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BYD와 지리자동차 등 일부 업체에서 차량 제원과 신고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를 확인하면서 약 100개 제조사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품질 점검에 돌입했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훈기 기자] 중국 정부가 BYD와 지리자동차 등 일부 업체에서 차량 제원과 신고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를 확인하면서 약 100개 제조사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품질 점검에 돌입했다. 짧아지는 신차 개발 기간과 극심한 가격 경쟁이 품질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고 늘어나는 수출 과정에서 중국산 자동차의 신뢰도를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3일 일부 외신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를 비롯한 4개 부처는 지난달 27일부터 자동차 생산 품질과 안전을 이유로 약 1년간의 전국 단위 점검에 착수했다.
자동차 제조사는 올해 말까지 제품 품질과 신뢰성, 내구성 등에 대한 자체 보고서를 지방 당국에 제출해야 하며 결함이 발견될 경우 자발적 리콜도 실시해야 한다.
이번 조사는 제조사 보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장과 판매점에서 차량과 부품을 직접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점도 주목된다. 검사 대상 차량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상태를 봉인한 뒤 충돌 안전과 차체 구조, 배터리팩 등을 시험하며 사이버 보안과 데이터 보안도 점검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를 비롯한 4개 부처는 지난달 27일부터 자동차 생산 품질과 안전을 이유로 약 1년간의 전국 단위 점검에 착수했다(오토헤럴드 DB)
실제 MIIT가 공개한 사례에서는 지리자동차의 일부 차량에서 휠베이스가 허용 오차 1%를 넘어서고 BYD 차량에서는 배터리 충전량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조건에서 측정한 연료소비량이 신고된 수치를 초과한 사례가 적발됐다.
이 밖에도 일부 조사 대상 차량에서는 사용자 설명서가 빠지거나 비상용 창문 및 측면 충돌 보호 관련 장치가 기준에 미치지 못한 사례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이 이 같은 품질 관리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자동차 업체들의 급격한 신차 개발 기간 단축이 자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평균적으로 신차 개발부터 출시까지 약 2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를 18개월까지 줄이는 방안도 추진해왔다.
하지만 생산능력 과잉과 업체 간 가격 경쟁까지 겹치면서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검증 과정이 생략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리고 이 결과 중국 당국은 단순 개별 차량의 품질 문제를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발과 생산 과정 전반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당국이 이 같은 품질 관리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자동차 업체들의 급격한 신차 개발 기간 단축이 자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오토헤럴드 DB)
특히 중국 규제 당국은 신형 전기차에 적용하는 의무 도로 주행시험 거리를 기존보다 두 배 늘린 3만km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시행될 경우 빠른 신차 출시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개발 일정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 동안 중국 자동차 산업이 가격과 신차 개발 속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왔다면 앞으로는 빠른 제품 출시만큼 품질과 내구성, 인증 정보의 정확성을 입증하는 것이 또 다른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이번 전국 단위 점검이 중국 자동차 산업의 개발 속도를 늦추는 규제로 작용할지, 품질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김훈기 기자/hoon1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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