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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스가 잃어버린 8개월

2026.09.04. 12:02:28
조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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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AI 에이전트를 처음 내세운 마누스는 메타 인수와 중국 당국의 차단을 거쳐 독립 기업으로 돌아왔다. 그사이 범용 에이전트 시장은 빅테크 세 곳이 차지했다.

마누스가 현지 시각 9월 1일 공식 블로그에 독립 운영 재개를 밝혔다. 창업팀이 회사를 계속 이끌며 범용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독립 에이전트 랩’으로 남는다는 내용이었다. 여덟 달 전 메타에 20억 달러(약 2조 7,140억 원)로 팔렸던 마누스가 독립 기업으로 재출발한다.

2025년 3월 공개와 초기 반응

마누스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25년 3월 6일이다. 초대장을 받아야 쓸 수 있는 비공개 베타였고, 회사는 스스로를 세계 최초의 범용 자율 AI 에이전트라고 소개했다. 질문에 답만 하는 챗봇과 달리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웹을 돌아다니며 작업을 끝까지 마친다는 것이 내세운 차이였다. 이력서를 걸러 내고 주식을 분석하는 시연 영상은 20시간 만에 조회 100만 회를 넘겼다.

공개 일주일 만에 대기자가 200만 명을 넘었고, 중국 중고 거래 플랫폼 셴위에서는 초대 코드가 5만~10만 위안에 재판매됐다고 차이나데일리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00달러 이상에 거래됐다고 보도해 매체마다 가격 차이가 컸다. 회사는 공식 판매 채널을 부인했다.

제품 이름은 MIT의 교훈 ‘멘스 에트 마누스’, 마음과 손에서 따왔다. 실제로 마누스가 하는 작업은 클라우드에 띄운 가상 컴퓨터 안에서 브라우저와 터미널, 파일을 직접 조작해 리서치와 리포트 작성, 코딩, 데이터 분석을 끝내는 것이었다. 회사 스스로도 이를 실행 계층이라고 표현했다.

GAIA 점수를 둘러싼 검증

마누스는 에이전트 평가 기준인 GAIA에서 레벨 1 86.5%, 레벨 2 70.1%, 레벨 3 57.7%를 기록해 오픈AI 딥리서치를 앞섰다고 발표했다. GAIA는 웹 검색과 파일 처리, 추론을 함께 요구하는 문제로 에이전트의 실제 수행 능력을 재는 시험이다.

마누스는 GAIA 점수를 공개된 테스트셋에서 얻었다. 평가 문항이 이미 공개돼 있으면 점수를 높이는 방향으로 맞춰 넣는 것이 구조적으로 가능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프랑스 AI 기업 플레이아스의 피에르카를 랑글레는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문제 삼으며 발표된 점수가 실제 사용 경험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더 근본적인 지적은 마누스에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이 없다는 것이었다. 앤트로픽 클로드와 알리바바 큐원을 미세조정한 위에 수십 개 도구를 결합한 구조였고, 공동창업자도 클로드 사용을 인정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대규모 데이터로 처음부터 학습시킨 기반 모델을 말한다. 남의 모델 위에 씌운 껍데기라는 뜻의 래퍼 논쟁이 이때부터 따라다녔다.

싱가포르 이전과 미국의 투자 심사

마누스는 중국 기업으로, 모회사 버터플라이 이펙트는 샤오훙이 2022년 베이징에서 설립했다. 지이차오가 수석과학자를, 장타오가 제품을 담당했다. 지이차오는 고등학생 시절 아이폰용 브라우저를 직접 개발하고 2012년 세쿼이아차이나 투자로 창업한 이력이 있다.

2024년 11월 세쿼이아차이나와 텐센트가 시리즈 A에 참여했고, 2025년 4월에는 미국 벤처캐피털 벤치마크가 약 7,500만 달러(약 1,018억 원) 규모 시리즈 B를 주도해 기업가치가 약 5억 달러(약 6,785억 원)로 매겨졌다. 미 재무부가 대외투자안보프로그램에 따라 벤치마크의 투자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세마포어가 5월 보도했다. 이 제도는 2025년 1월 발효돼 중국 등 우려국의 AI 기술에 미국 자본이 들어가는 것을 신고 대상으로 삼는다.

2025년 중반 창업자 세 명이 싱가포르로 이동했고, 7월에는 중국 인력 약 120명 가운데 핵심 40명만 데려가고 나머지를 정리했다. 중국어 사회관계망 계정을 닫았고 본토 접속도 막았다. 알리바바 큐원 팀과 발표했던 중국판 제품은 무기한 보류됐으며, 중국 지방정부의 투자 제안도 받지 않았다. 서양 지역에서 사업을 이어 가기 위한 조치였다.

메타 인수와 고객 이탈

2025년 12월 29일 마누스는 메타 합류를 발표했다. 금액은 메타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20억 달러 이상으로 보도됐고, 메타 역사상 세 번째로 큰 인수였다. 협상은 10일 만에 마무리됐다. 마누스가 20억 달러 기업가치로 새 투자를 받으려던 시점에 메타가 접근했다.

