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징벌적 고율 관세와 안보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완성차 대신 맞춤형 로보택시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미국 자율주행 시장의 하드웨어 공급망을 빠르게 점유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용 중국산 전기차의 미국 시장 진출은 대선 및 무역 정책에 따른 고율 관세(최대 127.5%)로 차단되었으나, 상업용 자율주행 파트너십을 통한 하드웨어 공급은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리서치업체 임포트지니어스는 지리자동차 그룹의 지커는 2024년 이후 웨이모에 제공되는 로보택시 전용 미니밴 플랫폼 CM1e(코드명 오하이 ,위 사진)를 미국으로 3,200대 이상 출하했다. 투자회사 웨이모가 현재 월평균 약 300대 규모의 지커 차량 플랫폼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웨이모가 요구하는 평평한 바닥, 낮은 문턱, 슬라이딩 도어, 넉넉한 공간 등 로보택시 특화 플랫폼을 신속하게 양산 및 조정할 수 있는 공급망을 갖춘 유일한 주체라는 점을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 제조사들은 촘촘한 배터리·부품 산업 클러스터 덕분에 서구 기업 대비 자재비와 자본지출을 약 30% 낮게 유지하며 신속한 프로토타입 양산이 가능하다.
미국의 급격한 무역장벽 강화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파트너십이 지속되는 배경에는 압도적인 비용 절감 효과가 존재한다. 100%가 넘는 관세를 부담하더라도 개당 20만 달러 이상이 소요되던 기존 재규어 I-Pace 개조 방식보다 지커 기반 로보택시의 도입 단가가 훨씬 낮아, 플랫폼 구매 비용을 대폭 축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상무부의 2027년형부터 중국 연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통신 단말 제한 커넥티드 차량 보안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분업 모델도 정착됐다. 지커는 자율주행용 센서나 소프트웨어가 제거된 순수 차체·섀시 상태로 출하하며, 웨이모는 애리조나주 메사 공장에서 자체 개발한 6세대 자율주행 라이다 및 컴퓨팅 시스템을 직접 탑재해 가치사슬을 분리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하드웨어 제조 중추를 제공하고 미국이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통제하는 가치사슬 분업 체계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하드웨어 공급에만 머무를 경우 고부가가치 서비스 수익과 고객 데이터 주도권은 미국 기업이 독식하게 되는 만큼, 중국 자동차 업계의 장기적인 글로벌 자생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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