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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대기 최대 28개월, 국내 경형 EV 갈증 속 日 라코 시승평가 화제

글로벌오토뉴스
2026.08.10. 13: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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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차, 특히 경형 전기차 구매를 계획한 소비자들의 기다림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2026년 7월 기준 트림별로 최소 16개월에서 최대 28개월의 출고 대기가 걸리며, 올해 3월에는 최대 30개월까지 늘어난 시점도 있었다. 기아 레이 EV 역시 8개월 수준이던 대기 기간이 최근 10개월로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BYD가 일본 시장 전용으로 개발한 경형 전기차 라코(RACCO)를 7월 28일 출시하며 국내에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해외 완성차 업체가 일본 경차 규격에 맞춰 전용 모델을 설계해 투입한 것은 라코가 처음이다.



국내에서 경형 EV로 흔히 묶여 언급되지만, 캐스퍼 일렉트릭은 법적으로 경차가 아니다. 국내 경차 규격은 전장 3600mm, 전폭 1600mm, 배기량 1000cc 이하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대용량 배터리를 얹으면서 전장이 3825mm, 전폭이 1610mm로 늘어났고, 이 규격을 초과해 소형차로 인증받았다. 개별소비세, 취등록세 감면 등 경차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뜻이다.

반면 기아 레이 EV는 전장 3595mm, 전폭 1595mm, 전고 1710mm로 경차 규격을 그대로 지킨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순수 경형 전기차는 현재 레이 EV가 유일하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출고 대기가 유독 긴 배경에는 생산 능력의 한계와 수출 우선 배정이 겹쳐 있다는 분석과 함께, 차급 자체가 커지며 수요가 몰린 점도 거론된다.



라코는 전장 3395mm, 전폭 1475mm, 전고 1800mm로 일본 경차 규격을 충족한다. 일본 경차는 전장이 3395mm를 넘을 수 없어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각지고 지붕이 높은 박스형 왜건 형태를 택하는데, 라코 역시 이 틀을 따른다. 다만 C자형 LED 램프, 좌우 양쪽 전동 슬라이딩 도어, 경쟁 모델보다 다소 높인 전고로 차별화를 꾀했다.

개발에는 일본 완성차 업체 출신 인력이 참여했다. 닛산에서 순수 전기 경차 사쿠라를 데뷔시킨 개발자가 라코 프로젝트에 합류했고, 중국 측 프로젝트 리더는 일본 시장을 2년 넘게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터리와 모터를 포함한 부품의 90퍼센트를 BYD가 자체 생산한다.



라코는 BYD의 e-플랫폼 3.0을 경차 규격에 맞춰 변경된 구조를 사용한다. 배터리를 차체 구조의 일부로 삼는 CTB 방식에 LFP 블레이드 배터리를 조합했다. 전륜에 얹힌 단일 모터는 최고출력 64마력, 최대토크 16.3kgf·m을 낸다. 이는 일본 경차 규격이 정한 출력 상한선으로, 규정상 더 올릴 수 없는 수치다.

배터리는 두 가지로 나뉜다. 기본형 200 등급은 22.4kWh 배터리로 WLTC 기준 210km를, 300플러스와 300프리미엄은 35.84kWh 배터리로 320km를 주행한다. 320km는 경형 전기차로는 처음 300km를 돌파한 기록으로, 현재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닛산 사쿠라의 180km대 주행거리를 크게 웃돈다. 충전은 완속 6kW, 급속 50kW를 지원하며, 겨울철 배터리 예열 기능과 함께 차량에서 집이나 외부 기기로 전력을 공급하는 V2H, V2L 기능도 갖췄다.



적재공간은 280리터이며, 2열 시트를 접으면 1372리터까지 늘어난다. 서스펜션은 일본 도로 환경에 맞춰 별도로 세팅했고, 경차에서는 흔치 않게 네 바퀴 모두에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했다.



라코의 가격은 200 등급이 214만5000엔, 300플러스가 239만8000엔, 300프리미엄이 249만7000엔이다. 일본 정부의 EV 보조금 15만엔을 적용하면 기본 등급 실구매가는 200만엔 아래로 내려간다. 다만 일본 완성차 업체 대부분은 최대 58만엔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실구매가 기준으로는 라코와 일본산 경형 EV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경형급 전기차와 비교하면 체급 차이가 뚜렷하다. 레이 EV는 4인승 승용 기준 2775만원에서 2995만원 사이, 라이트 트림은 2852만원에 형성돼 있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05km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소형차로 분류된 만큼 가격대가 3000만원대 중반까지 올라가지만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15km 수준이다. 라코는 한화 기준 1900만원대에서 2200만원대 사이로, 두 국산 모델보다 낮은 가격에 더 긴 주행거리를 갖춘 편이다.

기본 등급부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양쪽 전동 슬라이딩 도어, 10.1인치 터치스크린, 스마트폰 NFC 디지털키, 뒷좌석 선쉐이드와 프라이버시 글라스까지 표준 탑재됐다. 상위 등급에는 전동 인조가죽 시트와 발밑 투사 가이드 방식의 핸즈프리 슬라이딩 도어도 더해진다.



일본 자동차 전문 매체들의 시승 평가는 대체로 우호적이다. 시트와 운전 자세, 정숙성이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밝히며 기본 등급부터 갖춘 장비 구성을 두고 혼다 N-BOX와 견줘도 밀리지 않는 가성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실내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단순한 인상을 남겼고, BYD 측은 발표회에서 경형차 가운데 가장 완성도 높은 차량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차체 강성과 운전 자세는 합격점을 줄 만하지만, 계기판이 작아 정보를 직관적으로 읽기 어렵다는 점을 단점으로 짚었다. 실내 구성은 일본 경차 하이트왜건 문화를 충실히 따른 익숙한 공간이라 평범하게 녹아들지만, 반대로 라코만의 뚜렷한 개성을 찾기는 어렵다는 총평도 남겼다. 누가 타도 평균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우등생 같은 차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라코는 5년 이용 후 잔존가치 50퍼센트를 보장하는 구독형 금융 상품 라코-d 플랜도 함께 선보였으며, 월 납입금은 1만9300엔부터 시작한다. BYD는 연간 판매 목표를 1만 대로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라코의 출시나 도입 계획이 공식화되지 않았다. 다만 캐스퍼 일렉트릭과 레이 EV로 대표되는 국산 경형 EV의 출고 대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짧은 대기 시간과 표준 장비 수준을 앞세운 해외 경형 EV 사례가 나오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BYD코리아는 이미 준중형급 돌핀을 즉시 출고가 가능한 물량으로 운영하고 있어, 향후 경형급 모델 도입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라코가 보여준 정숙성과 표준 장비 수준, 경차 규격을 지키면서도 확보한 주행거리는 국내 완성차 업체에도 참고할 만하다. 출고 대기 해소와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국내 경형 EV 시장에, 라코의 시승 평가는​ 더 다양한 선택지가 절실한 국내 경형 시장에 자극이 되고 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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