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럭셔리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가 전 세계 인력의 10%에 달하는 4000명 감원 계획을 밝혔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JLR)가 거세게 밀려드는 전동화 파고와 전례 없는 대내외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고강도 인력 감축에 돌입한다. 전체 임직원의 10%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을 털어내 손익분기점을 대폭 낮추고 신차와 전동화 투자 재원을 확보해 생존의 돌파구를 열겠다는 전략이다.
JLR은 향후 2년간 전 세계 사업장에서 약 4000개의 일자리를 줄이는 구조 조정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감원은 강제 해고 대신 희망퇴직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상은 전 세계 2만 6000여 명에 달하는 사무직 및 관리직 직군이다.
JLR이 극단적인 감원 카드를 꺼내 든 배경에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지각변동이 자리한다. 막강한 가성비와 배터리 공급망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의 파상공세, 주요 시장의 관세 장벽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지난해 발생해 수주 동안 공장 라인을 멈춰 세우고 협력사 생태계를 마비시켰던 치명적인 사이버 공격의 후폭풍도 재무 부담을 키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JLR은 이번 구조 조정을 통해 총 17억 파운드(약 3조 원) 규모의 누적 비용을 절감하고 연간 손익분기점(BEP)을 30만 대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무리한 외형 성장 대신 실질적인 채산성 방어선 구축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JLR은 고강도 인건비 절감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는 공격적으로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향후 12개월 안에 핵심 신차 5종을 순차 출시해 단기 수익성을 방어하고 향후 5년간 150억~180억 파운드(약 26조~31조 원)를 전동화 라인업 확대, 디지털 소프트웨어, 첨단 스마트 제조 공정 구축에 쏟아부을 방침이다.
JLR의 대규모 인력 감안은 영국 경제에는 적잖은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경제 반등을 노리던 영국 정부는 JLR의 대규모 구조조정이라는 대형 악재가 부상하자 긴급 지원책을 내놨다.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거인들에 이어 JLR까지 인력 감원에 나서면서 현지 완성차 업계의 긴장감 수위가 더 높아지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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