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애플이 마침내 폴더블 스마트폰 대열에 합류했다. 애플은 9월 9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서프라이즈 앤 샤인(Surprise and Shine)' 이벤트를 열고, 창사 이래 가장 파격적인 폼팩터 변화로 평가받는 첫 폴더블 아이폰 '아이폰 듀오(iPhone Duo)'를 공개했다. 이번 무대는 지난 4월 애플의 차기 CEO로 지명된 존 터너스(John Ternus)가 팀 쿡(Tim Cook)의 뒤를 이어 지난 1일 정식으로 취임한 후 처음 진행하는 키노트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컸다.
두 개의 디스플레이, 하나의 경험
아이폰 듀오는 접었을 때 여권 정도 크기로 한 손에 들어오는 5.4인치(13.6cm) 커버 디스플레이를, 펼쳤을 때는 역대 iPhone 중 가장 넓은 7.6인치(19.3cm) 내부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애플 측 설명에 따르면 내부 화면은 아이폰 18 프로 맥스보다 화면 영역이 50% 넓고, 외부 화면은 아이폰 18 프로 화면 영역의 90%에 달한다. 두 디스플레이는 동일한 화면비로 설계돼 기기를 열고 닫아도 콘텐츠 비율이 매끄럽게 유지되며, 내부 화면에는 빛 반사와 힌지 주름의 시인성을 최소화하는 나노 텍스처(Nano-texture) 마감이 적용됐다.
공개 영상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화면을 열고 닫는 과정의 전환 연출이다. 화면이 접히고 펼쳐지는 짧은 순간 화면 일부를 살짝 흐릿하게 처리해 이전 화면에 떠 있던 콘텐츠가 다음 화면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폴더블 특유의 '전환의 어색함'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매끄럽게 다듬으려 한 시도로 읽힌다.
티타늄 프레임과 정밀 힌지로 다진 내구성
내구성 면에서도 공을 들였다. 본체 프레임과 힌지 커버에는 5등급 티타늄이 적용됐으며, 힌지 커버는 3D 프린팅 공정을 거쳐 마이크로 블라스트 마감으로 처리됐다. 외부 디스플레이에는 기존 대비 긁힘 저항이 3배 강화된 세라믹 실드 2(Ceramic Shield 2)가, 후면에는 세라믹 실드가 각각 탑재됐다. 힌지는 100개 이상의 부품으로 구성돼 개폐 시 안정적인 조작감을 구현하며, 내부 디스플레이에는 접힘 응력을 분산하는 책장 형태의 특수 접착층 구조가 적용됐다. 방수·방진 등급은 일상 사용을 고려한 IP68이다. 애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제어된 실험실 조건에서 최대 수심 6m, 최대 30분간의 침수를 견디는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한다.
A20 Pro와 듀얼 배터리로 완성한 '프로'급 성능
성능은 아이폰 18 프로와 동일한 2나노미터(2nm) 공정 기반 A20 Pro 칩이 책임진다. 6코어 CPU와 7코어 GPU, 듀얼 16코어 뉴럴 엔진을 탑재했으며, 애플은 전작(아이폰 17 프로) 대비 지속 성능이 최대 35%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맞춤 설계된 베이퍼 챔버가 고사양 작업 시 발열을 잡아주고, 양쪽 본체에 배터리를 나눠 배치한 듀얼 배터리 구조 덕분에 내부 화면만 쓸 때 최대 31시간, 외부 화면만 쓸 때 최대 44시간의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무선 네트워킹은 자체 설계 칩 N1(Wi-Fi 7·블루투스 6·Thread)과 2세대 자체 모뎀 C2가 맡으며, 아이폰 듀오는 전 세계적으로 eSIM 전용으로 출시된다.
폴더블이기에 가능한 카메라 경험
카메라는 폴더블 폼팩터를 적극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영상 통화 중 외부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변 사람이 자연스럽게 화면에 합류할 수 있는 'Duo FaceTime', 48MP Fusion 후면 카메라로 셀피를 찍으면서 외부 화면으로 구도를 실시간 확인하는 'Duo Preview', 외부 화면에 애니메이션을 재생해 아이의 시선을 카메라로 유도하는 '아이 시선'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특히 '스마트 포착(Smart Take)'은 A20 Pro의 온디바이스 AI가 실시간으로 상황을 인식해, 촬영자가 타이머에 맞춰 뛰어가지 않아도 모든 인물이 포즈를 취한 순간을 자동으로 포착해준다.
폴더블에 맞춰 재설계된 iOS 27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iOS 27이 대화면에 맞춰 새롭게 다듬어졌다. 아이폰 최초로 두 개의 앱을 좌우로 나란히 띄우는 '스플릿 뷰' 멀티태스킹을 지원하고, 기기를 반쯤 접어 세워두면 별도 거치대 없이도 영상 시청이나 스탠바이 위젯 확인이 가능하다. 여기에 애플 인텔리전스 기반으로 새롭게 선보인 'Siri AI'가 더해져, 메시지·이메일·사진 등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주거나 화면에 보이는 내용을 인지해 관련 동작을 수행한다.
화려한 혁신, 그러나 남는 숙제는 '가격'
다만 아이폰 듀오를 둘러싼 가장 뜨거운 화두는 역시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준 가격은 256GB 1999달러, 512GB 2199달러, 1TB 2599달러, 2TB 3199달러이며, 국내 출시 가격은 256GB 329만원, 512GB 359만원, 1TB 419만원, 2TB 509만원으로 책정됐다. 용량별 가격 차이를 역산해보면 애플이 이번 신제품에 적용한 환율은 1500원/달러 정도 기준인 것으로 보인다. 2026년 9월 현재 실제 환율은 1337원/달러 정도이니,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제 체감 가격이 더욱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여기에 같은 폴더블 카테고리에서 경쟁하는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 8(227만 8100원, 256GB 기준)과 비교하면 100만원 이상 비싼 수준이다. 애플이 첫 폴더블 제품에서 내구성과 힌지 설계, 듀얼 배터리 구조 등 완성도를 상당히 끌어올린 것은 분명하지만, 그만큼의 값어치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을지는 실사용 평가를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폴더블폰이 이미 여러 세대를 거치며 대중화 단계에 접어든 안드로이드 진영과 비교하면, 애플의 폴더블 '1세대'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아이폰 듀오는 스타 화이트, 나이트 스카이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10월 16일부터 사전 주문을 받아 10월 23일 정식 판매를 시작한다.
IT동아 김영우 기자(peng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