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창업자 겸 대표는 20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언리얼 페스트 서울 2026’에서 기조 강연을 마친 후 국내 미디어와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팀 스위니 대표는 언리얼 엔진 6와 에픽게임즈의 오픈 에코시스템 전략을 소개하며 언리얼 엔진 6를 중심으로 개발자와 이용자가 주도하는 개방형 게임 생태계에 대한 설명을 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한국 개발사들이 이러한 전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는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도 참석해 의견을 밝혔다.
아래는 일문일답.
Q. 구글은 앱 수수료를 낮추고 경쟁 스토어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구글의 수수료 수준이면 공정한 시장 경쟁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는가?
팀 스위니 대표: iOS와 안드로이드는 서로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어 단순하게 비교하기 어렵다. 구글과는 상업적인 합의를 했으며 일정 부분 괜찮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쟁 스토어를 개방하고, 경쟁 스토어를 통한 거래에는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방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애플이 직접 처리하지 않는 거래에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회사가 실제로 부담한 비용을 회수하는 정도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거래 금액의 일정 비율을 가져가는 것은 맞지 않다.
또 애플의 경우 한국 게임사가 만든 게임을 한국 결제 시스템을 통해 한국 소비자가 구매한다. 그 과정에서 애플이 별도의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면 수수료를 가져갈 이유가 없다. 이런 경우 수수료는 0%에 가까워야 한다.
Q. 기조 연설에서 클로드나 코덱스 같은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의 협업을 언급했는데, 한국 AI 기업과도 협업할 계획이 있는가?
팀 스위니 대표: AI와 관련해서는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한국 게임사들의 활용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생각하는 방향은 언리얼 엔진에 대형 언어모델을 연결해 개발자를 돕는 어시스턴트로 활용하는 것이다. 클로드나 제미나이 등 여러 모델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한국 기업이 이 분야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는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음성이나 3D 모델 생성처럼 반드시 수십억 개의 파라미터가 필요하지 않은 분야도 있다. 한국에서도 관련 기술 개발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Q. 한국 시장 이용자가 56% 증가하고 매출은 12배 성장해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의 성장세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팀 스위니 대표: 한국 시장과 앞으로의 생태계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에픽게임즈 스토어와 포트나이트 등의 생태계를 통합하면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의 게임에서 이뤄진 구매가 그 게임 안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경험으로 이어진다면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 포트나이트가 여러 게임 및 IP와 협업하고 있는 것이 그 시작이다.
장기적으로는 에픽게임즈 스토어와 포트나이트를 비롯한 여러 서비스가 호환되고, 이용자가 게임이나 플랫폼의 경계를 넘어 구매와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발전시키려고 한다.
현재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등 플랫폼이 각각 나뉘어 있어 보이스 채팅 같은 기본적인 소통도 플랫폼의 경계를 넘기 어렵다. 이러한 장벽을 허무는 것이 차세대 게임 개발 방식이며, 한국이 그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게임 산업은 미국과 일본 중심의 아케이드게임에서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으로 변화했고, 이제 생태계 중심의 게임으로 넘어가고 있다. 포트나이트와 로블록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개발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더 많은 가치를 가져가는 생태계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한국 개발사들은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시대에도 뛰어난 경쟁력을 보여줬다.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처음부터 전 세계 이용자에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K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까지 고려하면 한국 게임과 콘텐츠의 성장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
Q. 언리얼 엔진 6가 가져올 생태계의 성장을 언리얼 엔진 5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라고 예상하는가?
박성철 대표: 저희가 이야기하는 ‘생태계’나 ‘오픈 에코시스템’이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다. 기존 생태계는 플랫폼을 가진 회사가 모든 것을 통제하고 개발사가 그 안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구조였다. 에픽게임즈가 이야기하는 오픈 에코시스템은 이와 다르다.
현재도 포트나이트 안에서 여러 게임과 콘텐츠가 연결돼 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게임을 출시하거나 포트나이트에서 특정 캐릭터 및 IP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다. 에픽 계정도 통합돼 있다.
