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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ES90의 파격적 가격 – SDV의 힘이 실현시킨 기적인가

글로벌오토뉴스
2026.07.29. 16:08:15
조회 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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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전기 세단 ES90이 국내 출시되었다. 그리고 그 파격적인 가격은 파격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그렇지 않아도 ES90은 볼보에게 여러모로 매우 중요한 모델이다. ES90은 EX90에 이은 800V 차세대 플랫폼을 적용한 전기차이고, 볼보가 자체 개발한 ‘휴긴코어’ 플랫폼을 적용한 볼보의 본격적인 1세대 SDV, 즉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이기도 하다. 즉, 볼보의 미래 모빌리티를 향한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모델이라는 뜻이다.

ES90은 브랜드, 볼보 코리아, 그리고 시장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모델이다. 볼보 브랜드는 여전히 세단 시장에서 강점이 있는 브랜드다. ES90 출시 전까지 유일한 세단이었던 S90이 우리 나라에서도 두번째로 많이 팔리는 볼보 모델이었던 것. 20세기 왜건과 21세기 크로스오버 시대를 이끄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장르의 대표 브랜드인 볼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1970년대 240시리즈부터 700, 900 시리즈, 그리고 S9까지 이어진 튼튼하고 믿음직한 세단을 찾는 보수적 고객들에게도 매우 소중한 브랜드였다. 즉, 볼보는 독3사와는 결이 다른 프리미엄 세단의 계보를 이을 수 있는 유일한 유러피안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자산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국 시장은 S90의 원산지인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S90이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이것은 두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번째는 우리 나라 시장은 앞서 말했듯 볼보 브랜드의 소중한 자산 가운데 하나인 보수적 프리미엄 세단의 선택지라는 가치를 잘 계승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향후 볼보 및 자매 브랜드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부분인데 전량 중국 생산의 물꼬를 최초로 열었던 S90이 우리나라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는 경험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고객층조차 원산지보다는 브랜드 가치와 이미지를 더 중시했다는 결과를 보여준 것.

지금까지 살펴 본 내용만으로도 볼보에게, 그리고 볼보 한국 시장에게 E 세그먼트 세단 시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래서 그 볼보 세단의 성공을 미래에도 이어가기 위하여 ES90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국내에 출시된 것이다. 유럽보다 5천만원이나 저렴하고, 동급 S90 T8 PHEV 모델보다 1천만원 이상 저렴하다.

자, 지금부터 본론이다. ‘이 가격이 정상적으로 가능한 것일까?’ 유럽 가격과 우리 나라 가격의 차이는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하다. ES90은 중국산이기 때문에 그렇다.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에서 내야 하는 세금이 우리 나라보다 훨씬 높고, 우리 나라보다 훨씬 멀기 때문에 운송비도 높기 때문이다.



유럽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중국 정부의 불공정 보조금 등을 조사하여 기업마다 상계 관세를 다르게 매긴다. 지리 그룹 전기차의 경우 기본 관세 10%에 상계 관세 18.8%가 더해지며, 스웨덴의 소비세는 25%. 여기에 우리 나라보다 더 높은 운송료를 더한 뒤 53.8%의 세금이 더해지는 것. 우리 나라는 관세 8%와 부가가치세 10%가 전부다. 원래 자동차에는 개별소비세가 추가되지만 전기차는 300만원까지 감면된다. 교육세는 개별소비세의 30%가 추가되는 방식이므로 비례하여 절감된다. 즉, 운송료 및 세금 구조에서 이미 30~40%의 원가 구조 차이가 생긴다. 즉, 볼보 ES90의 국내 판매가가 유럽 판매가에 비하여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아주 특별하게 저렴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S90보다 저렴한 ES90의 국내 가격은 정상적인 범주 내에서 책정된 것일까, 아니면 정말로 파격적인 가격일까? 그래서 S90 T8 리차지 울트라(9140만원)와 친환경차 세제혜택 전 가격(9041만원)이 거의 비슷한 ES90 트윈모터 울트라의 원가를 추정 – 비교해 보았다.

