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 적용 지역을 연말까지 160여 곳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어린이 통행이 적은 시간대에 한해 제한속도를 완화하는 이 제도는 2023년 9월 도입된 이후 현재 전국 78곳에 그치고 있어, 확대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는 모습이다.
등하교 시간엔 30km, 심야엔 40~50km로 탄력 운영
시간제 속도제한은 어린이 통행이 많은 등하교 시간대에는 기존과 같이 시속 30km 제한을 유지하되, 심야와 같이 통행이 적은 시간대에는 제한속도를 시속 40~50km까지 높이는 제도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어린이집 주변 도로를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해 통행속도를 시속 30km 이내로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속도 제한이 평일 야간과 새벽은 물론 주말과 공휴일, 방학 기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실제 교통 여건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경찰청은 서울 광운초등학교, 인천 부원초·미산초·부일초·부내초, 광주 송원초등학교, 대전 대덕초등학교, 경기 이천 증포초등학교 등 일부 구간에서 시범운영을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시범운영 기간 동안 어린이 보행자 교통사고는 발생하지 않았고 평균 통행속도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한속도를 완화했음에도 오히려 제한속도 준수율이 상승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지자체 예산·주민 동의 확보 지역부터 순차 확대
경찰청은 지자체 예산이 확보되고 주민·학교 의견 수렴 등이 마무리된 지역을 대상으로 시간제 속도제한 구역을 단계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전국 1만6000여 곳에 달하는 스쿨존 가운데 현재 시간제 방식이 적용된 곳은 78곳(0.5%) 수준에 불과한데, 편도 2차로 이상 도로에서 구간 전체에 보도와 보행자 방호울타리, 보행신호기 등 안전시설을 갖춰야 하는 등 적용 요건이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청은 대상 도로를 편도 1차로 이상으로 넓히고 안전시설 요건도 완화하는 방안을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 구간 전체가 아니라 어린이 주 출입구 등 '주 통행구간'에 안전시설을 갖추면 제한속도 상향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전국 스쿨존의 약 40%인 6491곳까지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서도 시간대별 탄력 운영 확산
한국도로교통공단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어린이 통행이 적은 시간대까지 일률적으로 시속 30km 제한을 적용하는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는 응답이 다수 확인됐으며, 시간대별로 속도제한을 운영하는 방식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도 높게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국 역시 등하교 시간대를 중심으로 속도를 엄격히 제한하고 그 외 시간대에는 교통 효율을 고려한 탄력적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시간제 속도제한 확대와 함께 운전자 식별이 쉽도록 노면에 관련 표시를 신설하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에는 이미 안전 표시와 가변형 속도 표시 전광판 등이 설치돼 있지만,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 구간의 기점과 구간 내 필요한 지점까지 표시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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