조건에는 중국 측 지분이 남지 않는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마누스는 자체 앱과 웹사이트로 구독 서비스를 계속 운영하고 싱가포르 본사도 유지하되, 기술은 메타 AI와 왓츠앱 비즈니스 제품에 들어가기로 했다. 인재만 데려가는 영입이 아니라 지분과 법인을 함께 사들이는 인수였다.

마누스는 2025년 12월 17일 연환산 반복매출 1억 달러(약 1,357억 원)를 넘었다고 밝혔고, 누적 처리 토큰은 147조 개, 생성된 가상 컴퓨터는 8,000만 개를 넘었다. 연환산 반복매출은 매달 꾸준히 들어오는 수입을 열두 달치로 환산한 값이다.

인수 뒤 고객 일부가 이탈했다. CNBC가 2026년 1월 21일 전한 내용을 보면, 아리아랩스 공동창업자 세스 도브린은 인수 전까지 마누스를 좋아했으나 메타의 데이터 관행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탈했다. 컨설팅 기업 0260.AI 공동창업자 칼 예는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고 고객사에도 중단을 권했다. 경쟁사 린디의 최고경영자 플로 크리벨로는 인수 발표 뒤 자사 이용자가 증가했다며 후광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인수 차단

중국 상무부가 움직인 것은 2026년 1월 8일이다. 대변인은 기업의 대외투자와 기술수출, 데이터 국외이전, 국경 간 인수합병이 중국 법규를 따라야 한다며 관련 부처와 평가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3월에는 심사가 강화되면서 마누스 임원에게 출국금지가 내려졌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외국인투자 안보심사 실무기구는 4월 27일 마누스 인수에 대해 투자 금지 결정을 내리고, 당사자에게 인수 거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2021년 외상투자 안보심사 판법이 시행된 이후 AI 분야 외자 인수를 공개적으로 막은 첫 사례였다. 메타는 거래가 관련 법을 준수했다며 적절한 해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이 인용한 법률 전문가들은 쟁점을 두가지로 봤다. 마누스의 핵심 기술이 중국의 수출제한 기술목록에 해당하는데 인력 이동과 코드 공유 방식으로 사실상 국외 이전됐는지, 그리고 학습에 쓰인 중국 내 데이터에 거주자 개인정보가 포함됐는지다. 한 변호사는 마누스가 싱가포르로 등기를 옮긴 시점에 이미 기술수출 통제선을 건드렸을 가능성이 크고, 메타의 거액 인수가 그 위험을 확대경 아래 올려놓았다고 평가했다.

6월 메타가 데이터 공유를 끊고 상호 시스템 접근을 막았다. 8월 11일 마누스는 이용자 공지를 내고 메타 인수일인 2025년 12월 29일 이후 생성된 일부 데이터를 8월 23일부터 24일 사이에 삭제한다고 공지했다. 해당 이용자는 이틀가량 접속하지 못했고 백업 기간 요금은 면제됐다. 회사는 보안 사고가 아니라 특정 관할권의 규제 요건을 지키기 위한 분리 과정이라고 못 박았다.

독립 기업으로 재출발

지배구조가 확정되지 않은 넉 달 동안에도 제품 개발은 이어졌다. 클라우드 컴퓨터와 쇼피파이·노션·허브스팟 연동, 브랜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플랜 모드가 차례로 공개됐다. 매출도 늘어 카이신 집계로 2026년 6월 말 연환산 반복매출은 4억 달러(약 5조 4,280억 원)에 이르렀다.

9월 1일 발표문에서 마누스는 일상 업무에 더 깊이 들어가고, 주변 환경과 더 직접 상호작용하며, 이용자를 대신해 더 능동적으로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지분 구조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파이낸셜타임스가 7월 텐센트를 포함한 중국계 투자 컨소시엄이 메타가 지불한 것과 같은 20억 달러에 지분을 되사는 협의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카이신이 9월 완료로 전했으나, 마누스도 텐센트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센서타워 이용 데이터 기준으로 오픈AI와 구글, 앤트로픽 세 곳이 AI 에이전트 시장의 84%를 차지한다. 마누스에서 떠난 고객이 옮겨 간 곳으로 지목된 젠스파크, 인수 발표의 반사이익을 봤다는 린디처럼 서양 스타트업이 이용자를 확보했고, 중국에서는 상반기에만 빅테크 세 곳이 에이전트 제품 10종 이상을 내놓았다.

닛케이아시아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결정이 중국 창업자와 투자자를 위축시켰다고 전했다. 등기와 인력을 싱가포르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해외 자본과 회수 경로가 열리지 않으며, 종결된 거래도 사후에 되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일로 확인됐다. 마누스는 제품과 매출을 지킨 채 독립 기업으로 돌아왔다. 다만 범용 에이전트 시장을 처음 연 회사가 그 시장에서 가장 큰 사업자가 되지는 못했다.

자세한 내용은 마누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마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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