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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의 40년과 오늘날의 준대형 세단의 디자인

글로벌오토뉴스
2026.08.25. 14:04:09
조회 수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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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7세대 그랜저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 더 뉴 그랜저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중적 준대형 세단의 하나인 그랜저가 처음 나온 게 1986년 7월이니, 무려 40년이 넘어가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40년 전에 나온 1세대 그랜저는 수입차 시장이 아직 개방되지 않았던 당시의 우리나라에서는 최고급 승용차였습니다. 물론 최근에 제네시스의 최상위 모델 GV90의 공개로 인해 당대 최고급 승용차 이었던 그랜저 등장 40주년의 의미가 어딘가 맥이 빠진 것 같은 느낌은 있긴 합니다.



각진 차체 스타일의 1세대 그랜저는 전장 4,865mm, 전폭 1,725mm, 전고 1,450mm, 휠베이스 2,735mm이었으며, 4기통 2,000, 2,400cc, 그리고 V형 6기통 3,000cc 등 세 종류의 엔진을 가로로 탑재한 전륜구동 방식의 당대 최대 길이의 최고급 세단이었습니다.



7세대 그랜저(GN7)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로 나온 더 뉴 그랜저의 차체 크기는 전장 5,035~5,050mm, 전폭 1,880mm, 전고 1,460mm, 휠베이스 2,895mm이고, 엔진은 1,600cc 터보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2,500cc 및 3,500cc, 그리고 3,500cc LPG 등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40년의 시차를 가진 1세대와 7세대 그랜저의 차체 크기에서 전장은 185mm 길어졌고, 폭은 155mm 넓어졌고, 높이는 10mm 높아지면서 휠베이스도 160mm 길어졌습니다. 얼마 전에 공개됐던 준중형 C- 세그먼트 세단 8세대 아반떼의 크기가 전장ⅹ전폭ⅹ전고 4,675ⅹ1,855ⅹ1,425(mm), 휠베이스 2,750mm인 것과 비교하면 1세대 그랜저는 길이는 190mm 더 길지만, 차체 폭은 오히려 130mm 좁고 휠베이스도 25mm 더 짧습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차체 치수만으로 본다면 1세대 그랜저는 8세대 아반떼보다 작은 차체에 앞 뒤 범퍼만 더 큰 걸 붙여 놓았던 셈인 것입니다.

그렇지만 고급승용차는 물리적 치수만으로가 아니라, 당대의 사회나 기술, 미적감각이 지향하는 특징을 반영하는 가치를 통해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변화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40년동안의 그랜저 앞 모습의 변화일 것입니다.



1세대 그랜저의 앞 모습은 사각형 크롬 하우징으로 둘러 쌓인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과 거의 그와 같은 크기와 면적의 사각형 헤드램프로 고급승용차의 존재감을 강조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앞 범퍼에는 헤드램프 워셔 노즐도 설치돼 있었습니다.



헤드램프 워셔는 겨울이 긴 북유럽과 같은 지역에서 눈이 쌓여 녹지 않아 헤드램프를 가리거나, 해빙기에 흙탕물 등으로 헤드램프 렌즈가 오염되는 상황을 대비해 세척하기 위한 장비이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필요 없습니다. 그렇지만 과거에는 유럽산 고급승용차의 상징과 같은 장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앞 모습은 당대의 최고급 승용차 그랜저의 특징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말로 ‘그랜저’ 라고 표기되는 차량 명칭 ‘grandeur’의 영어 발음은 ‘그랜듀어’ 처럼 들리고, 의미는 위엄, 위풍 등이며, ‘장관(長官)’ 같은 고위직을 의미한다고도 합니다. 그야말로 고급승용차에 맞는 이름과 그걸 반영한 디자인이 1세대 그랜저의 앞 모습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7세대 그랜저와 이번에 등장한 7세대 페이스 리프트 모델의 앞 모습은 슬림 수평 LED 주간주행등이 들어가 있고, 역시 LED를 쓴 헤드램프가 범퍼의 돌출된 수평 모서리 아래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날렵하고 역동적인 이미지입니다.

과거의 전구를 쓰는 방식의 헤드램프는 전조등(前照燈), 즉 앞을 비추는 조명장치로써 기능을 하려면 확산하는 성질의 전구 빛을 모아서 일정한 방향으로 조사(照射)하기 위해 일정 면적 이상의 반사경과 렌즈가 물리적으로 반드시 요구됐지만, 요즈음의 LED는 그런 개념과 다른 기술이어서 슬림 설계와 디자인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40년 전의 1세대 그랜저의 차체 패키지 레이아웃을 보면 앞 좌석과 뒷좌석 모두 서구성인남성 95백분위신체크기(SAE 95%ile), 즉 신장 185cm 이상의 승객을 충족시키는 좌석 크기와 다리 공간 확보에 의해 앞뒤로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공간 크기는 한국인 신체 크기 기준에서는 당연히 매우 여유 있는 공간이 됩니다. 그리고 특히 뒷좌석이 중심의 고급승용차에서는 2열 좌석 무릎 공간의 크기와 안락한 좌석 디자인이 모두 중요한 요소입니다.



1세대 그랜저의 운전석은 독립형 클러스터와 리모컨 버튼이 달린 1-스포크 스티어링 휠 디자인으로 당시에도 매우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첨단적 이미지였습니다. 그리고 40년의 시차를 보여주는 7세대 페이스 리프트 모델로 나온 더 뉴 그랜저의 운전석은 변속 레버가 사라지고, 플레오스 OS가 적용된 커다란 센터패시아 디스플레이 패널과 사각형 개념의 스티어링 휠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내장재 질감 역시 다양한 색상의 가죽 질감 좌석과 도어 트림 패널과 팔걸이, 그리고 그 위쪽에 마치 6개의 단추를 달아 놓은 이미지의 카우치 패턴의 도어 트림 패널의 패딩 디자인은 디지털 감각과 전통적 럭셔리 가죽 소파의 감각이 공존하는 듯한 인상입니다.



2열 좌석을 중심으로 한 공간의 이미지 역시 40년의 시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세대 그랜저의 2열 좌석은 최고경영자를 위한 공간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 7세대에서는 가족을 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실내 공간에서의 고급의 개념이 40년 전에는 시각적 품위와 존재감의 비중이 높았다면, 오늘날 그랜저의 2열 공간은 실용적 안락성을 가지면서 감성과 편의성 중심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랜저가 추구하는 가치가 과거의 고급에서 보다 보편적이면서 실질적 고급화로 변화된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모습은 휠의 크기인 것 같습니다. 1세대 그랜저의 휠과 타이어 규격은 185/70R14로, 오늘날의 경승용차 휠 규격보다도 작습니다. 물론 당대에는 기술적으로는 14인치가 가장 큰 휠 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7세대 더 뉴 그랜저 페이스 리프트 모델의 휠과 타이어 규격은 225/35R20로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초고성능 규격이지만, 이제는 기술적으로 가능한 시대가 된 것입니다.





물론 앞서에서 이야기했듯이 숫자가 전부는 아니지만, 오늘날의 고급승용차는 단지 스타일만으로 나타내는 성격이 아니라, 기능과 감성적 특징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물리적으로 안락한 실내 공간과 디지털 기술의 운전석 인터페이스, 그리고 여기에 그랜저의 40년 역사를 반영한 아이덴티티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 ​
<저작권자(c) 글로벌오토뉴스(www.global-auto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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