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는 GPT-6 아스트라를 공개하며 온라인 양식 작성과 CRM 기록 갱신 같은 사무 업무를 예시로 제시했다. 그런데 출시 뒤 일주일 남짓한 기간에 이용자들이 실제로 공개한 결과물은 유튜브 영상, 운전 게임, 반도체 기판 도면, 그림 그리는 로봇 팔이었다. 지금까지 공개된 GPT-6 아스트라 활용법으로 보면, 아스트라는 답을 써 주는 도구가 아니라 이용자의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을 직접 조작하는 도구에 가깝다.
GPT-6 아스트라 활용법의 공통점
GPT-6 아스트라는 오픈AI가 현지 시각 9월 3일 공개한 모델로, 화면을 직접 보고 커서를 움직여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컴퓨터 사용 능력을 핵심으로 내세운다. 챗GPT 플러스와 프로, 비즈니스, 엔터프라이즈 요금제와 API,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에서 순차 제공됐다.
아스트라가 혼자 답을 산출한 것이 아니라 블렌더(Blender)와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 에이블톤(Ableton), 파이널 컷 프로(Final Cut Pro), 브라우저처럼 사람이 쓰던 프로그램 안에서 작업했다는 점이 공개된 결과물의 공통점이다. 그래서 산출물이 채팅창의 답변이 아니라 열어 보고 실행해 보고 수정할 수 있는 파일로 저장된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이 차이가 크다. 산출물을 눈으로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조작 평가 OSWorld 2.0에서 72.6%를 기록했고 과제당 소요 시간은 약 40분으로 이전 모델 GPT-5.6 솔의 75분보다 47% 짧았다.
영상 제작, 50분에 약 8만 원
크리에이터 네이트 허크는 아스트라 출시를 다루는 영상을 요청하면서, 자신의 음성 복제본과 아바타를 쓰고 초안이 아니라 그대로 업로드할 수 있는 버전으로 달라고 지시했다.
아스트라는 컴퓨터 사용 기능으로 다른 크리에이터들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직접 열어 사례를 확인하고 대본에 반영했다. 이어 문장을 짧은 단위로 쪼개 헤이젠(HeyGen) 아바타 V5로 보냈고, 내레이션은 일레븐랩스(ElevenLabs) 음성 복제본으로 생성했으며, 편집은 하이퍼프레임스라는 타임라인 도구에서 처리했다. 렌더링을 마친 뒤에는 완성 파일의 프레임을 확인하고 출력된 음성을 다시 받아 적어 원래 대본과 대조하는 자체 검사까지 수행했다. 허크는 전체 작업에 50분이 소요됐고 API 표준 요금으로 약 60달러(약 8만 700원)라고 밝혔다.
테스터들이 파이널 컷 프로에 파일 가져오기와 색 보정, 화면 녹화본과 인물 촬영본의 시점 맞추기를 요청하자 아스트라는 지시하지 않은 폴더 구조까지 스스로 구성해 정리했다. 다만 어떤 장면을 남기고 어디서 끊을지 같은 창작 판단은 요청 대상이 아니었다.
게임과 3D 공간 제작
개발자 메훌 모한은 아스트라와 클로드 페이블 5.1에 GTA 형식의 운전 게임을 제작하라는 같은 지시를 주고 결과를 비교했다. 두 모델 모두 돌아다닐 수 있는 도시를 구현했고 아스트라는 약 90분, 페이블은 약 2시간이 소요됐다. 아스트라 결과물에는 도로와 건물, 차량, 보행자와 미션 인터페이스가 포함됐지만 모한 본인은 완성도에서 페이블 쪽이 낫다고 평가했고 오류가 있었다고 밝혔다. 통제된 조건의 검증이 아니라 개인이 공개한 결과다.
매슈 버먼은 폴 가이즈 형식의 장애물 게임을 지시 두 번으로 완성했고, 테사나 게임 메이커와 함께 쓴 작업에서는 지도와 무기, 팀 전투까지 포함한 헤일로 형식의 10대 10 슈팅 게임이 완성됐다.
