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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기차 운전자 향해 "주행거리 불안은 질병" 발언 논란

2026.08.07. 14: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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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운전자의 주행거리 불안을 '질병'에 비유하며 충전 인프라와 전동화 정책을 비판했다(오토헤럴드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운전자의 주행거리 불안을 '질병'에 비유하며 충전 인프라와 전동화 정책을 비판했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운전자의 주행거리 불안을 '질병'에 비유하며 충전 인프라와 전동화 정책을 비판했다. 또 자신이 이른바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 연방정부가 소비자에게 전기차 구매를 직접 강제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레드록 리조트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기차 의무화를 끝냈다"며 "일론 머스크가 이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운전자가 배터리 잔량이 75% 정도 남은 상황에서도 충전할 곳을 걱정한다며 "그들에게는 질병이 있다"고 표현했다. 고속도로의 충전소 안내 표지판이 주행 경로에서 89마일, 약 143km 떨어진 상황을 예로 들면서 "이 사람들은 미쳤다"고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질병으로 표현한 것은 남은 배터리로 목적지나 충전소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주행거리 불안'이다. 최근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충전시설이 확대되면서 초기보다 부담이 줄었지만 주거지 충전시설이 부족한 공동주택 거주자와 농촌 지역 운전자, 장거리 주행을 자주 하는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전기차 구매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질병으로 표현한 것은 남은 배터리로 목적지나 충전소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주행거리 불안'이다(테슬라) 트럼프 대통령이 질병으로 표현한 것은 남은 배터리로 목적지나 충전소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주행거리 불안'이다(테슬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전기차를 충전할 방법이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로 발언했지만 충전시설 자체가 부족한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미국 에너지부 대체연료데이터센터 자료를 기준으로 미국의 공공 전기차 충전 포트는 최근 25만개를 넘어섰다.

다만 충전시설이 대도시와 일부 주에 집중돼 있고 충전기 고장과 대기시간, 결제 방식 등 이용 편의성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자택 충전이 어려운 운전자는 매일 집에서 충전할 수 있는 소비자보다 전기차 이용 과정에서 더 많은 시간과 계획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약 7%라고 언급했다. 콕스 오토모티브 산하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미국 순수전기차 판매 비중은 5.8%로 1분기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3분기 기록한 10.6%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미국 전기차 판매 둔화에는 높은 차량 가격과 충전 부담, 일부 신차 출시 지연뿐 아니라 연방정부 구매 세액공제 종료에 따른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에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으려는 수요가 집중되면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일시적으로 크게 높아졌으나 이후 해당 지표는 줄곧 하락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폐지했다고 주장한 전기차 의무화는 미국 소비자가 일정 시점까지 전기차를 구매하도록 정한 연방법을 의미하지 않는다(폭스바겐) 트럼프 대통령이 폐지했다고 주장한 전기차 의무화는 미국 소비자가 일정 시점까지 전기차를 구매하도록 정한 연방법을 의미하지 않는다(폭스바겐)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폐지했다고 주장한 전기차 의무화는 미국 소비자가 일정 시점까지 전기차를 구매하도록 정한 연방법을 의미하지 않는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 미국 신차 판매의 50%를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및 수소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 목표였다.

배출가스와 평균연비 규제도 완성차 업체가 판매하는 차량 전체의 평균치를 관리하는 방식이었다. 소비자의 차량 선택을 직접 제한하지는 않았지만 자동차 업체가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려면 전기차 판매를 늘려야 해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사실상의 전기차 의무화로 규정했다.

결국 전기차는 충전 환경과 주행 형태에 따라 모든 소비자에게 적합한 선택이 아닐 수 있지만, 주행거리 불안을 운전자의 질병으로 규정한 이번 발언은 미국의 전동화 정책을 둘러싼 논쟁을 다시 키울 전망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향방도 정치적 발언보다 차량 가격과 충전시설의 접근성 및 신뢰성, 선택 가능한 신차의 경쟁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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