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페스팅 마릴린(Manifesting Marilyn)’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 현장 모습 (제네시스)
[오토헤럴드 정호인 기자] 자동차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한 시대를 상징하는 문화 아이콘을 선택했고, 브랜드는 그 뒤에서 경험을 설계했다. 제네시스가 뉴욕에서 선보인 '매니페스팅 마릴린(Manifesting Marilyn)' 특별전이 현지의 호평 속에 운영 기간을 오는 9월까지 연장한다.
이번 전시는 당초 6월부터 두 달간 운영될 예정이었지만 관람객과 문화계의 높은 관심이 이어지면서 연장이 결정됐다. 자동차 브랜드가 문화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철학을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이 현지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제네시스는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인 마릴린 먼로를 화려한 스타가 아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한 혁신가이자 창조적인 인물로 재해석했다. 관람객들은 그녀의 독서 습관과 제작사 설립 과정, 언론이 만든 이미지 이면의 삶 등을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만나며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마릴린 먼로를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더 스크린 익스피리언스(The Screen Experience)’ 전경 (제네시스)
현지 반응도 긍정적이다. 미국 브랜드·마케팅 전문 매체 디자인러시는 "대부분의 회고전이 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며 마릴린 먼로를 스스로 자신의 이미지를 설계한 인물로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포스트 역시 자동차 브랜드가 배우를 주제로 전시를 개최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제네시스의 디자인 중심 브랜드 철학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디자인러시는 "지금의 럭셔리 브랜딩은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며 이번 전시가 브랜드 로고를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브랜드 철학을 효과적으로 전달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마릴린 먼로의 개인 서재를 재현한 공간과 직접 제작사를 설립한 과정을 소개한 전시가 높은 관심을 받았으며, 자신의 새로운 시작을 메시지로 남기는 '뉴 비기닝즈 홀(New Beginnings Hall)'에는 1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전시 관련 SNS 콘텐츠는 개막 첫 달에만 1500만 회 이상의 노출을 기록하며 온라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이번 전시는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이 추진해 온 문화 플랫폼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뉴욕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제네시스 하우스는 자동차 전시 공간을 넘어 미디어아트와 설치미술, 공연, 미식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선보이며 브랜드 경험을 확장해 왔다.
‘뉴 비기닝즈 홀(New Beginnings Hall)’ 전경 (제네시스)
그동안 배우 기네스 팰트로와 협업한 '더 포레스트 위딘', 한국 전래동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크로마', 설치예술 전시 '스타스케이프', 디지털 플라워 전시 '블룸타니카'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뉴욕 시민과 관광객이 찾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입지를 넓혀 왔다.
조 맥휴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 총괄 책임자는 "브랜드보다 문화를 중심에 두는 접근을 꾸준히 이어온 것이 신뢰를 쌓는 기반이 됐다"며 "제네시스 하우스는 단순히 방문하는 공간이 아니라 문화 커뮤니티가 자발적으로 모이고 교류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특별전이 단순한 전시 흥행을 넘어 제네시스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제품 중심 마케팅에서 문화 중심 브랜딩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자동차를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과 감성을 경험하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제네시스의 전략이 뉴욕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호인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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