이어(봇) 등 게임의 난도 조절, 최적의 전투 모션 등 다양한 게임 개발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자체 AI 전담 조직인 'AI Labs'를 운영하고 있으며, 게임 개발 효율화와 기술 연구를 위한 AI 직군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엔씨도 자체적으로 강점을 두고 있는 LLM '바르코(VARCO)'의 고도화 및 게임 내 콘텐츠 적용을 주도할 AI 인재 모시기에 혈안이다. '블레이드&소울'이나 다양한 게임에서 AI를 활용해 난도를 조절하거나 게임성 증진을 모색해온 만큼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인재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 기업 중 하나로 인식된다.
크래프톤 또한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중심으로 AI 기반 차세대 게임 제작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 신설한 'AI Research 본부'에서 리서치 엔지니어를 모집하고 있다. 리서치 엔지니어란 대규모 LLM 및 멀티 모달 파운데이션 모델의 학습, 평가, 추론, 배포를 위한 파이프라인을 설계하고 구현하는 직군이다.
넷마블도 'AI 엔지니어(VLM/음성 에이전트)' 정규직 공고를 진행하고 있으며, 펄어비스는 채용연계형 인턴십 공고에서 AI를 활용한 이미지 제시 경험을 우대사항으로 내세운 바 있다. 컴투스 또한 채용연계형 인턴십 '지니어스' 모집 분야에 AI 에이전트와 AI모델, AI아트 등 AI 직군을 대거 포함시켰다.
이외에도 위메이드 산하의 매드엔진이 AI 기술 센터 (Senior AI Unreal Engineer, Senior AI TA)를 설립하여 AI 인재를 찾고 있으며, 스마일게이트에서도 AI센터에서 생성형 AI엔지니어링(AI 에이전트 / 모델 서빙) 담당자를 구인중이다.
국내 게임 교육 기관에서도 AI 교육 '붐'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업계에 취업하려는 예비 취업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전통적인 직군에 대한 전문성 외에도 각 직군에 맞는 AI 이용법을 알지 못하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각종 교육 기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고용노동부에서는 다양한 게임 아카데미와 손잡고 온오프믹스 등을 통해 'AI를 활용한 게임 개발 온라인 부트캠프'를 여는 등 수강료 전액을 국비 지원하면서 AI 게임 개발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지원하는 경기게임아카데미도 지난해부터 'AI 활용 게임 개발자 교육 과정'을 신설하고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SBA아카데미게임학원도 AI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취업과 창작에 필요한 실전 역량을 갖출 수 있는 'AI 드로잉' 3개월 과정을 신설했다.
MBC아카데미 컴퓨터학원이 'AI 유니티 엔진 게임제작'을 대표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새싹 영등포캠퍼스 등의 '언리얼 엔진' 교육 기관 등도 AI 게임프로그래머 양성과정 등을 내세우는 등 게임엔진 교육 기관 등도 앞다투어 AI 이용법이 포함된 커리큘럼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AI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AI는 어디까지나 개발 도구일뿐, 크리에이티브한 핵심 영역까지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게임 개발은 사람이 하는 것임을 잊으면 안되다는 내용이다.
윤장원 동명대 게임학과 교수는 "예비 취업자가 사전 지식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AI를 활용한 개발 효율성 증진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또 게임 개발자가 충분한 지식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중심을 잡지 못하면 '딸깍'하고 나오는 AI 양산품 취급을 받을 우려가 있다. 지나친 AI 의존도를 경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