향후에는 언리얼 엔진 6와 에픽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서로 다른 게임과 서비스 사이에서 계정과 아이템, 경험 등이 연결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려고 한다. 모든 회사가 의무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각 회사가 원할 경우 다른 서비스와 선택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방향을 국내 개발사들에 설명했을 때 언리얼 엔진 6의 방향성에 대한 반응도 굉장히 좋은 편이었다.
Q. 로블록스뿐 아니라 생성형 AI 기업도 앞으로 언리얼 엔진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
팀 스위니 대표: 플랫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여러 종류의 경쟁자가 존재한다. 로블록스는 월간활성이용자 수가 약 4억 5000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당연히 경쟁자로 볼 수 있다. 이용자의 시간을 두고 경쟁한다는 관점에서는 유튜브와 틱톡, 넷플릭스 역시 경쟁자다.
개발 도구 분야에서는 언리얼 엔진뿐 아니라 유니티와 여러 오픈소스 엔진이 경쟁하고 있다. 생성형 AI도 콘텐츠와 코드, 3D 콘텐츠를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 영역이 될 수 있다. 월드 모델을 비롯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 비슷한 가상 경험을 생성하는 기술도 경쟁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어느 한 회사를 단순히 에픽게임즈의 경쟁자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새로운 활용 사례가 계속 등장하고 있어 앞으로 3년 동안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단정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에픽게임즈가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세대의 이용자가 지속해서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을 만들고, 이들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Q. 구글과의 합의가 에픽게임즈에 유리한 결과라는 비판도 있다. 특히 합의서가 다루는 앱 유통과 수수료 등에 대해 2032년까지 비판하지 못한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사실인가?
팀 스위니 대표: 질문에서처럼 2032년까지 적용되는 관련 조항이 있는 것은 맞다. 다만 구글과 에픽게임즈가 상업적인 합의를 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다.
이와 별개로 각국 규제 당국이 반독점 문제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남아 있다. 국가마다 법과 규제가 다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각국 규제 당국이 소비자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판단해야 한다.
애플이 직접 처리하지 않는 거래에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경쟁 스토어를 한국에서는 허용하지 않으면서 일본에서는 허용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일본에서 경쟁 스토어를 허용하면서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것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애플과 구글, 에픽게임즈 모두에 적용돼야 하는 원칙은 하나다. 자유로운 경쟁이 있어야 한다. 자유 경쟁 시장에서 각 회사가 경쟁하고 소비자에게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구글과 에픽게임즈의 합의 중 공개된 내용은 이미 확인할 수 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상업 거래의 거버넌스에 관한 내용이다. 에픽게임즈와 구글만을 위한 특별한 합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성철 대표: 에픽게임즈가 우리만 이익을 얻기 위해 구글과 싸운 것은 아니다. 에픽게임즈가 문제를 제기하고 싸워온 결과 다른 회사들도 구글 플레이에서 서드파티 스토어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에픽게임즈만 특별한 혜택을 얻는 구조가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스토어를 만들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Q. 에픽게임즈의 오픈 생태계에 스팀이나 콘솔 플랫폼을 비롯한 다른 사업자도 참여할 수 있는가?
팀 스위니 대표: 저희가 말하는 ‘팀 오픈(Team Open)’의 취지처럼 많은 회사가 오픈 에코시스템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팀이든 콘솔 플랫폼 회사든 오픈 생태계에 참여하겠다고 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다만 개방된 시스템 안에서 서로 동등하게 참여하고 공유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해야 한다. 특정 회사가 시스템 전체를 소유하고 통제하는 형태가 아니라 각 참여자가 동등한 위치에서 연결되는 P2P 형태의 시스템이어야 한다.
박성철 대표: 이론적으로는 여러 플랫폼이 동등한 수준에서 연결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계정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게임 아이템은 어떤 방식으로 이동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생긴다. 이런 세부적인 부분을 기술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Verse와 언리얼 엔진 6가 존재한다고 보면 된다.
언리얼 엔진 6는 그래픽의 발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게임이 소셜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서로 열린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기반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방향이다. 서로 다른 플랫폼이 연결되는 시나리오 역시 기술적으로 가능할 수 있다.
