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의 지정학적 적대 행위가 재개되면서 잠정 휴전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화석연료 수송의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역설적으로 수입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글로벌 청정에너지 및 전기차(EV)로의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 이후 4년 만에 다시 터진 이번 미국와 이란의 전쟁은 전 세계 수입 화석연료 의존의 위험성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미국 역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태양광 및 배터리 전력 설비 구축을 대폭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전환의 핵심 동력은 기후 정책보다는 경제성에 있으며,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독점한 중국이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연구기관 엠버(Ember)에 따르면 이란 분쟁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글로벌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증했다. 파키스탄과 필리핀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는 자국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구매 열풍이 이어졌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역시 유가 불확실성과 정치적 환경에 따라 대륙별로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6월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7% 증가한 200만 대를 기록했으나, 북미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7,500달러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영향으로 13% 급감했다. 2026년 상반기 전체로도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 판매가 2% 증가한 반면 북미 지역은 20% 감소하는 대조를 이뤘다.
반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중동발 유가 불안을 기회 삼아 해외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중국은 올 1월부터 5월까지 200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수출했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이 이란 분쟁이 격화된 4월과 5월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가격의 불확실성 증대가 역설적으로 중국 친환경 모빌리티 및 에너지 산업의 독주를 격상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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