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에 AI를 넣는다고 하면 대개 수율이나 칩 설계를 떠올린다. 그런데 맥킨지앤드컴퍼니(McKinsey & Company)가 2026년 8월 발표한 반도체 팹 보고서에서 실제 프로젝트 사례로 제시된 유일한 성과는 장비가 한 대도 들어오지 않은 공사 현장에서 나왔다. 북미의 한 대형 팹 건설 프로젝트는 AI가 짠 공사 일정을 적용해 공기를 2개월, 비율로는 10% 줄이고 공사비를 12% 낮췄다. 보고서는 반도체 팹 AI 도입이 운영과 공정 전반으로 완전히 확대될 경우 산업 전체가 5년에서 7년 안에 약 1,340억 달러의 기능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추산하면서, 그 출발점으로 여섯 개 적용 지점을 꼽았다.
장비 반입 전에 끝난 절감, 공기 2개월과 비용 12%
이 프로젝트가 쓴 방법을 맥킨지는 생성형 스케줄링(generative scheduling)이라 부른다. AI가 수백 가지 물리적, 공간적, 시간적 제약을 한꺼번에 따져 가장 효율적인 공사 일정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팀은 이 방식으로 인력과 장비를 더 잘 쓰는 방법을 포함해 90개가 넘는 최적화 기회를 찾아냈다. 2개월이 10%라는 것은 원래 20개월짜리 공사 일정이었다는 뜻이고, 팹 한 동을 짓는 데 수십억 달러가 들어가는 산업에서 공사비 12%는 수억 달러 단위의 금액이다.
일정을 짜는 방식부터 다르다. 보고서는 이 방식이 시도하는 접근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풀어 가는 순서, 즉 준공일에서 거꾸로 거슬러 오는 방식과 중간 공정에서 양쪽으로 펼쳐 나가는 방식을 들었다. 크레인 용량이 다른 장비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모듈러 공법이 효율을 높이는지 같은 판단도 같은 계산 안에 들어간다.
계산 규모도 사람이 손으로 다룰 수준이 아니다. 보고서에 실린 도해를 보면 AI 엔진이 건물의 구조 요소와 선후 작업 관계를 제약 조건으로 받아 수십만 가지 공사 구성을 만들어낸 뒤, 각 구성을 예상 공사비와 현장 공사 일수라는 두 기준으로 평가한다.
현장에서 체감되는 차이는 계획이 아니라 대응 속도에서 나온다. 자재 납기가 밀리거나 인력이 빠지면 기존 일정표는 사람이 다시 앉아 고쳐야 했지만, 이 시스템은 상황이 바뀌는 즉시 후속 작업 순서를 다시 짜서 공정 전체가 밀리지 않게 붙잡는다. 보고서는 이 과정이 여러 시나리오를 미리 돌려 위험을 찾아내고 대응책을 마련하게 해 주며, 공급망 차질이나 인력난이 닥쳐도 프로젝트가 매끄럽게 굴러가도록 불확실성을 줄인다고 설명한다.
조달 네 단계에 붙은 AI 에이전트, 소싱 시간 최대 50% 절감
건물이 올라가면 그 안을 채울 장비와 재료를 사야 한다. 두 번째 지점은 그 구매 부서다. 맥킨지는 AI 에이전트, 즉 사람이 매번 지시하지 않아도 정해진 목표를 향해 스스로 자료를 찾고 판단하는 프로그램을 분류, 소싱, 계약 협상, 구매의 네 단계에 각각 붙였을 때의 효과를 정리했다. 보고서가 성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영역 가운데 하나로 꼽은 곳은 소싱으로, 담당자가 쓰던 시간이 최대 50%까지 줄어든다.
첫 단계인 분류부터 보면, 지출 내역이 뭉뚱그려져 있는 회사는 어느 항목에서 돈이 새는지 자체를 알 수 없다. 분류 에이전트는 회사가 어디에 얼마를 쓰는지를 95% 이상의 정확도로 갈라낸다. 이 정확도를 발판으로 절감 여지가 있는 항목을 찾아내고 공급사 계약 조건을 다시 맞추면서 비용은 최대 10%, 운영 효율은 약 20% 개선된다.
