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인증 방식의 파편화가 해소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체 개발해 운영해 온 플러그 앤 차지(PnC) 기술을 정부에 무상으로 개방하며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표준화 정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환경공단과 국내 전기차 PnC 인증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기술과 권한을 조건 없이 넘겨주기로 했다. 서울 용산구 럭키컨퍼런스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현대차그룹 EV인프라전략실장 정규원 상무를 비롯해 기후에너지환경부 박판규 탈탄소녹색수송혁신과장, 한국환경공단 홍철규 친환경모빌리티처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협력 방안을 다졌다.
케이블만 꽂으면 인증부터 결제까지 원스톱 해결
PnC는 전기차에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는 즉시 차량 고유 정보를 식별해 회원 인증, 충전, 결제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국제 표준 기술이다. 기존의 전기차 충전 방식이 별도의 회원 카드나 신용카드 태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요구했던 것과 비교해 조작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차량과 충전기 사이에 고도화된 암호화 인증 방식을 적용하므로 결제 과정에서의 보안성이 대폭 향상되는 장점도 갖췄다. 그동안은 자동차 제조사와 충전 사업자마다 각기 다른 인증 방식을 채택해 호환성이 떨어졌고, 이용자들은 충전소마다 다른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정부 통합 시스템 구축으로 국산·수입차 전반에 확산
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부터 고유 자산으로 관리해 온 PnC 인증서와 인증서 발행 권한을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무상으로 이관한다. 기술을 넘겨받은 한국환경공단은 국산차와 수입차, 대형 및 중소 충전 사업자 모두가 제한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정부 통합 인증 시스템을 개발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해당 통합 시스템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행정 관리와 정책적 지원을 총괄하기로 했다.
표준화된 PnC 기술이 보급되면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사용자뿐만 아니라 동일 기술을 탑재한 수입 전기차 이용자들도 국내 전역의 통합 충전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자체 인증 시스템 구축 비용에 부담을 느끼던 중소 충전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 장벽도 낮아져 국내 전기차 충전 생태계 전반이 상향 평준화될 것으로 보인다. 충전 과정의 번거로움이 줄어들면서 정체 기로에 선 전기차 대중화를 다시 촉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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