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발생 직전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례가 경찰 사고 보고서에 기록된 것보다 최소 7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교통사고 발생 직전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례가 경찰 사고 보고서에 기록된 것보다 최소 7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넘어 내비게이션과 영상, 소셜미디어 등 스마트폰 사용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기존 사고 통계만으로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의 실제 위험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안전운전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운전자들의 텔레매틱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단독사고 운전자의 7%, 차량 2대가 관련된 사고에서는 8%가 충돌 발생 30초 전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일한 사고에 대한 경찰 보고서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기록된 비율은 1% 미만에 그쳤다. 텔레매틱스를 통해 확인된 실제 휴대전화 사용과 경찰 사고 기록 사이에 최소 7배 이상의 차이가 발생한 셈이다.
IIHS 데이비드 하키(David Harkey) 회장은 "경찰 보고서가 사고에서 휴대전화의 역할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며 스마트폰의 많은 기능은 외부에서 사용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운전자 역시 사고 이후 주의가 분산됐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꺼리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IIHS가 최근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운전자들의 텔레매틱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단독사고 운전자의 7%, 차량 2대가 관련된 사고에서는 8%가 충돌 발생 30초 전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오토헤럴드 DB)
이번 연구는 케임브리지 모바일 텔레매틱스(CMT)의 익명화된 휴대전화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진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4개 주에서 안전운전 앱이 감지한 사고와 경찰에 신고된 사고를 연결해 약 1만 7000건의 사례를 분석했다.
CMT 시스템은 사고 감지뿐 아니라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구분할 수 있다. 휴대전화를 직접 들고 하는 통화와 핸즈프리 통화, 화면을 누르거나 밀어 조작하는 행동 등을 파악하고 운전자가 기기를 직접 만지지 않더라도 화면이 잠금 해제된 상태 역시 별도로 기록한다.
분석 결과 충돌 직전 휴대전화를 누르거나 화면을 넘기는 등의 직접 조작은 수백 건에서 확인됐지만 경찰 보고서에는 대부분 기록되지 않았다. 핸즈프리와 휴대전화를 직접 들고 하는 통화는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경찰과 텔레매틱스가 휴대전화 사용 유형까지 동일하게 기록한 사례는 1만 7000건 가운데 단 3건에 불과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사용 환경이 통화와 문자 중심에서 화면 기반 애플리케이션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 IIHS에 따르면 운전자가 도로에서 시선을 불과 2초만 떼도 사고 또는 사고 직전 상황의 위험이 2배로 증가한다.
내비게이션처럼 운전에 필요한 기능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직접 조작하지 않더라도 화면이 켜져 있는 이른바 '수동적 사용' 역시 충돌 30초 전 직접 조작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텔레매틱스 데이터를 통해 사고 전 휴대전화 사용 여부는 파악할 수 있지만 해당 운전자의 과실 여부나 휴대전화 사용이 실제 사고 원인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오토헤럴드 DB)
별도로 실시된 IIHS 설문조사에서는 운전자 약 25%가 최근 30일 동안 운전 중 휴대전화로 영상을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미국 교통부의 실제 도로 주행 연구에서도 사고 또는 사고 직전 가장 오랫동안 전방에서 시선을 떼는 행동 가운데 상당수가 휴대전화 거치대가 흔히 설치되는 센터 스택 방향에서 발생했다.
다만 연구진은 텔레매틱스 데이터를 통해 사고 전 휴대전화 사용 여부는 파악할 수 있지만 해당 운전자의 과실 여부나 휴대전화 사용이 실제 사고 원인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화면이 잠금 해제됐다고 해서 운전자가 실제 화면을 보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으며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한 스마트폰 기능 사용은 휴대전화 화면을 켜지 않고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은 사용 사례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IIHS는 이러한 한계에도 텔레매틱스 데이터가 기존 경찰 사고 통계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던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실태를 파악하는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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