그런데 그 결과가 매우 흥미롭다. 두 모델의 수입사와 딜러 마진이 같다면 수입 원가도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결과였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전기차는 엔진차보다 비싸다. 그래서 같은 가격이면 차량의 등급이나 크기, 즉 세그먼트를 낮추어야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볼보는 EX90에 이어 이번ES90까지 그렇지 않다는 것, 심지어는 기존의 동급 내연기관 혹은 부분 전동화 모델보다 저렴하기도 하다는 것이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들여다보자. ES90이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된 원동력이 볼보의 ‘전기차 원가구조’가 개선되었기 때문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볼보 ES90, EX90이 가격 경쟁력을 가진 것은 ‘SDV 아키텍처’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SDV, 즉 소프트웨어 기반 자동차는 여러 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소비자 관점에서는 OTA(Over-the-Air)를 통하여 차의 기능이 무선으로 자동적으로 업데이트되고 필요하다면 FoD(Feature on Demand)로 필요한 기능을 나중에 구입할 수도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런데 SDV는 원가 절감에 효과적이라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이 효과를 명료하게 보여주는 것이 볼보 최초의 SDV인 EX90과 ES90의 공격적인 가격 포지셔닝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SDV는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하드웨어 플랫폼 모두에서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일단 하드웨어에서 원가 절감 효과가 또렷하다. 이전에는 100개 이상까지 기능에 따라 분산되었었던 컨트롤 유닛(ECU) 혹은 기능의 계열에 따라 구분되는 도메인 컨트롤 유닛(DCU)이 중앙 SoC와 차량의 위치에 따라 배치되는 조날 컨트롤 유닛(ZCU) 또는 조날 게이트웨이로 20개 수준으로 간략해지며 이에 따라 차량 전체를 누비던 전선이 기존의 약 5km 수준에서 2km 이하로 대폭 간소해진다. 이에 따라 부품비와 원자재가 현격하게 절감된다.



그 뿐만 아니다. 조립 공정이 단순해지므로 생산비가 절감된다. 특히 이전에는 기능에 따라 차체 전체를 휘감았던 와이어링 하네스가 차체의 구역에 따라 배치되는 조날 아키텍처로 간소해지면서 수작업에 의존하던 와이어링 하네스 조립 및 장착 공정이 혁신적으로 간소해진다. 또한 조날 아키텍처는 글자 그대로 구역에 따른 배치이므로 모듈화 후 자동 조립 공정으로 진화할 수 있다. 즉, 차량 생산 공정이 단순화, 자동화되어 비용 절감 효과가 매우 높다.

또한 애프터서비스 비용의 절감이 매우 크다. 비록 생산 단계의 비용은 아니지만 차량의 원가 구조에는 사후 관리 비용이 포함된다. 지금도 OTA를 통하여 처리되는 리콜 및 수리가 상당 수준이지만 거의 모든 기능이 소프트웨어로 처리되는 SDV의 경우는 물리적인 부품 불량을 제외한 기능상의 거의 모든 문제는 OTA로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위의 모든 비용을 외부에서 단순하게 추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부품, 생산비용, 애프터서비스 비용 등 만으로도 최소 1천달러 이상 절감된다는 것이 전문 컨설팅 업계의 정론. 더 나아가 단순화된 부품 공급망과 생산 시설 및 설비 등 간접비를 포함하면 자동차, 아니 모빌리티 산업의 형태를 효율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SDV 초기에는 막대한 개발비 – 더 나아가 실패에서 발생하는 매몰비용까지 – 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이 때 빛을 발휘하는 것이 규모의 효과다. 볼보가 포함된 지리 그룹이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브랜드인 볼보가 초기 개발비를 담당하지만 산하의 여러 계열사들이 개발비를 분산을 통한 차량 원가 상승 최소화다.

결론이다. 볼보가 EX90에 이어 ES90까지 동급 PHEV 모델보다 저렴하고 MHEV 모델보다 약간 비싼 정도로 BEV를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시장 개척을 위한 파격이 아닐 수 있다. 어쩌면 ‘전기차가 엔진차와 가격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근본적인 시대의 전환이 실현된 첫 시작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한 핵심 경쟁력은 SDV다.

ES90 신차발표회에서 볼보 코리아 관계자는 우리 나라 판매가격을 실현하기 위하여 볼보 본사는 손해를 감수한다고 했다. 솔직히 위험한 발언이다. 자칫하면 관세심사에서 덤핑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나는 이렇게 추측한다.

“이 가격으로도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는 시대가 드디어 왔구나.”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 ​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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