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문명의 이기라고 평가받는 자동차는 인류의 이동성을 완전히 바꾸었다. 지구촌이라는 용어가 통용될 수 있게 시간과 공간을 단축했다. 그로 인한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교통량 증가로 도로가 정체됐다. 그러자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는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그것이 UAM(Urban Air Mobility)이라는 용어로 바뀌며 전동 수직 이착륙 비행 택시가 등장하고 있다. 2020년에 처음으로 관련 칼럼을 썼었는데 아직까지 상용화시대에 접어 들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450개가 넘는 업체가 있지만 알려진 브랜드는 그에 비하면 많지 않다. 일부에서는 도박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현 시점에서 정리가 가능한 일부 업체의 상황을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도심 에어 모빌리티는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택시 개념의 하늘을 나는 탈 것이다. 그리고 자율주행에 의해 탑승자는 조종할 줄 몰라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소형 에어 모빌리티다.
물론 모든 문명의 이기가 그렇듯이 갑자기 부상한 것은 아니다. 이미 호사가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기술적 배경이 없었고 그에 대한 수요도 크지 않아 시선을 끌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도심 교통의 교통 체증과 그로 인한 환경 파괴 등이 지구 차원의 과제로 부상하면서 기존 자동차 이외의 탈 것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다. 그리고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술적인 배경도 태동기를 넘어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급부상했다. 모두에 언급했듯이 코로나 19팬데믹을 전후해 많은 뉴스가 등장했지만 본격적이라고 할 단계는 아니다.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및 에어택시 기체를 개발 중인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450곳을 넘어선다. 수직비행협회(VFS)와 주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의 최신 산업 동향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기체 제조사와 스타트업, 완성차 및 항공 기업들이 제시한 eVTOL 디자인 콘셉트만 1,000개를 넘었다. 이 중 실제 상용화를 목표로 기체 제작 및 인증 절차를 진행하는 유효 개발사만 350여 곳에 달한다.
지역별 주도권은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3대 거점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분점하는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점유율은 큰 의미가 없지만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은 북미다. 전체 글로벌 개발 프로그램 및 기업의 약 39%가 집중되어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120개 이상의 기업과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다. 조비 에비에이션, 아처 에비에이션, 베타 테크놀로지스, 보잉의 자회사 위스크 에어로 등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북미 지역은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감수성 검증 체계와 풍부한 민간 자본, 미 공군 중심의 국방 프로젝트 지원 등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와 상용화 승인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유럽은 전체 시장의 약 29% 수준을 점유하며 기술 표준화 및 친환경 항공 정책을 발판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독일의 볼로콥터와 릴리움, 영국의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유럽 다국적 기업 에어버스 등이 대표적이다. 유럽항공안전청(EASA)의 엄격한 인증 기준을 바탕으로 고도의 안전성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주요 유럽 도시 중심의 실증 운항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전체의 약 25%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한국,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 시장은 빠른 규제 대응과 대량 생산 공급망, 지자체 중심의 실증 단지 조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세계 최초로 상업용 무인 에어택시 형식 인증을 획득한 중국의 이항과 오토플라이트를 비롯해 일본의 스카이드라이브, 한국 현대자동차그룹의 슈퍼널 및 국내 대기업 컨소시엄 등이 상용화 속도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중동과 남미, 아프리카 지역이 나머지 약 7%의 점유율이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은 자체 기체 개발과 더불어 글로벌 탑티어 eVTOL 기업들과 손잡고 시범 운항 노선과 버티포트 인프라 구축 투자를 과감하게 집행하며 초기 에어택시 상용화의 핵심 실증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에어택시 산업은 상용화를 앞두고 글로벌 기술 및 자본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 등 각 국 규제 기관의 항공 인증 절차 패스트트랙 구축과 맞물려 선두권을 형성한 업체들의 상용 서비스 개시 준비가 한창이다.
