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접는 폰과 화면이 없는 안경. 삼성은 성격이 다른 두 기기에 같은 AI를 적용했다. 제미나이다.
삼성전자가 7월 22일 런던에서 갤럭시 언팩을 열고 두 갈래의 제품을 공개했다. 한쪽은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폴드8, 플립8로 이어지는 폴더블 라인업이고, 다른 한쪽은 삼성의 첫 스마트글래스인 갤럭시 AI 글래스다. 폼팩터는 전혀 다르지만, 두 제품군은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접는 폰은 더 실용 쪽으로
갤럭시 Z 폴드8은 이전보다 넓고 짧아진 디자인으로, 펼치면 폰보다는 작은 태블릿에 가까운 느낌이다. 상위 모델인 폴드8 울트라는 8인치 메인 디스플레이와 2억 화소 카메라를 탑재하면서도 카드 수준으로 얇아진 두께를 자랑한다. 세 모델 모두 8월 7일 국내 출시되며, 출고가는 플립8이 256GB 기준 168만 3,000원, 폴드8이 227만 8,100원, 폴드8 울트라가 257만 7,300원부터다. 폴드8 울트라 1TB 모델은 345만 1,800원이다.
성능 쪽에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Gen 5 for 갤럭시 칩을 사용하고, 안드로이드 17 기반의 원 UI 9를 기본 탑재한다. 커버 스크린 보조 기능과 자동 사진 편집, 개선된 영상 추적, 알림·일정 정리 같은 AI 기능이 함께 제공된다.
폴더블은 이제 신기함보다 생산성과 카메라, 건강 관리 등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고성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큰 화면과 접히는 구조가 AI 기능과 맞물릴 때 실용 기기로 자리 잡는다는 것이 삼성의 판단이다.
제미나이 인텔리전스, 요청에서 결과까지
폴드8과 플립8에는 제미나이 인텔리전스가 탑재된다. 이용자가 필요한 것을 말로 설명하거나 화면·이미지를 맥락으로 더하면, 여러 단계를 대신 처리해 결과를 만들어 낸다. 티켓 찾기부터 식당 검색, 예약까지 40개가 넘는 앱과 서비스에 걸쳐 연결된 작업을 수행한다.
새 기능인 제미나이 노트북은 메모와 이미지, 녹음, 파일, 문서를 한 작업 공간에서 관리한다. 폴드 이용자는 분할 화면으로 파일을 끌어다 놓아 보고서나 오디오 요약, 회의 정리, 인포그래픽으로 바꿀 수 있다. 기기 내부 처리는 제미나이의 온디바이스 모델인 제미나이 나노 4가 담당한다.
원 UI 9에는 AI 어시스턴트 액티비티 대시보드가 새로 추가됐다. AI 에이전트가 대신 처리한 자동화 작업을 한눈에 확인하는 화면이다. 에이전트가 무엇을 했는지 보여 주는 이 화면은, 자동화가 늘어날수록 이용자가 통제감을 잃지 않게 하려는 장치다.
말로 하는 지시는 짧아졌지만, 대신 처리해 주는 일은 더 많아졌다.
화면 없는 안경이라는 선택
갤럭시 AI 글래스는 삼성의 첫 스마트글래스다. 퀄컴 스냅드래곤 AR1 Gen 1 플랫폼을 쓰는데, 메타의 레이밴 안경과 동일한 칩셋이다. 운영체제는 삼성과 구글이 함께 개발한 안드로이드 XR을 사용한다.
삼성은 이번 1세대에 디스플레이를 의도적으로 탑재하지 않았다. 화면을 빼는 대신 카메라와 오디오, 제미나이 음성 비서에 집중했다. 안경은 긴 글을 요약하고 알림을 소리 내어 읽어 주며 대화를 실시간으로 번역한다. 카메라는 눈앞의 메모를 대신 읽어 노트 앱에 저장해 주며 할 일 관리나 통역에도 쓸 수 있다. 화면을 뺀 대신, 실제로 쓸 만한 안경을 먼저 만들겠다는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에 최대 9시간, 충전 케이스로 최대 7회까지 더 충전할 수 있다.
디자인은 젠틀몬스터, 워비파커와 협력했다. 출시 시점은 올가을이며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제미나이와 삼성이 겨냥하는 것
두 기기는 성격이 서로 정반대에 가깝지만 두 기기의 전략은 동일하다. 갤럭시와 제미나이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것. 이를 위해 삼성은 하드웨어를, 구글은 제미나이와 안드로이드 XR을 담당했다.
기기 내부에서는 제미나이 나노 4와 클라우드의 제미나이가 나뉘어 작동하고, 폰과 워치, 안경이 같은 비서로 연결된다.
핵심은 기기 하나의 성능이 아니라 기기 사이의 맥락 연속성에 있다. 폰에서 시작한 작업을 안경이 넘겨받고, 안경이 본 장면을 폰이 정리하는 식이다. 삼성과 구글의 목표는 특정 제품이 아니라, 제미나이를 몸에 걸치는 기기 전체로 확장하는 일이다.
AI 글래스의 가격과 실제 사용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카메라와 음성이 늘 켜진 안경이 개인정보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도 과제로 남는다. 화면을 접는 폰과 화면이 없는 안경을 하나의 비서로 연결하는 방식은, 삼성이 다음 몇 년을 준비하는 그림을 보여 준다.
목표는 단 한순간도 제미나이와 갤럭시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 아이폰과 챗GPT를 쓸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 원대한 목적은 실생활의 편의성을 얼마나 가져다줄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자세한 내용은 삼성전자 뉴스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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