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2026년 2분기 주력 차종의 판매가 크게 늘면서 매출이 증가한 반면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이버캡, 후머노이드 등 AI 부문 투자가 부담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수준의 판매와 매출을 기록하고도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에 그쳤다. 모델 3와 모델 Y 판매가 빠르게 회복하고 에너지·서비스 사업도 성장했지만, 인공지능(AI)과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쏟아부은 막대한 비용이 부담이 됐다.
테슬라가 22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생산은 45만 1758대, 고객 인도는 48만 126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생산은 10%, 인도는 25% 증가했다. 특히 모델 3·Y 인도량이 46만 7762대로 25% 늘면서 전체 판매의 97.4%를 차지했다. 반면 사이버트럭과 모델 S·X 등을 포함한 기타 모델 생산은 8822대로 34% 감소했다.
2분기 인도량은 시장 예상치 약 40만 대를 크게 웃돈 기록이다. 유럽에서 고유가와 전기차 인센티브, 법인차 전동화 수요가 맞물린 데다 가격 인하와 저가형 모델 3·Y 판매 확대가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 한국과 일본, 호주, 대만, 태국 등에서도 분기 기준 역대 최대 판매를 기록하며 중국과 미국 중심이던 판매 구조가 다변화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매출은 시장 예상 상회…자동차·서비스 동반 성장
주력 차종의 판매가 늘면서 매출은 282억 3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224억 9600만 달러보다 26% 증가했다. 테슬라가 집계한 증권사 평균 전망치 275억 8400만 달러도 웃돌았다. 자동차 부문 매출은 205억 1600만 달러로 23%, 에너지 생산·저장 부문은 31억 3900만 달러로 13% 증가했다. 서비스 및 기타 부문 매출은 45억 8100만 달러로 50% 급증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에너지저장장치 배치 규모는 13.5GWh로 전년 대비 41% 증가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분기 실적을 냈다. 상하이 메가팩토리 생산 확대가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서비스 및 기타 사업은 6억 4800만 달러의 사상 최대 매출총이익과 14%의 매출총이익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운행 차량 증가에 따른 정비·충전·보험 수입과 FSD 구독 확대가 성장을 뒷받침했다.
판매 늘었지만 영업이익 57% 급감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영업이익은 3억 9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7%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4.1%에서 1.4%로 2.69%포인트 떨어졌다. 전체 매출총이익률도 16.8%로 전년보다 0.41%포인트 하락했다. 조정 EBITDA는 32억 7300만 달러로 4%, 조정 순이익은 11억 5300만 달러로 17% 감소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0.33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0.5달러 안팎을 크게 밑돌았다.
매출 증가가 이익으로 연결되지 못한 직접적인 원인은 비용이다. 2분기 영업비용은 43억 5300만 달러로 47% 증가했고 연구개발비는 23억 7000만 달러로 약 49% 늘었다. 로보택시용 사이버캡과 FSD 개발, 텍사스 AI 컴퓨팅센터 증설, 자체 반도체 공장,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생산라인 구축이 동시에 진행된 영향이다.
테슬라가 기록한 11억 1400만 달러의 일반회계기준 순이익 역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현금흐름표에는 10억 500만 달러 규모의 스페이스X 지분 평가이익이 비현금성 이익으로 반영돼 있다. 이를 제외하면 자동차와 에너지 등 본업에서 창출한 실질 수익성은 발표된 순이익보다 훨씬 낮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자동차 회복보다 ‘투자 회수 시점’이 관건
하반기 판매 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2분기 말 글로벌 재고는 15일분으로 1분기 27일분보다 크게 낮아졌고 활성 FSD 이용자는 148만 명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북미에서는 신차 구매자의 55% 이상이 FSD 구독을 선택했다. 판매 확대와 구독형 소프트웨어 매출 증가가 이어질 경우 자동차 가격 인하로 낮아진 수익성을 일부 보완할 수 있다.
사이버캡은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생산을 시작했고 로보택시 서비스는 미국 7개 대도시권으로 확대됐다. 테슬라 세미와 메가팩3도 연내 생산을 앞두고 있으며 프리몬트 공장에서는 단종된 모델 S·X 생산라인을 철거하고 옵티머스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로보택시와 옵티머스, 자체 반도체 사업이 의미 있는 매출과 이익을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규제 승인과 기술 안정성, 생산 확대 속도도 변수다. 테슬라 역시 향후 인도량이 시장 수요와 공급망뿐 아니라 차량을 일반 고객에게 판매할지 자체 로보택시 차량으로 운용할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2분기 성적표는 자동차 판매 회복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회복에는 실패한 실적으로 요약된다. 당분간 주가와 기업가치를 결정할 핵심은 판매 대수가 아니라 250억 달러를 투입하는 AI·로보틱스 사업이 언제부터 실제 현금을 벌어들이기 시작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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