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기업 칼리프가 현지 시각 9월 8일 위챗을 통해 스스로 퍼지는 웜 ‘위웜’의 시연 결과를 공개했다. 웜은 이용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스스로 다른 기기로 옮겨 가며 감염을 넓히는 악성 프로그램을 가리킨다. 위웜은 위챗 음성·영상 통화를 거는 것만으로 상대 계정을 장악하고, 그 계정으로 다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감염을 이어 간다.
시연에는 휴대전화 세 대가 쓰였다. 공격자가 안드로이드 기기인 픽셀 10a로 아이폰 17e에 전화를 걸어 벨이 울리는 동안 위챗을 장악했고, 장악한 아이폰으로 다시 다른 픽셀 10a에 전화를 걸어 같은 방식으로 넘겼다. 공격 자체는 몇 초 만에 끝나며 계정의 모든 권한이 넘어간다. 메시지를 읽고 보내는 것은 물론 통화를 걸고 피해자 이름으로 행동할 수 있다.
공격은 피해자가 전화를 받지 않고 휴대전화를 만지지 않아도 성립한다. 받더라도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 공격은 성공한다. 전화를 거절하면 그 시도는 막히지만, 공격자가 피해자가 잠든 시간에 다시 걸면 된다. 조건은 공격자가 피해자의 친구 목록에 있어야 한다는 것뿐인데, 친구 한 명을 먼저 장악하면 그 계정으로 다음 사람에게 접근할 수 있다.
취약점은 위챗의 음성통화 처리 부분에 있는 메모리 손상 문제다. 칼리프는 기술적 세부 내용을 당분간 공개하지 않고 추후 콘퍼런스에서 전체 분석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칼리프는 AI와 함께 작업해 취약점을 찾고 첫 원격 코드 실행 공격 코드를 이틀 만에 작성했으며, 이를 웜으로 제작하는 데 일주일이 더 걸렸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 규모의 웜은 과거에는 더 큰 팀이 몇 달을 들여야 하던 작업”이라며 “AI가 이미 대부분의 작업을 처리할 수 있고, 사람은 무엇을 공격하고 어떻게 안전하게 시험할지 판단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밝혔다.
공개 시점까지의 경과도 함께 제시됐다. 7월 중 AI가 취약점을 발견했고 7월 24일 텐센트에 신고했다. 7월 30일 안드로이드 원격 코드 실행 코드를, 8월 2일 iOS 코드를 완성했으며 8월 11일 두 운영체제를 오가는 웜 시연을 마쳤다. 텐센트는 8월 21일 안드로이드 8.0.77과 iOS 8.0.76을 배포해 취약점을 막았고, 8월 28일 서버 쪽 차단도 확인됐다. 위챗은 중국에서 사실상 모든 사람이 쓰는 앱으로, 신원 확인과 결제, 업무 연락을 함께 처리한다.
칼리프는 이번 공개가 대중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공격 능력은 자금과 기술을 갖춘 조직이 오래전부터 보유해 왔지만, AI가 그 능력을 숙련도가 낮은 공격자에게까지 확산시키면서 일반 이용자의 위험이 전례 없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실험실 사고나 미완성 버전 유출만으로도 이런 웜이 세상에 풀릴 수 있다며, 랜섬웨어 워너크라이가 초기 유출된 도구에서 시작해 병원을 공격한 사례를 들었다.
다만 칼리프는 AI 개발을 억제하는 것이 답은 아니라고 밝혔다. 취약점은 이미 존재하며 AI가 바꾼 것은 그것을 빠르게 찾아 고칠 수 있게 된 점이라는 것이다. 회사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민간과 협력해 AI로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자세한 내용은 칼리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칼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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