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로 부산에 여행 갈 건데, 50만 원대로 지낼 수 있는 숙소 3곳 추천해 줘.” 신희도 모비데이즈 코퍼레이트 센터 리드가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에 동시에 던진 질문이다. 세 서비스의 답변은 맥락과 구조가 비슷했고, 그중 두 곳은 같은 브랜드를 추천했다. 제미나이는 롯데호텔 부산을 1순위로 꼽았다. 신 리드는 이런 결과가 GEO 최적화가 잘 됐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맥스 서밋 2026에서 그가 맡은 세션 제목은 ‘AEO/GEO — AI 검색 피드(Feed)를 선점하는 디지털 자산화 전략’이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면 위로 올라온 개념이지만, 어떤 원리로 성과가 나고 어떤 순서로 실행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아직 드물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검색은 했는데 클릭은 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무언가를 찾을 때 네이버나 구글에서 검색한 뒤 쇼핑과 블로그, 카페를 하나씩 열어 비교해야 했다. 지금은 원하는 조건을 한 문장으로 말하면 AI가 답을 찾고 비교까지 마친 뒤 답변을 제시한다. 따로 클릭하지 않고 탐색이 끝나는 이 방식을 제로 클릭이라고 부른다.
신 리드는 AI 검색 비중에 가속도가 붙고 있으며, 내년까지 기존 웹 검색 점유율을 따라잡거나 이미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기된다고 전했다.
과거 SEO는 검색 결과 첫 페이지, 그중에서도 1~3순위에 들어가야 상위 노출이라는 성과로 말할 수 있었다. AI 시대에는 질문 자체가 달라진다. 이용자가 구체적인 의도를 실어 물으면 답변도 그에 맞춰 돌아오고, 그 답변 안에 브랜드가 포함되는 것이 목표가 된다.
AI가 답을 만드는 네 단계
신 리드는 부산 숙소 답변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네 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질문 해석이 첫 단계인데, AI는 문장을 통째로 추론하지 않고 부산, 50만 원대, 숙소처럼 키워드를 조건 단위로 쪼갠다. 두 번째는 그 조건들을 좌표로 바꿔 조합하는 단계로, 흔히 임베딩이라고 부른다. AI가 알고 있는 개념들이 수만 개의 점으로 흩어져 있고, 질문과 관련된 점들을 모아 하나로 묶는다.
세 번째는 묶인 조건을 실제로 존재하는 대상과 연결하는 브랜드 엔티티 검색이다. 부산 숙소 질문이라면 여러 호텔 브랜드가 후보가 된다. 네 번째로 질문의 좌표와 가장 굵게 연결된 브랜드가 답변 자리에 앉는다.
신 리드가 특히 강조한 것은 흔한 오해를 바로잡는 일이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거나 검색량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인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질문이 조건으로 쪼개진 뒤 가장 강하게 연결된 브랜드를 따라가며 인용이 이뤄진다.
AI 봇이 막혀 있으면 시작조차 못 한다
AI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웹사이트의 정보를 먼저 정비하고, 그다음 블로그 기반 콘텐츠를 다듬는 것이 최적화의 두 갈래다. 각 영역에서 확인할 항목에는 AI가 우리를 알고 있는지, 정확한 정보를 주고 있는지, 어떤 맥락으로 소개되는지, 신뢰할 수 있는지가 들어간다.
여러 브랜드 사이트를 열어 보니 기본에서 막힌 경우가 의외로 많았다고 그는 밝혔다. 가장 먼저 볼 것은 AI 봇의 접근 허용 여부를 정하는 robots.txt다. 자사 도메인 뒤에 robots.txt를 붙여 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며, 막혀 있다면 수집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다음은 봇이 사이트를 얼마나 수월하게 읽어 가느냐다. 페이지 목록을 전달하는 sitemap.xml을 제출하고, 자바스크립트 의존도가 높은 화면이나 로그인 벽 뒤에 있는 콘텐츠, 통이미지로 만든 텍스트가 있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이런 형태는 수집되지 않는다.
