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최근 생산을 종료한 '모델 S'와 '모델 X'의 설계 및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테슬라)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테슬라가 최근 생산을 종료한 '모델 S'와 '모델 X'의 설계 및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앞서 같은 방식으로 공개한다고 밝힌 초대 '로드스터' 자료에는 핵심 설계도와 소프트웨어 원본, 정식 라이선스 등이 포함되지 않아 이번 발표 역시 실제 공개 범위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초대 로드스터의 설계와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한 것처럼 모델 S와 모델 X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공개 시점과 대상 자료, 적용할 라이선스는 언급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 두 모델의 생산을 종료하고 미국 프리몬트 공장의 기존 생산 공간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사업에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또 머스크는 지난 1월 모델 S와 모델 X의 단종 계획을 발표하며 부품과 정비 지원은 계속 제공하겠다고 언급했다.
테슬라의 이번 기술 공개가 현실화되면 독립 정비업체와 기존 소유자가 차량 구조와 전자 시스템을 이해하고 부품을 수리하거나 대체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머스크가 사례로 제시한 초대 로드스터의 공개 자료를 살펴보면 통상적인 의미의 오픈소스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 두 모델의 생산을 종료하고 미국 프리몬트 공장의 기존 생산 공간을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사업에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테슬라)
테슬라는 2023년 11월 "오리지널 로드스터의 모든 설계와 엔지니어링 자료를 완전한 오픈소스로 공개한다"며 "우리가 가진 것은 이제 모두 여러분의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공개된 자료는 로드스터 1.5 및 2.0용 CAN 데이터베이스(DBC) 파일 5개와 진단 소프트웨어 ISO 파일, 간단한 사용 안내 PDF 2종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약 2년 반 동안 해당 자료에는 새로운 자료가 추가되지 않았으며, 서비스 사이트에는 일부 연구·개발 문서가 별도 계정을 통해 제공됐다.
문제는 자동차를 재설계하거나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자료가 대부분 빠져 있었다는 점이다. CAD 설계 파일과 기계 도면, 부품 명세서(BOM), 인버터와 구동 시스템 설계, 배터리팩 설계, 펌웨어 소스코드 등은 공개되지 않았고, 일부 PCB 제조용 파일만 제공됐다.
실제로 로드스터 전자 시스템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엔지니어링 기업 안트마이크로(Antmicro)는 PCB 제작용 데이터는 확보할 수 있었지만 원본 설계 파일이 없어 회로와 부품 정보를 상당 부분 다시 구성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모델 S와 모델 X 자료 공개 소식에는 오픈소스의 핵심 요소인 라이선스 문제가 언급되지 않은 부분도 지적된다(테슬라)
오픈소스의 핵심 요소인 라이선스 문제도 논란이다. 테슬라는 공개 자료에 대해 별도의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적용하지 않았으며, 서비스 사이트에는 법적 책임을 제한하는 면책 조항만 포함됐다. 자료를 복사하거나 수정, 재배포할 수 있는 권한은 명시되지 않아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오픈소스 정의에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모델 S와 모델 X 역시 로드스터와 동일한 방식으로 공개될 경우 진단 소프트웨어와 일부 CAN 데이터, 제한적인 개발 문서 정도만 제공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구동 시스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핵심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 등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테슬라는 현재 모델 S와 모델 X의 기술자료 공개 일정과 범위를 발표하지 않았다. 머스크의 계획이 로드스터와 같은 제한적 자료 공개에 머물지, 기존 차량의 유지·보수와 독립적인 기술 개발까지 지원하는 실질적인 오픈소스로 이어질지는 향후 공개될 자료와 라이선스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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