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테판 후델마이어(Stefan Hudelmaier) 디바이스 인사이트 클라우드 아키텍처 디렉터가 9월 3일 마키나락스 ‘어텐션 2026’에서 풍력 발전 산업의 AI 적용 사례를 발표했다. 디바이스 인사이트는 독일 로봇 제조기업 쿠카(KUKA) 그룹 소속으로 23년간 산업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활동해 온 기업이다.
64기가와트, 40개국, 1만 4,000기
발표에서 다룬 고객사는 유럽 최대 풍력터빈 제조사 가운데 하나인 노르덱스 악시오나 윈드파워(Nordex Acciona Windpower)다. 후델마이어 디렉터는 규모부터 제시했다. 노르덱스가 관리하는 발전 용량은 64기가와트로, 한국의 풍력 설비 용량인 약 2기가와트의 30배 수준이다. 40개국에서 1,800개 풍력 단지, 1만 4,000기가 넘는 터빈을 운영한다.
풍력터빈은 복잡한 기계다. 터빈 한 기에 들어가는 센서가 4,000개를 넘는다. 그리고 이 1만 4,000기를 모두 정비해야 한다. 터빈 한 기당 연간 5회에서 10회씩 서비스 엔지니어가 방문한다. 한두 달에 한 번씩 사람이 터빈에 오른다는 뜻이고, 노르덱스가 이를 위해 두고 있는 서비스 엔지니어는 3,500명이다.
가동률을 보장했기 때문에 늦출 수 없다
노르덱스는 터빈을 판매만 하지 않는다. 서비스 계약을 맺으면 운영과 정비를 대신 맡고, 가동률 SLA까지 보장한다. SLA는 서비스 제공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보장하고 미달 시 책임을 지는 계약을 말한다.
후델마이어 디렉터는 노르덱스가 90%대 후반의 높은 가동률을 보장하며, 그 아래로 떨어지면 고객이 전력을 생산하지 못해 얻지 못한 금액을 보상한다고 설명했다. 고객에게는 강한 보장이지만 노르덱스 입장에서는 가동률을 최대로 유지하고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해결해야 하는 조건이 된다.
부품을 하나씩 갈아 끼우는 진단
후델마이어 디렉터는 현장의 문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시행착오식 진단이다. 서비스 엔지니어가 복잡한 문제를 만나 원인을 특정하지 못하면 부품을 하나씩 교체하며 확인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된다. 문제는 해결되지만 교체할 필요가 없던 부품까지 바뀌면서 비용과 시간이 함께 사라진다.
둘째는 지식 사일로다. 정보가 부서나 지역별로 갇혀 공유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터빈은 수십 년간 가동되기 때문에 현장에는 여러 세대의 장비와 소프트웨어 버전이 섞여 있고, 발생 가능한 오류 상황도 그만큼 다양하다. 같은 상황을 다른 나라의 동료가 이미 겪었더라도 지금 문제를 다루는 엔지니어에게 그 경험이 전달되지 않는다.
셋째는 통신이다. 풍력 단지는 대개 숲이나 산악처럼 사람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이동통신이 원활하지 않다. 그래서 시스템은 오프라인에서도 동작해야 한다.
AI가 초안을 쓰고 사람이 검토한 뒤 결정론적으로 실행한다
노르덱스와 마키나락스, 디바이스 인사이트가 함께 구축한 것은 회사 데이터에 근거해 답하는 AI 어시스턴트다. 디바이스 인사이트가 컨텍스트 레이어를 담당하고 마키나락스가 생성형 AI 구성요소를 제공했다. 컨텍스트 레이어는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해 주는 계층을 가리킨다.
각 장비마다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매뉴얼과 과거 서비스 이력, 터빈의 실시간 데이터가 모두 대상이다. 엔지니어는 자연어로 질문해 필요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권고는 100% 정확해야 하고, 같은 상황이면 같은 권고가 반복돼야 한다. 그래서 문제 해결 워크플로를 별도로 정의했다. 상황이 너무 많아 워크플로 초안은 AI가 생성하되, 사람이 검토해 확정하고, 현장에서 감지된 상황에 맞춰 결정론적으로 실행하는 구조다. 결정론적 실행은 같은 입력에 항상 같은 순서와 결과가 나오도록 하는 방식을 말한다.
노르덱스는 오류가 발생하면 먼저 원격 운영자가 접속해 조치를 시도하고, 해결되지 않을 때 엔지니어를 현장에 보낸다. 원격 운영자와 출동 준비 담당자도 같은 시스템의 지원을 받는다. 새로운 사례가 발생하고 문제 해결이 끝나면 그 결과가 다시 시스템에 반영되는 피드백 구조도 함께 구축했다.
“우리에게는 한 번의 기회뿐이다”
후델마이어 디렉터는 프로젝트 초기에 노르덱스 담당자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에게는 이걸 할 기회가 한 번뿐이다”라는 말이었다. 서비스 엔지니어들은 실용적인 사람들이라, 도구가 자기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신뢰할 수 없는 정보를 내놓으면 두 번째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델마이어 디렉터는 그 과제를 통과했다고 보고했다. 서비스 엔지니어들에게 도구를 전달했고 유용하다는 평가와 함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고 말했다.
효과는 두 지점에서 나타난다. 출동 준비 단계에서는 교체 부품을 정확히 챙겨 갈 수 있게 됐다. 잘못된 부품을 가져가면 두 시간을 이동한 뒤 다시 돌아와 다음 날 재방문해야 하고, 그만큼 초회 수리 성공률이 떨어진다. 현장에서는 매뉴얼과 과거 사례를 즉시 확인하고 확정된 워크플로를 실행해 문제 해결 시간을 줄인다.
노르덱스 전체로 보면 방문 횟수가 줄고 메가와트시당 비용이 낮아진다. 앞서 언급한 엄격한 SLA 조건도 벌금 없이 유지할 수 있다. 시스템 전체는 노르덱스가 사용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환경 안에서 구동되며, 데이터와 시스템에 대한 통제권은 노르덱스가 갖는다.
후델마이어 디렉터는 이 과제가 풍력 산업만의 것이 아니라고 정리했다. 기술이 복잡해져 한 사람이 모든 계층을 이해하기 어려워졌고, 인구는 고령화되고 있으며, 중국의 대형 풍력터빈 제조사들이 다른 지역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대부분의 산업이 같은 과제를 마주하고 있고,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마키나락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마키나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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