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를 앞세워 자동차의 생애주기와 고객 경험을 재정의한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를 앞세워 자동차의 생애주기와 고객 경험을 재정의한다. 차량을 출고 시점에 기능이 완성되는 제품에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앱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능을 확장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향후 인공지능과 외부 서비스를 결합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더 뉴 그랜저'에 처음 탑재된 뒤 '디 올 뉴 아반떼'로 적용 범위를 넓힌 플레오스 커넥트는 새로운 디스플레이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지만, 현대차그룹은 이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을 위한 핵심 접점으로 보고 있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AAOS)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대화면과 슬림 디스플레이, 물리 버튼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어 방식을 적용했다. 직관적인 조작과 주행 중 안전성, 외부 개발사가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을 주요 가치로 내세운다.
그리고 이런 플레오스 커넥트 도입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자동차의 생애주기다. 기존 자동차는 출고 이후 기능 변화가 제한적이었지만, 앞으로는 OTA를 통해 소프트웨어 오류를 수정하고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상품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자연어로 대화하는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
플레오스 커넥트 도입으로 가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자동차의 생애주기다(현대차)
최근 만난 현대차그룹 플레오스 커넥트 개발진은 "오늘 구매한 차량이 1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 SDV의 핵심"이라며 "차량 출고가 제품 개발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가 시작되는 시점으로 바뀌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완성차 업체와 고객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금까지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판매 이후 정비와 리콜을 제외하면 고객과 만나는 접점이 제한적이었지만, 앞으로는 OTA와 앱,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차량을 사용하는 기간 내내 고객에게 새로운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차량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제조업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차량 판매 이후에도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플레오스 커넥트의 또 다른 핵심은 대규모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개발한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Gleo AI)'다. 기존 차량 음성인식 시스템이 사전에 정해진 명령어를 처리하는 수준이었다면, 글레오 AI는 자연어를 이해하고 대화의 맥락과 발화자의 좌석 위치까지 파악해 차량 기능을 제어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개방형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통합 모빌리티 생태계
플레오스 커넥트의 또 다른 핵심은 대규모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개발한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Gleo AI)'다(현대차)
가령 운전자가 "오늘 너무 덥네"라고 말하면 발화 의도를 파악해 공조장치를 조절하고, 현재 위치와 목적지 등 차량 정보를 바탕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복잡한 메뉴를 직접 조작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차량 기능과 서비스에 접근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글레오 AI의 역할을 공조와 내비게이션 등 차량 기능 제어에만 한정하지 않을 계획이다. 플레오스 커넥트의 앱 생태계가 확대되면 음악과 영상 콘텐츠를 비롯해 충전과 주차, 식당 예약, 커머스 등 외부 서비스를 연결하는 통합 인터페이스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운전자가 여러 앱을 직접 실행하는 대신 "퇴근길에 가족과 식사할 곳을 예약해 줘"라고 말하면 글레오 AI가 조건에 맞는 장소를 검색하고 예약과 경로 안내까지 연결하는 형태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서비스와 적용 시점은 제휴 앱 및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외부 개발사가 차량용 앱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방형 앱 생태계를 구축한다.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서비스를 차량 환경에 맞게 최적화하고, 플레오스 앱마켓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제조사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SDV 전환의 첫 결실
현대차그룹은 외부 개발사가 차량용 앱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방형 앱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앱마켓은 단순히 차량용 콘텐츠를 늘리는 공간을 넘어 충전과 주차,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및 구독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기반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플레오스 커넥트 탑재 차량을 2000만 대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이 강조하는 또 다른 방향은 기술의 대중화다. 개발 초기에는 플레오스 커넥트를 플래그십 모델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다양한 차급의 고객이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야 앱과 서비스 생태계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준중형 세단 아반떼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개발진에 따르면 더 뉴 그랜저와 디 올 뉴 아반떼에 탑재된 플레오스 커넥트는 같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사용한다. 디스플레이 크기 등 일부 하드웨어 구성에는 차이가 있지만, 차급에 따라 핵심 기능이나 사용 경험이 크게 달라지지 않도록 설계했다.
향후 플레오스 커넥트는 사용자의 운전 습관과 이동 패턴을 학습해 필요한 기능을 먼저 제안하고, 외부 앱과의 연동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히는 방향으로 발전할 예정이다. 기존 블루링크와 커넥트 스토어 등 분산된 서비스와 계정 체계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플레오스 세미나는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 현대자동차가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공동으로 개최했다(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업계에서는 플레오스 커넥트가 현대차그룹 SDV 전략을 고객이 직접 체감하는 첫 번째 양산 기술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자동차의 경쟁 요소가 엔진과 주행 성능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AI, 앱 및 서비스 생태계로 확대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차량 판매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업으로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플레오스 세미나는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 현대자동차가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공동으로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플레오스 커넥트와 글레오 AI, 외부 개발사가 참여하는 앱 생태계의 개발 방향을 공유하고 연구진과 자동차 전문기자들이 차세대 SDV 기술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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