소싱 단계에서는 희귀 가스나 특수 화학물질처럼 공급사가 몇 곳 안 되는 품목의 후보를 AI가 찾아내고 제안 요청서를 자동으로 만든다. 반도체 조달 담당자를 붙잡아 두던 업체 발굴과 서류 작업이 조건이 맞을 경우 절반까지 줄어드는 셈이다.
계약 협상 단계에서는 계약서 작성과 검토, 비교를 자동화해 관련 업무 시간이 최대 30% 절감된다. 주목할 대목은 이 단계에서 적정 원가 모델의 쓰임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설계 도면과 자재 명세서, 원가 시트와 실물 분해 사양을 근거로 부품 하나하나의 적정 원가를 산출하는 작업은 손으로 하면 너무 오래 걸려 반도체 업계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았는데, AI를 쓰면 한 품목군 안에서 수백 개 모델을 한꺼번에 실행해 어떤 부품과 어떤 공급사가 비용을 끌어올리는지 가려낼 수 있다. 보고서는 이렇게 품목군 전체를 묶어 보면 단가 높은 대표 부품에서도, 값은 싸지만 물량이 많은 구매에서도 절감 여지가 드러나 5%에서 9%를 아낄 수 있다고 봤다.
마지막 구매 단계의 에이전트는 발주와 재고 확인, 공급사 등록, 공급사가 보내온 대금 청구 내역과 회사 장부를 맞춰 보는 일까지 자동으로 처리해 5%에서 15%를 아끼고 구매 업무 효율을 약 30% 높인다. 네 단계를 지나는 동안 조달 담당자의 손이 닿아야 하는 지점이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다.
고장 한 건당 15시간, 다운타임 자동 검증과 정비용 LLM
장비가 들어오고 라인이 돌기 시작하면 무대는 공장 안으로 옮겨간다. 세 번째 지점은 그 라인이 멈춰 선 순간이다. 장비가 멈춰 서 있는 시간을 다운타임이라 하는데, 보고서는 이 시간을 반도체 제조에서 비효율이 크게 쌓이는 구간으로 지목했다. 고장이 나면 정비 인력이 원인을 진단하고 손상 여부를 확인한 뒤 웨이퍼 품질에 미칠 영향까지 판단해야 재가동이 가능하다.
이 확인 절차를 정해진 판단 규칙에 따라 AI가 대신하면 평균 다운타임을 30%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추산이고, 보고서는 이를 고장 한 건당 약 15시간 절약으로 환산했다. 역산하면 고장 한 건을 처리하는 데 평균 50시간 안팎이 걸렸다는 뜻이고, 24시간 돌아가는 팹에서 이틀 넘게 서 있던 장비가 하루 반 만에 다시 돌아간다.
같은 감시 기능이 고장 이후가 아니라 평소에 돌면 또 다른 낭비가 사라진다. 그동안은 공정이 정상인지 확인하려고 품질 검사 전용 웨이퍼를 따로 만들어 써야 했는데, 제조 과정 내내 품질과 균일성이 감시되면 재료를 생산용 웨이퍼에만 쓸 수 있다.
장비가 다시 돌기까지 남는 일은 사람 몫이다. 네 번째 지점은 그 정비 기술자의 작업대이고, 여기서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시간을 걷어낸다. 장비 정비 매뉴얼은 두껍고 복잡해서 급한 상황일수록 필요한 대목을 찾기 어렵다. 기술자가 평소 말하듯 질문을 던지면 LLM이 해당 매뉴얼 구간과 공정 문서를 즉시 꺼내 오고, 여기에 더해 회사가 운영하는 다른 팹에서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까지 함께 보여준다. 자주 일어나지 않는 까다로운 고장이 더 빨리 풀리고, 경력이 짧은 운영자도 일관된 자료와 지식 기반 위에서 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뜻이다.
효과는 세 가지 숫자로 나온다. 맥킨지는 기존 역량에 LLM을 얹으면 노동생산성이 최대 3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는데, 이 수치는 업계 상위 4분의 1 기업과 평균 기업 사이의 생산성 격차를 기준으로 잡은 값이다. 정비 기술자 개인 시간으로는 최대 20%가 비는데, 주 5일 근무로 치면 하루치가 통째로 다른 일에 쓰인다. 정비 과정 전반에 LLM을 넣었을 때 마스크 레이어당 총 현금 비용, 즉 웨이퍼에 회로를 한 층 새기는 데 실제로 나가는 돈은 최대 3% 낮아진다. 이 3%는 유지보수비가 전체 제조원가의 약 15%를 차지한다는 가정 위에서 계산된 값이다.
