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8세대 완전변경 '디 올 뉴 아반떼' 판매 가격을 2398만 원부터 책정하면서 국내 준중형 세단의 가격 기준도 한 단계 높아졌다(현대차)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현대자동차가 8세대 완전변경 '디 올 뉴 아반떼' 판매 가격을 2398만 원부터 책정하면서 국내 준중형 세단의 가격 기준도 한 단계 높아졌다. 기본 사양과 차체 크기, 안전 및 디지털 기술은 크게 강화됐지만 최상위 가솔린 모델이 3152만 원, 하이브리드는 3699만 원에 이르면서 소형 SUV는 물론 중형 세단까지 비교 대상에 들어왔다.
신형 아반떼의 가솔린 2.0 모델은 국내 판매 가격이 모던 2398만 원, 프리미엄 2771만 원, 인스퍼레이션 3152만 원으로 책정됐다. 1.6 하이브리드는 세제혜택 적용 전 기준으로 각각 3042만 원과 3361만 원, 3699만 원이다.
가격표만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시작 가격이다. 직전 2026년형 아반떼 1.6 가솔린 가격은 스마트 2062만 원, 모던 2388만 원, 인스퍼레이션 2756만 원이었다. 이와 비교하면 신형 아반떼는 스마트 트림을 없애면서 시작 가격이 336만 원, 약 16.3% 상승했다.
다만 이를 신차 가격이 일괄적으로 300만 원 이상 올랐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같은 모던 트림을 기준으로 보면 기존 2388만 원에서 2398만 원으로 인상 폭은 10만 원에 불과하다. 신형 아반떼 프리미엄 역시 기존 인스퍼레이션보다 15만 원 높은 2771만 원으로 책정됐다.
신형 아반떼 시작 가격이 크게 오른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가격 인상 자체보다 기존 엔트리 트림을 없애고 상품 구성을 상향 평준화했기 때문이다(현대차)
시작 가격이 크게 오른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가격 인상 자체보다 기존 엔트리 트림을 없애고 상품 구성을 상향 평준화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이전 스마트 트림의 저렴한 가격보다 실제 구매 비중이 높은 모던 이상의 사양과 가격을 신형의 출발점으로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신형 아반떼 모던 트림에는 14.6인치 또는 12.9인치 디스플레이 기반의 플레오스 커넥트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2,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10에어백, 전동식 파킹 브레이크와 워크 어웨이 락 등이 기본 적용된다.
엔진도 기존 1.6리터에서 2.0리터로 변경돼 최고출력이 123마력에서 149마력으로 높아졌다. 전장과 전폭, 휠베이스를 확대하고 차체 평균 인장강도를 718MPa까지 끌어올린 점까지 고려하면 모던 트림의 가격 인상은 상품성 확대 폭보다 낮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저가형 준중형 세단을 찾는 고객의 선택지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기존 스마트 트림은 일부 편의 사양이 부족하더라도 2000만 원대 초반에 아반떼를 구매할 수 있는 진입점 역할을 했다. 신형 아반떼에서는 사회초년생과 첫차 고객이 체감하는 부담은 더욱 커졌다.
신형 아반떼 문제는 저가형 준중형 세단을 찾는 고객의 선택지가 사라졌다는 점이다(현대차)
비슷한 가격대의 SUV와 비교해도 신형 아반떼의 시작 가격이 더 이상 확실히 저렴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199만 원부터 시작하고 기아 신형 '셀토스'는 2512만 원부터 판매된다. 아반떼 모던은 두 모델의 중간에 위치해 차종과 공간 활용성, 연비 및 기본 사양을 비교해 선택해야 하는 가격대에 진입했다.
또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차급 간 가격 간격은 더욱 좁아진다. 아반떼 가솔린 인스퍼레이션은 기존보다 396만 원 오른 3152만 원으로 책정되면서 쏘나타 2.0 가솔린 기본형과 비교해도 비싸다.
물론 아반떼 인스퍼레이션에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와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전자식 변속 레버 P단 긴급제동 등 쏘나타 기본형보다 풍부한 사양이 적용된다. 단순히 차체 크기만 비교하면 아반떼가 비싸 보이지만 비슷한 편의 사양을 맞추면 실구매 가격 차이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3000만 원을 넘는 준중형 세단은 소비자에게 다른 판단을 요구한다. 최신 안전·편의 사양을 갖춘 아반떼와 더 넓은 공간과 중형 세단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쏘나타 가운데 무엇을 우선할지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형 아반떼 하이브리드 인스퍼레이션의 가격은 세제혜택 적용 전 3699만 원으로 쏘나타 가솔린 인스퍼레이션 3549만 원보다 높게 책정됐다(현대차)
하이브리드는 가격 부담이 더욱 크게 보인다. 신형 아반떼 하이브리드 인스퍼레이션의 가격은 세제혜택 적용 전 3699만 원으로 쏘나타 가솔린 인스퍼레이션 3549만 원보다 높게 책정됐다.
현대차가 이러한 가격 구조를 선택한 배경은 첫날 계약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신형 아반떼는 계약 첫날 1만 1094대를 기록했고, 인스퍼레이션 선택 비중이 52%로 과반을 차지했다. 기존 모델에서 4%에 그쳤던 기본 트림 선택률도 신형에서는 24%로 높아졌다.
하이브리드 선택 비율 역시 기존 14.8%에서 27.5%로 상승했다. 아직 연비 인증과 세제혜택 적용 가격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소비자가 낮은 가격보다 효율과 첨단 사양을 갖춘 상위 모델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신형 아반떼 가격 전략은 저렴한 준중형 세단보다 차급 이상의 사양을 갖춘 대중형 세단에 가깝다. 첫날 계약 실적만 보면 시장은 일단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였지만, 초기 신차 수요가 지난 뒤에도 3000만 원대 아반떼가 소형 SUV와 중형 세단 사이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실질적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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