Q. 에픽게임즈 코리아가 설립 18년 차를 맞았다. 과거와 비교해 한국 지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졌으며, 앞으로 어떤 전략에 집중할 계획인가?
박성철 대표: 한국 지사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국내에서 언리얼 엔진 도입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프로젝트 수를 보면 한국은 다른 지역보다 굉장히 많았고, 어떤 해에는 미국보다 많을 정도였다. 중국과 유럽, 일본과 비교해도 활용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특히 모바일 분야가 독보적이었다. 언리얼 엔진 3 시절부터 한국에서는 모바일게임에 언리얼 엔진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이런 흐름이 13년 이상 이어졌고 다른 국가들이 이를 따라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대형 모바일게임을 개발한다면 10개 중 9개가 언리얼 엔진을 선택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도입률이 높다.
앞으로 집중하려는 부분은 새로운 게임 개발 방식이다. 기존 방식으로 대형 게임만 계속 개발하는 것에 대해 국내 개발사들도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언리얼 엔진 6를 활용한 대작 개발은 계속되겠지만, 동시에 에픽게임즈 생태계 안에서 국내 게임사들이 규모와 관계없이 활약하는 모습을 만들고 싶다.
현재 여러 회사 및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내년에는 UEFN을 활용한 게임 분야에서도 한국 개발자들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팀 스위니 대표: 한국 개발사들에 지금은 굉장히 큰 기회다. 세계 게임 산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이동하고 기술과 게임의 형태도 다음 세대로 넘어가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기는 한국 기업들이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있고 미국 대형 게임사들도 구조조정 이후 새로운 경쟁에 뛰어들 것이다. 경쟁은 치열하겠지만 그만큼 많은 기회도 존재한다.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그동안 한국 개발자와 이용자를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에픽게임즈의 여러 제품 개발과 새로운 기술 및 서비스를 선보이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역할을 계속해 주기를 기대한다.
Q. 바비로 유명한 마텔이 게임 스튜디오를 만들면서 포트나이트와 로블록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비슷한 사례가 늘어날까?
팀 스위니 대표: 생태계가 커질수록 이런 기회는 훨씬 많아질 것이다. 마텔 같은 회사는 게임 개발사와 협력해 자신들이 보유한 IP를 게임 생태계에 선보일 수 있다. 포트나이트 안에서 해당 IP를 알리고 이용자와 직접 소통하는 새로운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는 TV나 기존의 물리적 마케팅 채널과는 다른 접점이다. 브랜드는 자신의 IP를 활용하고 개발자는 유명 IP로 새로운 게임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수익 공유 모델이 결합되면 개발자도 직접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궁극적으로 브랜드는 자신만의 ‘브랜드 유니버스’를 구축할 수 있다. 바비나 마텔뿐 아니라 네이버나 스타워즈 같은 브랜드도 가능하다. 각각의 IP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지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고, 하나의 IP를 바탕으로 여러 게임과 콘텐츠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Q. 포트나이트를 비롯한 개방형 플랫폼에서는 차별과 괴롭힘, 유해 콘텐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오픈 생태계를 확대하면서 이를 어떻게 관리할 계획인가?
팀 스위니 대표: 이 문제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새로운 아일랜드가 생성될 때마다 사람이 직접 확인하는 절차가 있으며 AI 어시스턴트도 함께 활용한다.
신고 시스템을 통해 보이스 채팅이나 텍스트에서 욕설과 비방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이용자가 신고할 수 있다. AI를 이용한 자동 탐지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어린이가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에는 이러한 기준을 의무적으로 적용한다.
에픽게임즈가 말하는 오픈 에코시스템은 크게 두 영역으로 나뉜다. 에픽게임즈가 직접 구축하고 호스팅하는 시스템이 있고, 오픈 웹처럼 서드파티 서비스와 연결되는 영역도 있다.
오픈 웹으로 연결되는 경우에는 명확한 등급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 부모가 자녀의 콘텐츠 접근 여부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하며 어린이에게 적합한 콘텐츠인지도 산업 표준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
성인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곳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불법적인 콘텐츠나 행위가 있다면 일반적인 법률과 플랫폼 정책에 따라 처리할 수 있는 절차를 갖추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