재료비 5~10%와 공정 심의 20% 단축, 남은 두 지점
지금까지가 장비와 사람 쪽 이야기라면, 남은 두 지점은 라인에 들어가는 재료와 그 라인을 바꿀 때의 심의 절차다. 다섯 번째인 자동 물질수지 분석은 구매한 양, 실제 사용량, 배합 기준량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어긋나는 지점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재료비를 5%에서 10% 줄인다. 화학물질이나 연마용 슬러리, 감광재처럼 단가가 높은 재료에서 사용량이 조금씩만 새어 나가도 금액이 커지는데, 그 누수를 사후에 확인하던 것을 상시 감시로 바꾸는 셈이다. 보고서는 이 방식이 비용 절감과 함께 재료를 덜 버리는 제조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여섯 번째는 공정변경심의위원회(PCRB)다. 새 공정이나 새 배합을 양산에 넣기 전에 시험 웨이퍼 결과를 검토하고 승인하는 조직으로, 이 절차는 통상 9개월에서 12개월이 걸린다. 생성형 AI가 과거 유사 변경 사례에서 웨이퍼를 몇 묶음이나 시험하는 것이 적정한지, 어떤 항목을 먼저 봐야 하는지를 뽑아 주면 승인 기간이 최대 20% 짧아지고, 시험 계획 수립처럼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에 엔지니어가 쓰는 시간도 비슷한 폭으로 줄어든다. 1년 걸리던 승인이 가장 크게 줄었을 때 두 달 이상 앞당겨진다는 것은 새 공정을 양산에 투입하는 시점이 그만큼 빨라진다는 뜻이다.
반도체 팹 AI 도입 1,340억 달러의 내역, 600억과 740억의 분리
맥킨지가 제시한 1,340억 달러는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다. 운영 개선, 자본 배치, 조달에서 나오는 몫이 약 600억 달러이고, 여기에 연구개발과 소재 발굴, 칩 설계, 영업 및 가격 결정에서 나올 수 있는 740억 달러가 따로 더해진 값이다. 앞서 살펴본 여섯 개 지점은 모두 600억 달러 쪽에 속하고, 그중 제조 공정에 해당하는 부분만으로도 이르면 4년 안에 최대 450억 달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계산이다. 반도체 디바이스 시장이 2030년 1조 6,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고서는 생산이 그만큼 늘어나는 국면이야말로 공급망 전반이 AI로 비용과 효율을 손볼 시점이라고 봤다.
그림1. 파운드리와 종합 반도체 기업 운영 전반의 생성형 AI 적용 영역과 기대 효과 (자료: 맥킨지 리포트 Exhibit 1)
보고서는 이 여섯 지점을 자본지출, 조달, 제조 세 영역으로 묶은 종합 효과도 표로 제시했다. 자본지출에서는 공기 2개월 단축과 비용 12% 절감, 조달에서는 비용 8%에서 12% 절감과 노동생산성 20% 향상, 제조에서는 장비 노동생산성 20% 향상과 장비 처리량 3%에서 5% 증가, 재료비 3%에서 5% 절감이다. 여기서 제조 재료비 3%에서 5%는 앞서 본 물질수지 분석 단독 효과인 5%에서 10%보다 낮은데, 보고서는 두 수치의 관계를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개별 기법의 최대치와 제조 영역 전체의 기대치를 다른 기준으로 잡았을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가 강조하는 것은 규모보다 순서다. 맥킨지는 검증된 방법론을 네 가지 핵심 활동과 두 단계로 정리했다. 1단계에서는 AI 전략을 정의하고 적용 후보 과제, 이른바 유스케이스를 고른다. 어떤 공정을 대상으로 삼을지, 버리는 웨이퍼를 줄이는 것인지 한 장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인지 기대 효과를 무엇으로 잡을지, 데이터 형식과 모델 구조, 보안 요건은 어떻게 할지를 이때 정한다. 현업 부서가 AI 도구에 얼마나 익숙한지, 회사 정보 시스템에 LLM을 붙이기가 쉬운지도 함께 따진다.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때 되돌아갈 대체 절차도 미리 마련해 둔다. 2단계에서는 우선순위 시범 과제를 실행하고 운영 규칙과 변화 관리 체계를 세운다.
