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완성차 제조사들이 내수 경쟁 속에서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신차 개발 주기를 급격히 단축하고 있자. 그러나 장기적인 안전성과 품질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철저한 검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내연기관차 중심 시절 평균 60개월에 달했던 중국의 신차 개발 주기는 최근 약 18개월에서 24개월 수준으로 대폭 단축됐다. 중앙집중형 전기·전자(E/E) 아키텍처 도입으로 모델 간 소프트웨어 및 핵심 시스템 재사용이 용이해졌고, 가상 시뮬레이션 기법이 고도화되면서 설계 효율성이 극대화된 결과다.
이에 따라 신차 출시 속도도 전례 없이 빨라지고 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MIIT)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10일 등록된 신형 승용차 제품은 65종으로, 지난 5월의 52종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650대 이상이 출시됐다. 이에 대해서는 중국 내에서 미친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신에너지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완전 신차뿐 아니라 배터리 팩 용량 확대,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개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등 연례 상품성 개선 모델을 스마트폰처럼 빠르게 쏟아내는 추세다.
그러나 이 같은 초고속 속도전에 대한 업계 전문가과 경영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맥킨지는 차이나는 제품 업데이트 주기가 빨라지면서 지능형 전기차가 마치 소비자 가전제품과 유사한 특성을 띠게 되었으나, 자동차는 본질적으로 탑승자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된 내구재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제조사들이 개발 프로세스를 아무리 최적화하더라도 필수적인 실제 도로 테스트와 누적 주행 거리 검증을 절대로 생략해서는 안 되며, 이것이 곧 소비자 보호이자 제조사의 장기적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리홀딩그룹 리슈푸회장은 충칭 산업 포럼에서 차량 개발의 속도전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리 회장은 신모델 개발 시 시험 절차를 임의로 줄이거나 검증 시간을 단축하기보다는, 표준 차량 개발 프로세스를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업계에 촉구했다.
한편,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오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개정 차량 접근 기준을 발표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은 최소 30,000km 이상의 신뢰성 검증을 반드시 완료해야 하며,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는 형식 승인 시험 절차에 따라 15,000km의 의무 검증 주행 기준을 지속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제조사들의 속도전 부작용은 이미 초기 품질 데이터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J.D. 파워가 발표한 2026 중국 신에너지차 초기 품질조사(IQS)에 따르면, 올해 중국 신에너지차의 품질 문제 발생 건수는 전년 대비 100대당 5건 증가한 231건(PP100)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전체 감지된 문제 중 기계적 결함이 아닌 설계 관련 문제가 약 70%를 차지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J.D. 파워 차이나는 현재 중국 전기차 업계가 직면한 핵심 과제는 단순 조립 품질을 넘어 인포테인먼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경험 최적화와 지능형 시스템의 작동 정확도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 결과가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양적 성장과 출시 속도에만 매몰되어 제품 설계 완성도와 실사용자 경험을 다듬는 내실 경영에는 소홀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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