가장 자주 언급되고 있는 것은 조비항공이다. 업계 대표 선두 주자다. 토요타자동차와 조비항공은 지난 7월 초 전기 수직이착륙 비행 택시의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양사는 지분율 토요타 51%, 조비 49% 구조의 합작법인 조비 토요타 에어로 매뉴팩처링 준비회사를 공식 설립했다. 주도권이 토요타에게 넘어간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마리나에 본사를 두게 될 합작법인은 조비의 전기 항공기 설계 기술과 토요타 생산 시스템 및 제조 운영 노하우를 결합한다. 미국 연방항공청 상용 인증 절차의 막바지 단계를 진행 중이며, 두바이 및 미국 내 주요 도시에서 시범 상용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아처항공은 스텔란티스와, 유나이티드 항공 등 완성차 및 항공 대기업들과의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4인승 조종사 탑승형 eVTOL 기체인 미드나잇을 기반으로 주요 거점 도시 노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처는 2025년 말 미국 LA호손 공항을 인수했다. 조비와 아처는 5인승으로 최고속도는 각각 322km/h, 241km/h다. 최대 주행거리는 약 160km와 96km.
대한항공이 8월 초 아처와 협력해 군용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사업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주목을 끈다. 민간 영역에서 검증된 기체를 도입해 군용 개조 기술을 확보하고, 단계적 국산화와 감항인증 체계 구축을 거쳐 해외 수출 시장까지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신속 시범사업에 선정될 경우 기술 국산화와 감항 인증 확보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처 항공은 최근 보잉의 항공우주 자회사 세 곳을 인수하기로 했다. 자율 항공 택시 개발사 위스크 에어로, 군용 드론 제조사 인시투, 그리고 항공 공간 소프트웨어 회사 스카이그리드 등이 그것이다. 그 발표로 8월 10일 아처의 주아가 20% 이상 급등했다. eVTOL 계획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이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올리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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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항은 무인 자율주행 AAV(자율항공기) 분야의 선두주자다. 중국 항공 당국으로부터 세계 최초로 무인 여객용 eVTOL EH216-S의 타입 인증 및 생산 허가를 획득하여 중국 내 관광 및 시범 운항을 실시하며 앞서 나가고 있다.
이항은 상업 비행 운항이 승인된 EH216-S 에어택시에 이어, 2025년 말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새로운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VT35를 공개했다. 최대 200km의 거리를 자율적으로 비행하도록 설계됐다.
2025년 3월 말에는 EH216-S 모델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아 상업 비행 운항을 시작하며 비행 택시 인증 경쟁에서 글로벌 경쟁자들을 앞섰다. EH216-S가 최대 35{km의 단거리 관광 비행에 사용되는 반면, VT35는 도시 간 연결 및 산 또는 해로 횡단과 같은 새로운 응용 사례를 목표로 한다. VT35는 시속 216km의 순항 속도로 1시간 비행을 위해 설계됐다.
보잉의 100% 자회사로 완전 자율주행 무인 에어택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의 위스크 에어도 있다. 6세대 4인승 자율주행 기체를 개발하여 비행 시험과 자율비행 데이터 수집을 확대하고 있다.
독일의 볼로콥터는 유럽 에어택시 상용화의 선두 주자다. 2인승 멀티콥터 기체 볼로시티의 유럽항공안전청 인증을 추진 중이며, 유럽 내 주요 이벤트 및 도심 내 단거리 연결 노선을 공략하고 있다.
다만 릴리움처럼 경영난으로 2025년 주인이 바뀌었다. 독일 다이아몬드 에어크래프트가 인수한 것이다. 다이아몬드 에어크래프트는 중국 왕펭오토홀딩그룹 산하 왕펭 에어크래프트 디비전의 자회사다. 이후 조직을 재편하고 전기 도시 항공 분야를 포함해 항공기 및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볼로콥터는 본사가 위치한 독일 브루흐잘 연구소 및 생산 시설을 유지한 채 조직 인력을 축소•재편했다. 왕펭그룹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체 상용화와 유럽항공안전청 인증 작업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법인 슈퍼널을 통해 5인승 eVTOL 기체 S-A2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20CES를 통해 개인용 비행체 기반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를 비롯해 그 개인용 비행체와 별도의 맞춤형 모빌리티 등을 연결해 주는, 우주 정거장과 비슷한 허브 개념까지 동원해 하늘과 지상을 잇는 스마트 솔루션 제공을 선언하고 나섰다.
