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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져도 잘 팔린다’의 숨은 뜻 – 현대 디 올 뉴 아반떼

글로벌오토뉴스
2026.08.11. 14:30:28
조회 수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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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표를 보고 걱정이 많았다. 엔트리 세단으로서는 가격이 선을 넘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계약 첫날 1만1094명이 아반떼를 선택했다. 역대 아반떼 최고의 성적이다.

걱정은 기우였을까? 일단은 다행이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볼 것들이 있다. 왜냐 하면 이것이 아반떼라는 모델의, 국내 승용차 시장의 비가역적인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내 생각이 맞다고 하면 그 여파는 생각보다 클 것이기에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이다.

자,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을 걱정하게 만들었던 디 올 뉴 아반떼의 가격을 살펴보자. 2천만원을 갓 넘어서 시작했던 아반때가 이제는 2400만원에서 2만원 부족한 가격으로 시작한다. 16% 이상의 가격 인상이다. 게다가 이전에는 선루프와 빌트인캠만 옵션이었던 최상위 인스퍼레이션 트림이 이제는 거의 5백만원어치 옵션을 더 선택해야 풀 옵션이 된다. 800만원에 가까울 정도로 언뜻 보기보다 가격 인상폭이 더 높다는 뜻이다. 그리고 풀 옵션 하이브리드는 이제 4200만원에 육박한다 (세제혜택 전). 쏘나타 하이브리드 풀옵션보다 고작 1백만원 남짓 저렴하다.

선을 넘은 것이다.

물론, 가격 자체는 나름 합리적이다. 차체도 커졌고 옵션도 다양해졌다. 대표적으로 그랜저에 이어 차세대 소프트웨어 기반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인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옵션보다는 기존 모델들에서 이미 선보였던 것들을 알차게 채용하여 개발비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핫 스탬핑 비율을 높여 차체 강성을 높였지만 알루미늄처럼 비싼 소재의 사용은 최소화했다. 이 또한 가격 상승을 최소화한 것이다.

하지만 경량 소재 없이는 커진 차를 가볍게 만들 수는 없었다. 그래서 1.6 엔진으로는 성능이나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시키기가 어려웠다. 그 대신 소프트하게 튜닝 된 2.0리터 엔진이 훨씬 다루기 쉬웠다. 하이브리드 시스템도 TMED-2의 일부 설계 사상과 높은 전압을 채택하여 원가 상승을 최소화하면서도 성능을 높였다. 하지만 2.0 엔진은 세금의 페널티, 하이브리드 모델은 어쩔 수 없는 원가의 상승까지는 지울 수 없었다. 납득할 수는 있지만 비싸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는 뜻이다.



그 결과 혁신은 최소화했어도 가격은 선을 넘었다고 할 만큼 비싸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날 시장 반응은 의외로 호의적이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부터 이것을 해석해 볼 참이다.

앞서 말했듯이 아반떼는 국내에 하나 남은 준중형 세단, 게다가 소형 세단이 멸종한 지금 전체 세단 장르의 엔트리 모델이다. 이전보다 가격에 훨씬 민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첫날 계약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아반떼는 여전히 엔트리 모델 역할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첫날 계약 데이터의 첫번째 특징은 ‘선택의 양극화’다. 이전 모델에서는 4%에 불과했던 기본 트림을 선택한 고객이 24%나 되었던 반면, 반대로 최상위 트림을 선택한 고객도 절반을 넘는 52%였기 때문이다.

물론 신모델의 초기 고객들은 해당 모델의 평균적 고객들보다 적극적이다. 따라서 상위 트림과 새로운 기능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 따라서 최상위 트림의 비중이 높은 것은 아직 판단의 근거로 삼기는 부족하다. 즉, 이런 흐름이 초기의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8세대 디 올 뉴 아반떼가 갖는 새로운 고객 성향의 반영인지는 조금 더 기다렸다가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엔트리 트림의 비중이 높은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소한 초기 고객들 중에는 디 올 뉴 아반떼에서 지금까지 아반떼가 맡아왔던 ‘엔트리 모델’ 혹은 ‘엔트리 세단’의 역할을 기대하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물론, 이전 모델보다는 기본 옵션이 좋아졌기 때문에 기본 트림도 만족도가 높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트림 이름도 이전의 중간 트림인 ‘모던’이다.) 개인 고객들에게는 어쩌면 적절한 타협점이 될 수도 있는 가격과 사양일 수 있다.

그런데 아반때의 주요 고객의 하나인 법인차, 즉 플릿 고객들에게는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법인 고객에게 디 올 뉴 아반떼는 세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첫번째는 업무차로는 불필요하게 높은 가격일 것이고, 두번째는 2.0리터 엔진에서 발생하는 자동차세 등 높은 유지비, 그리고 마지막은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는 LPi 모델의 단종이다. 즉, 지금까지 주요 시장이었던 업무용차로서 아반때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높아진 가격이 장벽이 되는 경우와는 반대의 초기 고객들이 디 올 뉴 아반떼에는 더 많아졌다는 특징도 있다. 앞서 말했던 52%를 차지한 최상위 트림 고객, 그리고 또 하하는 27.5%로 부쩍 늘어난 하이브리드 고객의 비중이다. (기존 : 14.8%) 즉, 등록비 포함 3천만 중반대가 아반떼의 주요 고객층이 되었다는 뜻이다.



만일 이것이 고관여 고객의 비중이 높은 초기 계약자의 일시적 특징이 아니라 디 올 뉴 아반떼의 고객 특징으로 자리잡는다면? 이것은 시장의 비가역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경차를 제외한다면 이제는 등록비 포함 3천만원 정도가 되어야 승용차를 가질 수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소형 SUV들도 고급화 – 고성능화의 트렌드가 또렷해지면서 어느새 가격이 3천만원대로 올라갔고 베뉴 등 저렴한 모델은 더 이상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즉, 그나마 작은 부담으로 구입할 수 있었던 선택지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공급자 입장, 그리고 시장 입장에서도 해석할 수 있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사양의 고급화와 엄격한 친환경 및 안전 규정을 만족하는 차량을 더 이상 저렴하게 만들 수 없다는 포기 선언일 수 있다. 시장 입장에서는 더 높은 사양을 위하여 어차피 현금 일시불로 구입하지 않는 이상 약간의 추가 지출은 감수할 수 있다는 고객층, 혹은 반대로 차량의 구입을 포기하고 대중 교통 혹은 카 쉐어링 등으로 만족하는 계층으로 엔트리급 고객층이 나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요컨대, 아반떼의 포지션 상승이 인생 첫차의 문턱이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차량의 구입을 포기하는 대신 필요할 때만 차를 빌려서 사용하는 계층의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내 제안은 법인 업무용 차량과 렌터카, 즉 카 쉐어링 전용 트림이다. 영업용 차량으로 구분되는 렌터카에게는 개소세와 교육세, 등록시 취득세 등에서 이미 세제상 혜택이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가벼운 사양과 LPi 엔진 탑재 등으로 유지 경비를 줄여줄 수 있다면 오히려 렌터카 및 카 쉐어링을 통한 부담 없는 자동차 신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법인 판매는 훨씬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고객층이므로 시장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즉, 디 올 뉴 아반떼는 자의이든 아니든 간에 엔트리 승용차 시장에 새로운 실험이 될 듯 하다. 새로운 시장의 확장이냐, 아니면 높아진 문턱으로 오그라드는 신규 고객 유입이냐.

그 결말을 지켜보자.

글 / 나윤석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 ​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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