유입 트래픽의 70~80%가 모바일 기기에서 발생하는 만큼 휴대전화에서 지연 없이 열리는 반응형 페이지가 필요하다. 사이트 밖에서는 네이버 플레이스와 구글 비즈니스 프로필, 카카오맵 같은 디렉터리 등록 여부, 상호·주소·전화번호의 최신 여부도 함께 확인 대상이다. 지역 영향을 받는 브랜드라면 AI가 이 정보를 함께 참조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읽는 문장과 기계가 읽는 문장은 다르다
두 번째 항목인 정확한 정보는 AI가 알아볼 수 있는 정보인지로 바꿔 읽어도 된다. 신 리드는 단백질 음료 상세 페이지를 예로 제시했다. “운동하는 분들을 위해 정성껏 만들었고 단백질 함량을 높였다” 같은 문장은 사람은 이해하지만 기계가 읽어 가는 방식은 다르다.
핵심은 AI가 인용할 수 있는 문장을 사이트 구조에 맞게 정확히 적어 두는 일이다. 개발 단에서 다루는 타이틀과 디스크립션은 답변에 그대로 실릴 수 있는 문장이라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정보를 계층별로 정의하고 스키마나 JSON-LD처럼 정해진 코드 항목에 맞춰 적어 두면 AI가 이 정보를 먼저 가져간다.
사이트 밖에 흩어진 상호와 주소, 전화번호가 서로 다르면 AI는 같은 브랜드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사소해 보여도 함께 챙겨야 하는 이유다.
질문 하나가 여러 갈래로 쪼개진다
세 번째 항목인 맥락은 콘텐츠 최적화의 영역이다. “운동하면서 마실 수 있는 음료를 추천해 줘”라는 질문 하나로 시작해도 AI는 이를 여러 하위 질문으로 나눈다. 섭취 타이밍은 언제가 좋은지, 맛을 비교하면 이 브랜드는 어떤지, 저당 순위에서는 몇 번째인지 같은 질문들이다. 이 과정을 쿼리 팬아웃이라고 부른다.
파생된 하위 질문까지 모두 조사 범위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어디에도 자사 콘텐츠가 걸리지 않으면 최종 답변에 인용될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신 리드는 이 질문들 하나하나에 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정리했다.
인용되는 콘텐츠의 세 가지 형태
실제로 인용된 콘텐츠를 뜯어보니 세 가지 형태로 정리됐다. 신 리드가 직접 발행한 다이어트 클리닉 블로그 글이 사례로 등장했다.
AI는 긴 글도 읽지만 서론 두세 문장에서 가장 많은 답을 뽑아내기 때문에 두괄식으로 쓰는 것이 첫 번째다. “안녕하세요, 요즘 살이 찌는 게 걱정이라” 같은 사설로 시작하면 인용되기 어렵다. 대신 “○○병원은 체중 감량이 아니라 특정 부위의 라인을 조정하는 시술이다”처럼 서두에 정확한 정의를 내려 둔다.
둘째는 검증 가능한 사실을 수치로 쓰는 것이다. 안전하다거나 저렴하다는 서술보다 시술 후 회복에 2~3회가 소요된다는 식으로 기간과 숫자를 함께 적으면 구체성이 드러난다.
세 번째는 비교가 가능한 구조로 쓰는 방식이다. 선택 기준이 까다로운 고관여 브랜드라면 기준과 체크 포인트를 표 형식으로 정리한다. 사람이 한눈에 보기 좋을 뿐 아니라 AI가 그대로 옮겨 갈 가능성도 높다.
채널마다 다른 메시지는 AI에 통하지 않는다
AI는 검색한 문서가 믿을 만한지 순위를 매기며, 여기에 쓰이는 네 가지 기준은 구글이 문서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과도 같다. 네 번째 항목인 신뢰의 핵심은 직접 겪어 본 이야기다. 사이트에 실린 사용 후기나 PR 기사, 전문가가 쓴 내용을 인용하면 전문성과 권위가 함께 확보된다.
신 리드가 가장 중요하게 꼽은 것은 일관성이다. 그는 채널별로 메시지가 흩어진 사례를 소개했다. 어떤 채널에서는 최신 장비를 갖춘 프리미엄 병원이고, 다른 채널에서는 당일 시술이 가장 빠른 병원이며, 또 다른 채널에서는 이벤트가로 가장 저렴한 곳이 되는 식이다. 각각은 모두 사실이었고 채널별로 USP를 다르게 가져가는 전략으로 부를 수도 있다. 그러나 AI에는 채널을 관통하는 일관된 메시지가 모든 곳에 담겨 있어야 한다.
