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본 맛집에 지친 여행자라면 주목하자. 세련된 라운지 스타일의 인도 커리와 현지를 통째로 옮겨온 듯한 태국 식당, 낮과 밤이 극적으로 변하는 레스토랑과 거대한 라이프스타일 공간까지, 도쿄에서 꼭 가봐야 할 미식 스폿 4곳이다.
인도 커리의 세련된 변신
디야
도쿄 글로벌 음식 탐방의 첫 번째 여정은 도쿄의 새 중심지로 떠오른 다카나와 게이트웨이 시티다. 이곳 5층에 자리한 인도 요리 전문점 ‘디야(DIYA)’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투박한 인도 음식점의 관념을 깨고, 모던한 라운지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디야에서는 다양한 커리, 탄두리 메뉴는 물론 코스 요리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여행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과 풍성한 구성이 돋보이는 점심 메뉴를 추천한다. 인기 있는 런치 세트는 깊고 부드러운 풍미의 버터 치킨 커리와 고소한 치즈를 아낌없이 넣은 치즈 난 조합이다. 기분 좋은 향기와 고소한 버터, 치즈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또 여러 종류의 커리를 즐길 수 있는 플래터 메뉴도 빼놓을 수 없다. 오늘의 커리를 포함해 5가지 커리에서 3종류를 고르면 되는데, 밥과 튀김, 인도식 새우장(페이스트 형태) 등을 곁들여 인도식 백반을 경험할 수 있다.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부터 정통의 맛을 원하는 마니아층까지 두루 만족시킬 수 있다. 실제로 구글 지도 등의 리뷰를 보면 인도 정통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적인 입맛에 맞춘 깔끔한 곳이라는 평이 많다.
참고로 디야를 찾는 이들이 많아 도쿄 내 주요 상업지역에 지점을 두고 있다. 동선에 따라 히비야 미드타운, 롯폰기힐즈, 시부야 등에서 방문할 수도 있다.
태국의 풍미와 정취를 품은 식당
크룽 시암 오이마치
시나가와구에는 현지인들의 교통 요지인 오이마치역(Oimachi)이 있다. 역 근처에 상업 시설과 맛집이 많은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리고 작은 골목에 태국 요리 전문점 ‘크룽 시암(Krung Siam)’도 자리하고 있다.
크룽 시암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방콕으로 이동한 듯한 기분이 든다. 시선을 사로잡는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태국풍 소품들 때문이다. 또 태국 현지 출신의 셰프들이 주방을 책임지고, 태국에서 공수한 향신료를 사용해 태국 음식 본연의 맛을 고수하고 있다.
방콕이나 치앙마이에서 즐겼던 맛을 이곳에서 재현하고 있는데, 매콤새콤한 풍미와 탱글한 새우의 식감이 매력인 ‘똠얌꿍 누들’, 매콤하게 볶아낸 다진 고기에 바질 향을 입히고 반숙 계란후라이를 올린 태국 국민 덮밥 ‘팟 카파오 랏 카오’가 베스트셀러다. 게다가 런치 메뉴에는 태국식 생춘권과 수프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저녁에 방문했다면 전채로 상큼한 스프링롤, 메인으로 태국식 닭구이를 더하면 좀 더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주방 브랜드의 화려한 외출
버미큘라 레스토랑 더 파운드리
일본의 주물가공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한 다이닝 공간. 특히, 무수분 조리법을 통해 식재료 본연의 맛을 극대화한 요리를 선보인다. 이곳의 매력은 낮과 밤의 극적인 변신에 있다. 채광이 가득 들어오는 점심에는 합리적인 가격의 요쇼쿠(일본식 경양식) 정식 메뉴들이 중심을 이룬다.
버미큘라 프라이팬으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낸 함박스테이크와 고소한 생선 포와레가 점심시간의 대표 메뉴다. 여기에 라이스팟으로 갓 지어내 윤기가 흐르는 따뜻한 밥이 곁들여져 정갈한 한 끼를 완성한다.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에는 한층 중후한 다이닝 라운지로 바뀐다. 정성스럽게 끓여낸 깊은 풍미의 소볼살 비프스튜와 저온 조리 후 짚불로 향을 입힌 와규 스테이크 등 진한 풍미의 요리들을 만날 수 있다. 참, 레스토랑 맞은편에는 버미큘라의 프리미엄 식기 및 조리 도구를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카페 개념의 확장
오가와 커피 래버러토리
커피와 식문화의 한계를 허무는 실험실, ‘오가와 커피 래버러토리(OGAWA COFFEE LABORATORY)’도 눈여겨볼 만하다. 뉴우먼 다카나와(NeWoman Takanawa)에 무려 4,000제곱미터(약 1,200평) 규모로 들어선 라이프스타일 공간이다.
교토에서 오랜 시간 축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카페 이상의 가치를 담아냈으며, 일상 전반을 큐레이션하는 거대한 미식의 장을 완성했다. 거대한 실험실에는 총 12개의 전문 카테고리 랩(Lab)이 존재한다. 싱그러운 향기가 피어오르는 커피와 베이커리, 디저트를 시작으로 오픈 키친, 피자, 젤라토, 초콜릿 숍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브루어리, 와인 바, 델리카테슨, 글로벌 식료품 마켓까지 다채로운 맛의 경험이 한 공간 안에서 교차한다.
교토를 대표하는 카페라는 명성답게 커피의 다양성은 수준급이다. 전 세계에서 엄선한 싱글 오리진부터 독창적인 블렌드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자체 개발한 오가와 커피 플레이버 컴퍼스를 통해 취향에 맞는 원두를 고른 뒤, 에스프레소, 푸어오버, 에어로프레스 3가지 추출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음식도 허투루 내지 않는다. 심지어 수준급 양식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이 분위기, 이 맛, 이 가격, 어느 하나 빠짐없이 만족스럽다. 겉바속촉으로 구워낸 고기와 생선 스테이크에 제철 식재료의 맛을 살린 가니시를 곁들여 낸다. 호텔 다이닝 못지않은 세련된 플레이팅은 덤이다. 오픈된 공간이지만 푸드코트 방식의 번잡함 대신 테이블 서비스로 운영되어 대접받는 듯한 기분까지 누릴 수 있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