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별개로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해 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디넷코리아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한 내용을 로봇 전문 매체 로봇비트가 지난 10일 소개했다. 프로젝트는 공개 없이 진행돼 왔으며 상당한 단계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경쟁사 제품보다 성능이 앞설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자체 휴머노이드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로보틱스 익스피리언스(RX) 사업부를 신설했다. RX 사업부는 노태문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보고하는 조직으로, 업계에서는 로봇 사업을 최고 경영진 차원에서 끌어올리려는 신호로 해석한다. 조직 개편을 수반한 결정이라 로봇을 단기 프로젝트가 아닌 지속 사업으로 다루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휴머노이드 개발에는 데이터와 AI 모델, 하드웨어 제조 능력이라는 세 가지 입력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이 세 가지를 모두 기관 규모로 갖춘 몇 안 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데이터 측면에서는 가전과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나오는 공정 데이터를 로봇 훈련에 활용할 수 있다. 공정 데이터는 생산 라인의 실제 환경을 반영하므로, 로봇이 구조화된 산업 환경에서 마주할 조건을 훈련 재료로 삼을 수 있다. 회사는 구미 캠퍼스에 데이터 팩토리를 세워 공정 데이터를 로봇 훈련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배치 전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실제 현장에서의 행동을 미리 검증할 계획이다.
AI 측면에서는 자체 대형 언어 모델 삼성 가우스가 있다. 로봇 지능 개발을 외부 AI 제공업체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가전용 모터 기술을 바탕으로 한 자체 액추에이터를 개발 중이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컨트롤러, 감속기를 통합해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부품으로, 휴머노이드 제조에서 비용과 성능의 주요 병목으로 꼽힌다. 관절마다 여러 개가 들어가 부품 수와 정밀도가 로봇 전체의 가격과 동작 품질을 결정한다. 가전 모터는 소형화와 정밀 제어, 대량 생산 노하우가 쌓인 분야라, 순수 로봇 기업이 처음부터 갖추기 어려운 출발점이 된다는 게 로봇비트의 분석이다. 반도체 쪽에서는 삼성 파운드리가 엔비디아의 로봇 칩을 위탁 생산하고 있어 현재 물리 AI 시스템이 쓰는 연산 구조를 직접 파악하고 있다.
인력 확충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현대차 출신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운영 방향을 포함한 로봇 전략을 이끌었던 이동건을 로보틱스 전략팀장으로 임명했다. 이동건은 삼성 로보틱스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총괄한다. 삼성리서치 아메리카와 삼성리서치 베이징 등 해외 연구소에서도 로봇 엔지니어를 채용 중이다.
삼성전자의 자체 개발은 2023년 지분 과반을 인수한 레인보우로보틱스와는 별도로 진행된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가 지분 과반을 사들인 한국 휴머노이드 기업으로, 자체 휴머노이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제조와 데이터 자산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자체 하드웨어를 병행하는 이중 전략을 취하는 셈이다. 경쟁사 대부분이 더 좁은 제조와 데이터 기반에서 시작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끌어올 수 있는 자원 규모가 이번 개발의 경쟁적 의미라는 게 로봇비트의 설명이다.
자세한 내용은 로봇비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삼성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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