그러니까 개인용 비행체, 즉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뿐 아니라 그것을 중심으로 환승 거점까지 구축해 지상의 자율주행차까지 연계해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지상 모빌리티와 UAM 상공망을 잇는 종합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2028년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BMW그룹의 글로벌 디자인 컨설팅 자회사인 BMW 디자인웍스와 미국 스타트업 알라카이 테크놀러지스가 협력해 2019년 세계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기반 eVTOL로 공개했던 '스카이(Skai)' 프로젝트는 현재 축소 프로토타입 비행 시험 단계 및 시장 투입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 당시 BMW 본사가 직접 기체 기술을 개발하거나 양산에 참여한 것은 아니었다. BMW 그룹 산하의 디자인 전문 기구인 디자인웍스가 외관 디자인, 5인승 실내 구성, 승객용 UI/UX 디자인 파트너로 참여한 프로젝트였다.
BMW 디자인웍스와의 디자인 협력 작업은 초기 콘셉트 및 시제기 디자인 완성 단계에서 완료됐다. 현재 BMW는 해당 기체의 직접적인 기술 개발이나 상용화 운용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BMW와 알라카이의 스카이 프로젝트는 eVTOL 업계에 수소연료전지 에어택시라는 대안을 처음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시장의 주류가 배터리 전기차로 빠르게 재편되고, 수소 인프라 구축 및 항공용 수소 용기•연료전지의 엄격한 FAA 인증 장벽을 넘는 데 난항을 겪으면서 상용화 경쟁 선두권에서는 밀려난 상태다.
아우디도 과거 에어버스 및 자회사인 이탈디자인과 에어택시 개발을 추진했으나 현재는 전면 중단한 상태다. 폭스바겐그룹 차원의 항공 모빌리티 전략 역시 보잉과 협력을 타진했던 포르쉐 중심 또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폭스바겐 브랜드의 eVTOL 프로토타입 플라잉 타이거 개발 등으로 이관 및 재편됐다.
유럽의 에어버스는 4인승 전기 기체인 시티에어버스 넥스트젠 시제기를 공개하고 테스트 및 자체 생태계 조성을 병행하고 있다. 브라질의 항공기 제조사 엠브라에르의 자회사 이브에어모빌리티(엠브라에르)는 대규모 선주문 물량을 바탕으로 도시형 모빌리티 소프트웨어와 eVTOL 기체를 동시 개발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에어택시의 도전 과제는 인증 및 제도적 장벽이다. 기체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술적 완성도 외에도 각국 규제 기관의 엄격한 기체 타입 인증 및 운항 허가가 시장 진입의 최대 병목 요소다. 물론 6년 전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수직으로 이착륙하기 위해서는 헬리콥터의 경우에서 보듯이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다. 또 이착륙 시에 발생하는 비산 먼지와 소음, 항공 관련 규제 등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도심을 비행할 때 빌딩의 접근으로 인한 보안 문제도 드론이 그렇듯이 난제다.
수직 이착륙장인 버티포트의 도심 내 건설, 고속 충전 인프라, 그리고 도심 저고도 공항 통제 관제 시스템(UTM)의 통합 개발도 간단하지만은 않다.
초기 상용화는 일반 대중의 일상 출퇴근보다는 공항과 도심 핵심 거점을 잇는 공항 셔틀이나 관광, 긴급 의료 이송 용도로 우선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완전 자율주행차동차가 그렇듯이 그것이 언제 구현될지는 그렇지만 아직은 예측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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