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럭셔리 여행의 모든 이야기가 흘러 드는 행사. *ILTM을 다녀왔다.
* WHAT IS ILTM?
ILTM(International Luxury Travel Market)은 세계 최대 규모의 럭셔리 여행 전문 B2B 트래블 마켓으로, 전 세계 고급 호텔·리조트·여행사·관광청 등이 바이어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국제 행사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가 최신 소식을 앞다투어 소개하고, 한 해 동안 조사·분석한 럭셔리 여행 인사이트를 내놓기도 한다. ILTM은 2002년 프랑스 칸에서 처음 열렸고, 현재는 아시아·태평양, 라틴아메리카, 북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지역별 행사로 확대됐다. 주최사는 세계 여행·관광 산업 이벤트 기업 RX(Reed Exhibitions Limited)다. 우리나라 여행 매거진으로는 유일하게 <트래비>가 6월29일부터 7월3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ILTM 아시아 태평양(ILTM ASIA PACIFIC)에 참가했다.
■Z세대, 지갑을 열다
ILTM은 Z세대의 방향성을 주목했다. 기성세대와 대척점에 선 ‘조직의 막내’로 여겨지던 이들은 이제 어엿한 대리가 되어, 여행의 주도 세력이 됐다.
더 럭셔리 그룹 바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The Luxury Group by Marriott International, 이하 더 럭셔리 그룹)은 한국, 일본,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아태 지역 8개 국가의 상위 10% 소득 수준에 해당하는 18~29세 여행자 1,200명을 설문해 Z세대의 럭셔리 여행을 들여다봤다. 조사에 응한 Z세대의 절반 이상(54%)이 럭셔리 여행 경비를 스스로 부담했고, 절반 가까이(43%)는 여행 준비까지 직접 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럭셔리 여행에 돈과 시간을 쓸까? 더 럭셔리 그룹은 Z세대를 ‘요즘 애들’로 뭉뚱그릴 수 없다며 총 4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1. 클래식 전통 감식가(Connoisseur Traditionalist)
2. 웰니스 미래 대비형 소비자(Future Proofer)
3. 콰이어트 럭셔리 조용한 럭셔리 애호가(Quiet Luxurist)
4. 로컬 & 컬처 지역 문화 탐험가(Cultural Reclaimer)
■대한민국의 럭셔리 여행?
우리나라의 럭셔리 여행은 최근 어떤 양상을 띠고 있을까. ‘더 럭셔리 그룹’은 대한민국의 상위 10% 소득 수준에 해당하는 응답자 350명을 표본으로 통계를 집계했다.
ㆍ대한민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APAC)에서 가장 활발한 아웃바운드 럭셔리 여행 시장이다.
ㆍ럭셔리 여행 소비자는 평균 연 4회 휴가를 떠난다.
ㆍ액티비티 중심의 활동적인 휴가를 계획하는 비율(33%)이 아시아·태평양에서 가장 높다.
ㆍ주로 가족과 함께 떠나고(48%), 여행에서 자연과 야생동물을 경험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45%).
ㆍ10명 중 8명 이상이 가본 적 없는 곳 방문을 계획한다(84%). 중국 본토, 호주, 인도네시아가 가장 큰 관심 여행지다.
ㆍ가장 중요한 건 특별한 서비스(49%), 평범한 서비스는 최대 불만 요소(40%)다.
ㆍ다이닝은 여행에 결정적인 요소. 새로운 레스토랑 방문이 여행 동기가 되고(46%), 현지 미식 경험이 필요하며(45%), 여행지에서의 파인다이닝이 이상적인 여행 경험(50%)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자(VISA)’는 고액 자산가 여행자가 국경을 넘어 어디로 향하는지, 한국의 럭셔리 여행자는 어디에 소비하는지 들여다봤다. 비자 카드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분석이다.
ㆍ중국, 일본, 태국에 사는 고액 자산가는 럭셔리 여행지로 대한민국을 많이 찾는다.
북미와 유럽, 대만, 호주, 홍콩 여행자도 마찬가지.
ㆍ한국의 고액 자산가는 여행지에서 여가(Recreation)에 대한 소비 비중이 크다.
물건보다 경험에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럭셔리 여행자는 무슨 생각을 할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여행자의 마음은 오리무중. 높은 값을 치른 만큼 기대도 크다는 요즘의 럭셔리 여행자, 그들의 마음을 네 갈래로 정리했다.
