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이 수익성 악화와 관세 장벽,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사업부의 라인업을 대폭 개편했다. 현지 수요가 높고 마진이 두터운 픽업트럭과 대형 SUV 시장을 전면에 내세워 북미 시장 내 입지를 재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지 소식통 및 외신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미국 내 판매 모델 전체에 대한 구조조정 검토에 착수했다. 비수익성 모델의 단계적 단종을 고려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 사업부 수장 자리에 아우디의 마르코 슈베르트 전 영업 책임자를 신임 총괄로 내정하고 기존 켈 그루너 대표의 후임으로 배치하는 인적 쇄신을 추진 중이다.
이번 전략 개편의 핵심은 그동안 폭스바겐이 진출하지 않았던 북미 픽업트럭 시장의 본격적인 진입이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총괄은 픽업트럭과 대형 SUV 부문의 높은 수요와 탄탄한 수익성에 주목하고 있음을 밝혔다. 2030년 이전 첫 픽업트럭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출시하는 방안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의 생산 체제도 재편되고 있다. 현지 전기차 보조금 제도의 변화 및 시장 성장세 둔화 여파로 전기 SUV ID.4의 현지 생산은 조기 중단됐다. 폭스바겐은 해당 공장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대형 SUV 아틀라스의 생산 비중을 높이는 한편, 새로 투입될 신규 픽업트럭의 현지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형 픽업트럭의 개발 방식은 독자 개발부터 외부 협력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최종 결정은 수개월 내 내려질 전망이다. 파트너십의 유력한 후보로는 포드가 거론된다. 양사는 이미 글로벌 협약을 통해 포드의 유럽형 전기차 익스플로러와 카프리에 폭스바겐 MEB 플랫폼을 공유하고, 상용차 및 남아공 생산 픽업트럭 아마록에 포드 레인저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밀접한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폭스바겐은 아틀라스만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티구안, 타오스, 제타 등 중소형 라인업은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입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관세 정책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번 생산 기지 및 라인업 재편은 관세 부담을 줄이고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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