1단계에서 나오는 숫자가 실무자에게는 가장 쓸모 있다. 기업들은 보통 40개에서 50개의 유스케이스를 훑어 10개 안팎의 우선순위 목록으로 좁히고, 그중 한두 개를 개념 검증용 시범 과제로 삼는다. 40개를 동시에 붙잡는 회사와 두 개에 집중하는 회사가 갈리는 지점이 여기다. 맥킨지는 데이터 과학 역량과 공정 지식이 함께 붙는 교차 조직 협업이 각 과제의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고 걸림돌을 미리 찾아내는 데 결정적이라고 봤다. 시범 과제 이후의 확산은 최고경영진이 전담 조직을 만들어 맡기되, 그 조직은 운영이나 공정 엔지니어링 총괄이 이끄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개별 절감률과 총원가 사이의 거리
순서가 정리됐다면 마지막으로 숫자 자체를 다시 볼 차례다. 보고서가 제시한 절감률에는 저마다 조건이 붙어 있다. 노동생산성 35%는 업계 상위 4분의 1과 평균의 격차를 근거로 삼은 값이고, 마스크 레이어당 3%는 유지보수비가 제조원가의 15%라는 가정 위에 서 있다. 조달 절감률 역시 계약 구조와 품목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개별 지점의 절감률이 그대로 회사 전체 원가에 더해진다고 보기는 어렵고, 절감 항목끼리 겹치는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는 보고서가 따로 밝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어디부터 손댈지는 보고서 안에서 짐작할 수 있다. 여섯 개 지점을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점이 하나 드러난다. 모두 이미 문서와 데이터가 쌓여 있는데 사람이 그것을 찾고 대조하느라 시간을 쓰던 영역이라는 점이다. 정비 매뉴얼, 과거 공정 변경 기록, 지출 내역, 자재 소요량은 어느 팹에나 있다. 그렇다면 같은 방식이 통할 회사와 통하지 않을 회사를 가르는 것은 모델의 성능보다 그 기록이 얼마나 정리돼 있는가일 가능성이 있다. 팹 한 동을 새로 짓는 기업이라면 건설 일정부터, 이미 돌아가는 팹을 가진 기업이라면 정비 이력부터 살펴볼 만하다. 다만 시범 과제 한두 개의 성과가 여러 팹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수치가 어떻게 유지되는지는 아직 보고서가 답하지 않은 부분이며, 앞으로 나올 사례들을 두고 볼 필요가 있다.
FAQ( ※ 이 FAQ는 본지가 리포트를 참고해 자체 작성한 내용입니다.)
Q1. 반도체 팹이 무엇인가요?
팹(fab)은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새겨 반도체 칩을 만드는 생산 시설을 뜻합니다. 파운드리 기업과 종합 반도체 기업이 운영하며, 한 동을 짓는 데 수십억 달러와 수년이 들어가는 대규모 설비입니다.
Q2. 생성형 스케줄링은 기존 공사 일정 관리와 무엇이 다른가요?
기존 일정표는 사람이 정한 순서대로 짜지만, 생성형 스케줄링은 AI가 수백 가지 제약 조건을 놓고 수십만 가지 조합을 만들어 예상 공사비와 공사 일수로 평가한 뒤 가장 효율적인 안을 고릅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의 한 팹 건설 프로젝트가 이 방식으로 공기를 2개월 줄이고 비용을 12% 절감했습니다.
Q3. 1,340억 달러라는 숫자는 어떻게 나온 것인가요?
맥킨지가 AI를 반도체 산업의 운영과 공정 전반으로 완전히 확대했을 때 5년에서 7년 안에 절감 가능한 기능 비용을 추산한 값입니다. 운영과 자본 배치, 조달에서 약 600억 달러, 연구개발과 소재 발굴, 칩 설계, 영업 및 가격 결정에서 약 740억 달러를 더한 규모입니다. 보고서는 이 효과를 얻으려면 기업이 먼저 자사의 디지털 성숙도를 진단하고 적용 과제를 체계적으로 골라야 한다고 전제했습니다.
기사에 인용된 리포트 원문은 맥킨지앤드컴퍼니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포트명: Revolutionizing semiconductor fab operations with AI (McKinsey & Company, 2026년 8월)
이미지 출처: AI 생성 콘텐츠
해당 기사는 챗GPT와 클로드를 활용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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