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기 어려운 중국산 전기차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통해 본격적으로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웨이모)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미국에서 일반 소비자가 구매하기 어려운 중국산 전기차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통해 본격적으로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구글 알파벳 산하 웨이모(Waymo)는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생산하는 전용 전기차를 기반으로 개발한 차세대 로보택시 '오자이(Ojai)'의 상용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피닉스에서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오자이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 5월 28일부터 무료 얼리 액세스 방식으로 제한적으로 운행해 온 차량을 유료 상용 서비스에 본격 투입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 웨이모 서비스를 이용하는 승객은 주변에 차량이 있을 경우 기존 재규어 'I-페이스' 기반 로보택시 대신 오자이를 배정받을 수 있다. 웨이모는 향후 이용자가 오자이와 기존 I-페이스 가운데 원하는 차량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자이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차량의 기본 설계와 생산을 중국 지커가 담당하기 때문이다. 지커는 지리홀딩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로 오자이의 기반 차량을 전기차 전용 'SEA-M'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생산하며 차체 디자인은 스웨덴에서 이뤄졌다.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피닉스에서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오자이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웨이모)
현재 미국에서는 높은 관세와 중국산 커넥티드카를 겨냥한 규제 등으로 중국 브랜드의 승용 전기차 판매가 사실상 제한된 상태다. 일반 소비자가 지커나 BYD 등 중국 브랜드 전기차를 미국에서 공식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로보택시라는 형태로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 소비자와 직접 만나게 된 셈이다.
외신에 따르면 웨이모는 2024년 이후 로스앤젤레스항을 통해 3200대 이상의 지커 차량을 미국으로 들여왔으며 이 가운데 2600대 이상이 올해 반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산 전기차에 약 127.5%에 달하는 관세 부담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대규모 도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높은 관세에도 지커 기반 차량을 도입할 수 있는 배경에는 원가 경쟁력이 자리한다. 기본 차량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웨이모의 센서와 컴퓨팅 시스템을 추가하더라도 완성된 로보택시의 비용은 기존 재규어 I-페이스 기반 차량의 절반 이하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에 투입되는 차량은 중국에서 생산된 상태 그대로 운행되는 것은 아니다. 2027년부터 적용되는 미국 상무부의 커넥티드 차량 관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산 통신 및 운전자 보조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외하고 반입한 뒤 웨이모가 자체 개발한 센서와 컴퓨팅 시스템을 장착하는 방식이다.
웨이모는 2024년 이후 로스앤젤레스항을 통해 3200대 이상의 지커 차량을 미국으로 들여왔으며 이 가운데 2600대 이상이 올해 반입된 것으로 전해졌다(웨이모)
또 최종 조립은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 위치한 웨이모 시설에서 마그나와 함께 진행된다. 차체와 배터리, 실내 등 차량의 기본 하드웨어는 지커가 담당하지만 실제 자율주행을 담당하는 핵심 시스템은 웨이모 기술로 구성되는 셈이다.
오자이는 기존 승용 전기차를 개조한 로보택시와 달리 개발 단계부터 자율주행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전용 차량이라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밴 형태의 차체에 평평한 바닥과 낮은 승하차 높이를 확보하고 양쪽에 넓게 열리는 대형 도어를 적용해 승객의 접근성을 높였다.
자율주행 시스템에는 웨이모의 6세대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가 탑재된다. 13개의 카메라와 4개의 라이다, 6개의 레이더를 사용하며 이전 5세대 시스템보다 센서 수를 42% 줄였다. 웨이모는 관련 하드웨어 비용 역시 차량 한 대당 2만 달러 이하로 낮췄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웨이모가 오자이를 빠르게 도입하는 배경에는 로보택시 사업의 대규모 확대 전략이 자리한다. 현재 애리조나 공장에는 약 1000대의 오자이가 배치를 기다리고 있으며 일부 차량은 이미 자율주행 시스템 장착을 마치고 기존 약 3700대 규모의 재규어 I-페이스 기반 차량과 함께 운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모가 오자이를 빠르게 도입하는 배경에는 로보택시 사업의 대규모 확대 전략이 자리한다(웨이모)
현재 웨이모는 약 12개 도시에서 주당 약 50만 건의 유료 운행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이를 주당 100만 건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여기에 지커 기반 오자이뿐 아니라 현대차 '아이오닉 5'도 새로운 로보택시 플랫폼으로 추가할 예정이어서 차량 공급망 역시 빠르게 다변화될 전망이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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