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인공지능에 국운을 걸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붐을 일으킨 미국의 인공지능업체들은 투자 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람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전 같지는 않다. 지금은 신입사원과 경력 사원을 다시 채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수익성이 가장 큰 이유다. 인간보다 오히려 비용이 덜 든다는 것과 직관적 판단이 불가능하다는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미국 일부에서는 물과 전기 등을 먹는 데이터센터를 자기 지역에 건설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비율이 70%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중국은 AI 인프라 전략으로 더 속도를 내고 있다. 권위주의 국가라서 가능한 일도 하고 있다. 미래는 알 수 없다.
2016년 일론 머스크가 ‘1년 내’를 장담했던 완전 자율주행차도 아직은 거리가 멀다. 그때도 금방이라도 완전 자율주행차가 눈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떠들썩 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물리적인 제품으로 수익을 올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단계적인 발전을 추구해야 하는 시기다. 물리적 요소가 많은 전기차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트럼프의 결정에 따라 미국은 전기차 시대에 뒤쳐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전기차의 가격이 2025년 하이브리드 전기차보다 낮아졌지만 최근 다시 반등하고 있다. 그럼에도 배티리 관련 가격 인하는 추세로 여겨지고 있다. 그 상황을 짚어 본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15년 이후 전기차 가격 변화는 배터리 가격 인하와 궤를 같이 한다. 크게 요약하면 초기 전기차는 고가의 틈새 상품에서 지금은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로 진입한 상태다. 핵심 부품인 배터리 팩 가격 하락, 제조 규모의 경제 달성, LFP 배터리의 부상, 그리고 완성차업체 간의 가격 경쟁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1. 10년만에 배터리 팩 가격 70% 하락
배터리는 전기차 전체 원가의 30~40%를 차지한다. 2015년 배터리 팩 기준 kWh당 약 380~390달러였다. 2020년 137달러, 2023년~2024년에는 100~115 선에 진입했다. 조사회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다. 블룸버그NEF 기준 전기차용 팩은 2025년 99달러로 처음으로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70% 이상 하락한 것이다.
이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수준의 출고가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2015년 경부터는 테슬라 모델S 등 고가 모델이나 닛산 리프, BMW i3 등 짧은 주행거리의 소형차 위주 시장이었다. 평균 가격이 높았으며 정부 보조금 없이는 내연기관차 대비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구조였다.
2019년경부터는 테슬라 모델 3, 모델 Y의 양산 모델 판매 증가와 현대차그룹의 E-GMP 기반 아이오닉 5, EV6, 폭스바겐 ID.4 등의 전용 플랫폼 전기차가 대거 출시됐다. 가격도 3~4만 달러(한국 기준 4,000만~6,000만 원대)의 대중형 볼륨 모델이 시장 구도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공급망 병목 현상과 리튬, 니켈 등 주요 배터리 원자재 가격의 폭등으로 인해 배터리 팩 가격이 일시적으로 150달러까지 상승했다. 당연히 전기차 가격도 인상됐다.
그러나 2023년부터는 중국발 치킨게임 및 LFP 배터리 확대로 중국시장 중심으로 가격 인하가 본격화됐다. 1만 5,000~2만 달러 수준의 초저가 보급형 전기차가 시장을 주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동급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차이가 대폭 줄어들었다. 2025년 기준 중국시장에서는 평균 배터리 팩 가격이 84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미 다수 차급에서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하거나 동일한 가격대를 달성했다. 반면 북미 및 유럽 시장은 NCM 배터리 선호,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규제 요인, 높은 인건비로 인해 중국 대비 40~50% 이상 높은 평균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정리하면 지난 10년간 전기차 가격은 얼리어답터용 고가 프리미엄에서 배터리 단가 하락과 LFP 채용에 기반한 대중적 실용가로 급격히 하향 평준화됐다. 2022년의 원자재 수급에 따른 일시적 가격 반등을 제외하면, 생산 공정 효율화와 제조 기술 발전에 힘입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왔다.
2. 2025년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가격 역전
2025에는 전 세계 배터리 전기차의 평균 판매 가격이 하이브리드 전기차보다 낮아졌다. 미국 리서치회사 모빌리티 글로벌의 가중 평균 판매 가격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배터리 전기차 평균 소매 가격은 약 3만 7,000달러로 2020년 대비 9%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전기차 평균 가격은 16% 상승한 약 3만 9,000달러였다. 배터리 전기차가 더 싸진 것이다.
2025년 승용차용 배터리 가격은 2020년 대비 37% 하락했다. 세계 배터리 공급망의 80%를 점유한 중국 내 과잉 생산과 함께, 코발트를 배제해 가격을 낮춘 LFP 배터리의 채택률이 높아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스텔란티스, 르노, 폭스바겐 등 유럽 주요 제조사들이 LFP 배터리를 도입하며 차량 가격을 대폭 낮췄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해외 진출도 공급 가격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 BYD 등 중국 기업들은 배터리부터 차체까지 수직 계열화된 생산 체계를 바탕으로 독보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국자동차제조자협회(CAAM)에 따르면 2025년 중국의 배터리 전기차 수출은 164만 대를 기록하며 급증했다. 특히 가격 민감도가 높은 태국과 멕시코 등 동남아•남미 신흥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상승과 전기차 가격 하락세가 맞물려 2026년 글로벌 신차 판매 중 배터리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비중이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본격적으로 전기차의 경쟁력이 시장을 좌우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번 가격 역전은 배터리 전기차는 하이브리드 전기차보다 비싸다는 기존 공식을 깨뜨린 것이다. 그로 인해 하이브리드에 절대적 강세를 보여 온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에게 가격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폭스바겐과 르노, 스텔란티스 등 양산 업체들의 LFP 채택 가속화로 인해 전기차의 가격 하향 평준화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언제나 그렇듯이 미국의 이란 침공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가능성 때문에 변동성을 예상할 수 있다.
