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으나 정작 대한민국 국민임을 증명할 종이 한 장 갖지 못한 이들이 있습니다. 나라를 빼앗긴 시절, 독립운동가들은 다른 나라의 신분이나 여러 형태의 증명서에 의존해 국경을 넘나들어야 했습니다. 그 가운데 상당수는 끝내 광복을 보지 못한 채 낯선 땅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빙그레가 광복 81주년을 맞아 이들을 위한 여권을 제작했습니다. 캠페인의 이름은 ‘대한의 가장 빛나는 여권’입니다. 실제 출입국에 사용할 수 있는 여권은 아니지만, 여느 여권보다 무거운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왜 하필 ‘여권’이었을까
여권은 해당 인물이 대한민국이 보증하는 국민임을 나타내는 증표입니다. 그러나 독립운동가들에게는 이 당연한 권리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연해주, 일본을 오가며 무장투쟁과 외교, 교육, 언론 활동을 이어갔지만, 국가가 없으니 국가의 이름으로 된 여권이 있을 수 없었습니다.
빙그레는 국가보훈부, 외교부와 함께 이 역사적 공백을 메우기로 했습니다. 해외에서 활동하다 광복 전에 서거한 독립유공자 가운데 건국훈장 독립장 이상을 수훈하고 사진 자료가 확인되는 30인을 선정해 ‘대한민국 명예여권’을 제작했습니다. 명단에는 안중근 의사를 비롯해 김태연, 김천익, 박영, 이애라 선생 등이 포함됐습니다.
빙그레 측은 “명예여권은 독립유공자분들이 다시는 대한민국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는 약속의 증표”라고 설명했습니다. 몸은 아직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더라도 마음만이라도 조국의 품으로 모시겠다는 뜻입니다.
여권 한 권에 새긴 독립운동의 역사
이 명예여권은 이름만 새긴 기념품이 아닙니다. 실제 대한민국 여권을 모티브로, 독립유공자의 사진과 인적사항을 여권 형식에 그대로 담았습니다.
핵심은 내지 디자인입니다. 여권을 펼치면 독립신문과 태극기,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하얼빈역, 독립군 장교를 양성한 신흥무관학교 등 독립운동의 역사가 이어집니다. 면마다 독립유공자들이 그토록 그리워한 조국의 풍경과 발자취를 새겨 넣었습니다.
81년 만에 후손 품으로, 명예여권 전달식
지난 7월 18일 독립기념관에서 명예여권 전달식이 열렸습니다. 국내외 독립유공자 후손 33인과 국가보훈부 권오을 장관, 외교부 임상우 공공외교대사, 김희곤 독립기념관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이날 후손 대표 7인에게 명예여권과 감사패가 전달됐으며, 전달식에 참석하지 못한 후손들에게는 빙그레가 직접 찾아가 전하기로 했습니다. 김천익 선생의 후손 김용선 씨는 후손들을 대표해 감사 편지를 낭독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명예여권 전시를 관람하고 독립유공자를 기억하는 메시지 카드를 작성했습니다.
열흘 만에 조회수 700만, 그리고 특별전까지
캠페인 영상은 8월 1일 공개된 뒤 열흘 만에 누적 조회수 약 700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영상은 TV와 빙그레 공식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과 국립서울현충원 미디어월에서도 상영됐습니다.
짧은 기간에 700만 회에 이르는 조회수를 기록한 이유는 영상을 직접 보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누르면 캠페인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캠페인은 영상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빙그레는 8월 11일부터 10월 11일까지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전시관 1층에서 ‘대한의 가장 빛나는 여권’ 특별전을 운영합니다. 영상으로만 접하던 30인의 명예여권을 직접 볼 수 있는 자리로, 광복절을 전후해 찾기에 좋은 전시입니다.
빙그레의 광복절 캠페인, 올해가 처음이 아닙니다
빙그레의 독립운동 캠페인은 올해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20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캠페인을 시작으로 매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학생 독립운동가를 위한 ‘세상에서 가장 늦은 졸업식’, 2024년에는 옥중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의 모습을 한복 차림으로 복원한 ‘처음 입는 광복’, 2025년에는 광복 당시의 만세 함성을 재현한 ‘처음 듣는 광복’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처음 듣는 광복’은 2025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5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빙그레공익재단은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을 꾸준히 이어왔으며, 최근에는 그 대상을 국가유공자 후손까지 확대했습니다.
맺음말
‘대한의 가장 빛나는 여권’은 화려한 마케팅 문구 없이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는 여권 한 권조차 갖지 못했던 이들의 사연, 그리고 81년이 지나서라도 그 이름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 진심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이번 광복절, 서랍 속 여권을 한 번쯤 다시 꺼내 보게 하는 캠페인입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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