그는 바이럴과 PR, 자사 보유 매체를 함께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유튜브의 경우 병원 원장이 하위 질문에 직접 답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다. 제목과 자막의 텍스트까지 인용될 수 있어 전문성과 일관성을 함께 보여 주는 채널로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SEO 하던 대로”, “AI로 찍어내면” 두 가지 오해
신 리드는 강연 뒤 늘 돌아오는 두 가지 반응을 소개했다. 인프라는 SEO 하던 방식대로 하면 되고, 콘텐츠는 AI로 계속 만들어 내면 된다는 말이다.
SEO 방식에 대해서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다르다고 답했다. 웹사이트 구조에 맞게 정보를 입히는 부분은 SEO와 GEO가 비슷하게 작동한다. 다만 상위 노출을 위해 키워드를 억지로 반복하거나 분량을 채워 넣거나, 리뷰 글을 카페처럼 닫힌 공간에 쌓아 두는 방식은 AI가 읽을 수 없는 노이즈로 판단할 수 있다. 인용하기 좋은 구조로 맥락을 만들어 쓰는 편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AI로 콘텐츠를 대량 생산하는 방식에는 차트 하나를 제시했다. 2025년 인터넷에서 AI가 쓴 콘텐츠 비중이 사람이 만든 콘텐츠를 이미 넘어섰다는 자료다. 그는 이를 AI가 AI로 만든 내용을 학습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품질을 보장하기 어렵고 차별성 없는 내용으로 학습 데이터가 오염될 수 있으며, 결국 잘못된 정보를 인용하는 브랜드 할루시네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AI로 글을 쓰더라도 어떤 내용으로 쓸지 전략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했다. 자사 제품을 직접 사용한 내용을 반복해 넣으면 AI가 검증된 원본 문서로 인식한다는 점을 중요한 포인트로 꼽았다.
한 번 세팅하고 끝나는 작업이 아니다
신 리드는 GEO를 단발성 작업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새로운 모델 버전이 나올 때마다 학습 데이터와 답변 생성 기준이 달라지고, 인용되던 브랜드가 어느 날 답변에서 빠지는 일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내용으로 자산을 만들어 두고 이후 계속 유지보수하는 운영형 프로젝트로 진행하라는 제안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감이 오지 않는 경우를 위해 모비데이즈는 네 가지 영역의 체크리스트를 쓴다. 브랜드 포지셔닝이 어떻게 정리돼 있는지, 유입 채널과 데이터 현황은 어떤지, 보유한 콘텐츠 자산과 기술 인프라 상황은 어떤지를 확인해 출발점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고객이 던질 만한 질문 세트를 만들어 계속 던지고, 인용에 걸리는 병목을 진단하며, 유지보수와 퍼블리싱까지 진행한 뒤 성과 개선을 주 단위로 추적한다.
성과는 대시보드에서 네 가지 수치로 확인한다. 설정한 질문 중 몇 개의 답변에 인용·노출됐는지 보는 질문 커버리지와 가시성 지표, AI 답변에 언급된 경쟁사들 사이에서 자사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는 SOV, 그리고 AI가 답변을 만들 때 참고한 출처 목록에서 자사 사이트가 몇 순위에 나타나는지를 본다.
“광고는 사라져도 자산은 쌓인다”
모비데이즈가 밝힌 향후 계획을 보면, 인프라 구축은 사내 테크팀이 진단부터 코드 작업과 배포까지 처리하고, 콘텐츠는 블로그와 커뮤니티 리뷰, 유튜브 바이럴, 언론 PR까지 묶어 제공한다. 인용 과정에서 쌓인 정량·정성 지표는 광고의 새로운 USP나 랜딩 페이지 최적화에 쓰고, 유입 데이터를 메타의 유사 오디언스로 확장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GEO 최적화에서 바이럴과 퍼포먼스 마케팅까지 연결하는 통합 솔루션으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강연을 맺으며 그는 브랜딩의 대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브랜딩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브랜드를 남기는 일이었다면, AI가 일상에 자리 잡고 사람들이 그 답을 신뢰하는 지금은 AI에게도 브랜드를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광고는 예산이 끊기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도 있지만, 한 번 만들어 둔 브랜드 자산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쌓입니다.” 신 리드가 남긴 마지막 문장이다.
이미지 출처: AI 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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