3. 원자재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존재
그런 가운데 원자재 가격 반응과 각국 정책 변화에 따라 전기차 실 구매가가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이는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 평균 판매 가격 기준으로는 저가형 LFP 배터리 탑재 모델 증가로 착시가 존재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동급 기준 실구매가 및 중고차 가격은 최근 상승으로 돌아서거나 가격 하락세가 정체되는 양상이다.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의 정체와 정제 비용 증가로 배터리 팩 제조 단가의 하락세가 멈추고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용량 NCM 배터리를 탑재하는 중•대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원가 상승 부담이 완성차 소비자가로 전가되고 있다.
유럽과 북미 주요 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예산이 점진적으로 축소되거나, 보조금 수령을 위한 가격 상한선 요건이 한층 엄격해진 것도 이유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달러 강세 등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완성차 제조사들의 금융 부대비용과 수입 부품 조달 비용이 크게 큰 것도 중요한 배경이다. 중고 전기차 가격 인상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저가형 모델과 고가 모델에서는 원가 인상분을 반영하는 가격 이원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원자재 공급망 안정 및 차세대 배터리 양산 체제가 정착되는 시점까지는 당분간 전기차 실 구매가의 높은 변동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소형차 위주의 시장인 유럽시장과 대형 픽업트럭과 SUV 중심의 미국시장의 차이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유럽은 소형 전기차 중심의 하향 평준화 및 대중화가 확산되고 있다. 물론 LFP배터리로 인해 가능한 것이다. 반면 넓은 도로와 장거리 주행, 가구당 다 차량 보유 환경인 미국은 대형 SUV와 픽업트럭 위주로 전기차 라인업이 구성되어 있어 초기 차량 가격 및 배터리 원가 부담이 가격 하락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0~200kWh의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소비자들은 배터리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내연기관 대형차로의 수요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4. 양산차와 프리미엄, 유럽과 미국의 양극화
현 시점에서 전기차 가격 변동은 양산업체와 프리미엄 또는 대형차 위주의 시장에 따라 다르다
주요 지역별로 규제, 보조금 정책, 경쟁 강도에 따라 자동차 가격 동향이 뚜렷이 차이가 난다.
최대 시장인 중국은 정부 경고에도 가격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과잉 공급과 내수 수요 둔화도 위험 요인이다. 중국시장에서는 저가 소형차는 물론 메르세데스 벤츠와 볼보 등 프리미엄 브랜드조차 수십만 위안대 대규모 할인을 적용하며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 역전이 뉴 노멀이다.
그 와중에 수익성 악화와 그로 인한 시장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 내 상위 10개 거대 제조사의 시장 점유율이 95% 수준에 달한다. 가격 인하 여력이 없는 한계 기업들의 퇴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내수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 업체들은 수출 확대와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은 둔화된 전기차 수요 속 보급형 전기차 중심의 가격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엄격한 유럽연합 배출가스 규제와 보조금 축소 정책이 맞물리면서, 완성차 제조사들이 고가 라인업 대신 보급형 모델 중심의 가격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독일 등 주요국에서 정부 보조금이 감축되거나 종료되면서 전기차 신차 가격에 대한 소비자 체감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이로 인해 완성차 브랜드들은 자체적인 가격 할인이나 금융 프로모션을 크게 늘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양산업체들은 2만 5,000유로 이하의 보급형 신규 전기차를 잇달아 투입하며 실질적인 구매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또한 CO₂ 배출 기준을 맞추지 못한 브랜드들은 벌금을 피하기 위해 전기차 판매 가격을 인하하거나, 중국 배터리 전기차회사와의 배출가스 연합을 구성하며 비용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신차 평균 거래 가격이 4만 9,000달러(약 6,600만 원) 이상을 유지하고, 할부 금리와 보험료가 동시에 급등하면서 월간 차량 유지비 부담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2만 달러 이하의 저가 신차 가뭄 현상이 심화되었고, 수요가 중고차 시장으로 대거 이동했다.
미국시장은 전기차 가격 인하세가 둔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신차 수요는 줄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회사들은 실질 판매가를 낮추기 위해 저금리 금융 지원 및 리스 가격 인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토요타 등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강한 브랜드의 신차는 할인 폭이 극히 적거나 프리미엄이 유지되고 있다. 반면, 대형 픽업트럭이나 고가 전기차의 재고 할인 폭은 확대되는 양극화가 뚜렷하다.
세상은 하루 아침에 변하지는 않는다. 시간이 필요하다. 자율주행도 인공지능도 그렇다. 그 과정에서 시장 재편이 이루어진다.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미래의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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