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니로 EV.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배터리 수명이다. 스마트폰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성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하지만 실제 주행 데이터를 보면 현실은 다르다.
오히려 요즘 전기차 배터리는 일반적인 차량의 수명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블로그가 레딧 전기차 커뮤니티와 약 1만 대 규모의 지오탭(Geotab)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신 전기차 배터리의 평균 성능 저하는 연간 약 1.8% 수준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상태(State of Health, SOH)가 초기 용량의 80% 이하로 떨어지면 유의미한 성능 저하로 판단한다. 특히 약 6만 2000마일(약 10만km)을 주행한 이후에도 상위 모델들은 초기 배터리 용량의 94% 이상을 유지했다.
조사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모델은 기아 니로 EV(64kWh)다. 약 10만km 주행 후에도 초기 배터리 용량의 97.25%를 유지해 1위를 차지했다. 액체 냉각 기반의 열관리 시스템과 보수적인 배터리 관리 전략(BMS)이 높은 내구성의 배경으로 분석됐다.
2위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이다. 니로 EV와 동일한 64kWh 배터리와 전력 시스템을 사용하는 코나 일렉트릭은 97.18%의 배터리 건강도를 기록했다. 배터리 온도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액체 냉각 시스템이 셀 열화를 효과적으로 억제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E-GMP)을 사용하는 기아 EV6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77.4kWh 배터리를 탑재한 EV6는 약 10만km 주행 후에도 95.95%의 배터리 성능을 유지했다.
800V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면서도 배터리 프리컨디셔닝과 액체 냉각 기술을 통해 열 발생을 효과적으로 제어한 결과다.
뒤를 이어 볼보 XC40 리차지(94.70%), 폴스타 2(94.35%)가 각각 4·5위를 차지했다. 특히 폴스타 2는 CATL 배터리를 적용한 모델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모델보다 소폭 높은 유지율을 보였지만 두 모델 모두 우수한 내구성을 나타냈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상위권 5개 모델 가운데 3개가 현대차그룹 차량이라는 점이다. 니로 EV와 코나 일렉트릭은 물론 EV6까지 모두 뛰어난 배터리 건강도를 기록하며 현대차그룹의 배터리 열관리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오토블로그는 전기차 배터리 열화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신 전기차는 액체 냉각과 정교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통해 초기 전기차에서 나타났던 급격한 성능 저하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는 것이다.
배터리 수명을 더욱 늘리기 위한 방법도 제시했다. 일상적인 충전은 20~80% 범위를 유지하고 급속 충전은 장거리 주행 시에만 활용하며 평소에는 완속 충전을 이용하는 것이 배터리 열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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