비싼 값을 지불한 만큼 기대도 불만도 높다
여행 중 겪는 ‘마찰’은 극도로 경계한다. 안전과 흠잡을 데 없는 서비스, 고품질 숙박은 기본 조건. 그 위에 훌륭한 건축과 디자인, 비건·채식 메뉴 등 새로운 기대감을 겹겹이 쌓는다. 여행자의 요구가 점차 구체적이고 다양해지는 추세다.
목적지 자체보다는 경험이 먼저
가고 싶은 나라를 모으기보다는, 더 개인적이고, 색다르며, 나눌 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을 추구한다.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순간을 경험하거나, 현지의 문화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인지. 이 질문의 답이 여행지 선택을 좌우한다.
5성급 호텔은 기본, 다양한 숙박 선택지 탐색
‘럭셔리 숙박=5성급 호텔’은 이제 너무 뻔한 결론. 한 채를 독점할 수 있는 프라이빗 빌라, 개성 있는 부티크 호텔처럼 색다른 숙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점점 더 비중이 넓어지는 AI 기반 탐색과 예약
초기 단계지만, 여행자들은 영감·발견·계획 단계에서 AI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여행 의사 결정에 중대한 변화가 오고 있다는 신호다.
* 출처
The Luxury Group by Marriott International,
■AI는 왜 그곳을 추천할까?
이젠 원하는 여행을 AI에 입력하기만 하면, 답이 돌아온다. 끙끙대며 여행 정보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현장에서 가이드 뒤를 따라다니지 않아도 되는 시대다. 그런데 AI는 수많은 여행지, 호텔 중 왜 하필 왜 ‘그곳’을 골랐을까? 이 원리를 알면 AI를 훨씬 잘 이용할 수 있다. 스포트라이트 커뮤니케이션스(Spotlight Communications)가 의뢰해 메이크 레모네이드 피즈(Make Lemonade Fizz)가 수행한
*AI 가시성이란 AI가 내놓는 답변에 그 브랜드가 경쟁사 대비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AI는 ‘남이 한 말’을 믿는다
권위 있는 언론사의 기사, 전문가의 인용, 여행자의 진정성 있는 경험담이 AI 가시성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이다. 제3자의 검증이 AI에게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비치는 것이다.
실제로 월 1,000회 이상 온라인에서 인용된 호텔은 100회 미만인 곳보다 AI 답변에 뚜렷이 자주 등장했다. 제3자의 검증이 알고리즘의 신뢰를 얻는다는 뜻이다. 뒤집어 말하면, AI가 추천한 호텔이 곧 가장 좋은 호텔은 아니다.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호텔일 가능성이 높다.
읽을 수 없는 웹사이트는 AI가 놓치기 쉽다
이제 웹사이트 디자인만큼 중요한 건 ‘AI가 읽을 수 있느냐’다. ‘기계가 읽을 수 있는 콘텐츠 구조(machine-readable credibility)’가 아니라면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호텔 상당수가 편의시설·수상 이력·인증·리뷰 같은 핵심 정보를 알고리즘이 읽을 수 있게 정리한 구조화 데이터(Schema Markup)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틀이 없으면 AI는 정확한 정보를 뽑아내기 어렵다. 브랜드 이름은 언급되더라도 부티크 규모, 지속가능성 자격, 독창적 프로그램 같은 차별점은 라벨이 붙지 않은 채 추천 알고리즘에서 사라진다.
모바일에서 느린 곳은 후보에서 탈락한다
모바일에서 사이트가 느리게 열리면 AI는 해당 브랜드를 후보에서 제외하기 쉽다. 구글이 정한 웹사이트 성능 기준(Core Web Vitals) 충족 여부가 갈림길이 된다. 좋은 호텔이어도 AI 검색에서 밀려나는 이유는 웹사이트 속도 때문일 수도 있다.
▷Editor’s Tips
1. AI가 추천한 곳은 검증된 곳보다는 온라인에서 많이 언급된 곳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 리뷰를 꼭 들여다보는 게 좋다.
2. 작은 부티크 호텔이나 신생 숙소는 AI가 잘 모른다. 직접 찾아보는 게 좋다.
3. AI에게 질문할 때, 답변 근거 링크 또는 기준을 함께 요청하자. 어디서 온 정보인지, 어떤 기준으로 선별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2026~2027 주목할 럭셔리 호텔 & 리조트
파크 하얏트 도쿄 Park Hyatt Tokyo
신주쿠 파크타워 최상층부에서 도쿄 스카이라인과 후지산을 한눈에 담는다.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 단게 겐조(丹下健三)가 빚어낸 현대 일본 건축의 걸작으로, 30년 역사상 가장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
2025년 12월 재개관
알릴라 마야코바 Alila Mayakoba
프라이빗한 멕시코 마야코바 단지 안에 들어선 자연 친화형 리조트. 해변과 라군, 맹그로브 숲이 어우러진 부지에서 천연 샘 세노테(Cenote) 탐험부터 마야 문화 체험까지 누릴 수 있다.
2026년 2월 오픈
미라발 더 레드 시 Miraval The Red Sea
훌륭한 건축과 디자인, 비건·채식 메뉴 등 미라발이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처음 선보이는 웰니스 리조트. 사우디아라비아 서부 해안 슈라섬에 자리하며, 맹그로브 숲과 라군, 드넓은 청정 해안 지대에 둘러싸여 있다.
2026년 5월 오픈
JW 메리어트 란탐보르 리조트 & 스파
JW Marriott Ranthambore Resort & Spa
호랑이의 땅 란탐보르 국립공원과 가까운 인도 라자스탄 사와이 마도푸르의 사파리 리조트. 천연석과 열린 중정, 텐트를 얹은 지붕이
‘모던 사파리’의 서사를 그려 낸다.
2026년 6월 오픈
노매드 힐튼 싱가포르
NoMad Hilton Singapore
오차드 로드 한복판에 자리한 노매드 브랜드의 아시아·태평양 첫 데뷔작. 객실을 넘어 레스토랑과 바를 목적지로 삼는 노매드 특유의 방식으로, 호텔 전체가 몰입형 미식과 칵테일의 무대가 된다.
2026년 하반기 오픈
월도프 아스토리아 런던 애드미럴티 아치
Waldorf Astoria London Admiralty Arch
런던의 상징적 랜드마크 애드미럴티 아치가 호텔로 태어난다. 한때 수도로 향하는 관문이었던 국가적 유산을 전시하지 않고, 여행자를 위한 살아 있는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2026년 하반기 오픈
안다즈 골드코스트 Andaz Gold Coast
호주와 태평양 지역을 통틀어 처음 문 여는 안다즈. 브로드비치를 내려다보는 호주 최대급 복합 리조트 단지 안에 자리해, 햇살 가득한 풍경과 도시의 편안한 리듬이 공존한다.
2026년 하반기 오픈
월도프 아스토리아 쿠알라룸푸르
Waldorf Astoria Kuala Lumpur
쿠알라룸푸르 골든 트라이앵글에 들어서는 월도프 아스토리아의 말레이시아 첫 호텔. 부킷 빈탕과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를 지척에 둔 도심 한복판이 고요하고 우아한 안식처로 바뀐다.
2026년 하반기 오픈
에미레이트 울간 밸리, 리츠칼튼 로지
Emirates Wolgan Valley, a Ritz-Carlton Lodge
리츠칼튼이 처음 선보이는 ‘로지’ 콘셉트 호텔. 유네스코 세계유산 그레이터 블루마운틴 속 자연보호구역에 단 40채의 독립형 오두막으로 들어선다. 오직 사륜구동차나 헬리콥터로만 닿을 수 있는 오지의 안식처다.
2026년 하반기 오픈
호텔 더 미쓰이 하코네, 럭셔리 컬렉션 호텔 & 스파
Hotel The Mitsui Hakone, A Luxury Collection Hotel & Spa
후지·하코네·이즈 국립공원 내 미쓰이 가문의 옛 별장터에 들어서는 온천 리조트다. 전 객실이 호텔 자체 원천에서 끌어올린 프라이빗 온천탕을 갖췄고, 센겐산을 마주한 스파에서 휴식을 즐길 수도 있다. 교토에 이은 두 번째 더 미쓰이 호텔이다.
2026년 12월 오픈
파크 하얏트 푸꾸옥 Park Hyatt Phu Quoc
베트남 전통 마을에서 영감을 받은 리조트. 푸꾸옥 남서 해안의 황금빛 백사장에 자리 잡았고, 바다와 호수, 언덕에 둘러싸인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2027년 상반기 오픈
LXR 호텔 & 리조트 도쿄 LXR Hotels & Resorts in Tokyo
약 100년의 역사를 지닌 도쿄의 상징 호텔 가조엔(Hotel Gajoen)이 LXR로 새롭게 시작한다. LXR 브랜드의 도쿄 첫 진출작으로, 한 세기 가까운 역사와 일본 특유의 예술성을 하나의 호텔로 엮어 낸다.
2027년 하반기 오픈
글·사진 남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