한 제작자는 도시 건설 게임에서 소방서와 경찰서, 병원, 원자력 발전소, 대학 자산을 하나씩 생성하도록 5일 동안 계속 실행했고, 생성이 끝나기 전에 중단해 플레이 가능한 상태로 공개했다. HTML과 자바스크립트로 브라우저에서 구동되며, 프레임 속도 최적화를 한 번 요청한 뒤에는 차량 통행과 보행자 이동, 지역 지정에 따른 인구 증가가 끊김 없이 표시됐다.
전문 설계 도구 조작
오픈AI는 발표문에 인쇄회로기판(PCB) 설계 시연을 함께 공개했다. PCB는 반도체 칩과 전자부품을 연결해 기기가 작동하게 하는 기판이다. 아스트라는 설계 프로그램 키캐드(KiCad)를 직접 조작해 전자회로도를 제조 가능한 배치도로 변환했고, 부품을 기판에 배치하고 구리 배선을 그리는 작업까지 2분 54초에 마쳤다. 오픈AI는 이 단계가 지금도 사람이 손으로 처리하며 전자 설계 공정에서 지연이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사 발표문에 실린 결과이고 외부 검증을 거치지 않았으며, 완성된 배치도가 실제 제조 기준을 통과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피에트로 스키라노는 코덱스 대화 기록을 확인하는 3D 아이팟 형태의 맥 인터페이스를 15분 만에 완성했고, 에이블톤을 사용한 작업에서는 신시사이저 음색을 구성하고 파트를 나눠 편곡까지 마쳤다. 부동산 매물 사진을 참고해 집을 3D로 재구성하고 홍보 영상까지 제작한 결과물도 공개됐다. 참고 자료를 확인하고 빠진 형태를 추정해 발표용 자산을 산출하는 절차 자체는 실무와 형태가 같다.
사무와 창업 업무 대행
심대열 오픈AI 코리아 코덱스 엔지니어는 9월 9일 한국 오피스 출범 1주년 기자회견에서 키보드를 한 번도 치지 않고 음성으로만 지시해 산출한 결과물을 공개했다. 전날 3시간을 들여 온라인 가젯 매장 블러썸 컴퍼니의 창업 멤버로 3개월간 일한 기록을 미리 축적해 둔 것이다.
화면에 표시된 것은 로컬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에이전트 챗GPT 워크였다. 대화창이 여러 개 열려 있었지만 사람이 쓴 것은 보이스챗뿐이고, 그 창이 다른 대화창을 열어 일을 배분하고 보고를 받았다.
산출물은 창업 과정 전체를 포괄한다. 블렌더로 3D 매장 공간과 카메라 움직임을 설계해 투어 영상을 제작하고 피아노 음악을 새로 작곡했으며, 임대 당시 빈 매장 사진은 GPT 이미지로 생성했다. 인테리어 시공협의 기본계획서와 발표자료는 코덱스로 제작했고, 로고와 홈페이지는 시안 3종을 받아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완성된 홈페이지에는 6월부터 8월까지 합계 7,260만 원의 매출과 전월 대비 11.5% 증가한 8월 실적이 정리돼 있었다. 신제품 키보드를 기획해 블렌더로 디자인하고 발주 방법과 OEM 벤더 조사를 포함한 제안서까지 같은 톤으로 작성했으며, 10초짜리 광고 영상은 렌더링에 20분이 채 소요되지 않았다. 심 엔지니어는 그동안 외주에 의존하던 실체감을 전문 영역 없이도 취향을 설명해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정리했다.
연구 검증과 로봇 제어
오픈AI가 9월 8일 공개한 나비에-스토크스 존재·매끄러움 문제의 해법을 산출한 것은 8월 28일부터 학습 중인 별도의 내부 모델이며, 에이전트 1만 개가 88시간 만에 도달했다. 아스트라의 역할은 그다음이었다. 사람이 쓴 증명을 컴퓨터가 한 단계씩 검사할 수 있도록 옮겨 적는 린(Lean) 형식화와 검증에 17시간이 더 소요됐다. 증명을 산출하는 작업보다 산출된 결과를 기계가 읽을 형식으로 변환하고 확인하는 작업에 투입됐다.
오픈AI 로봇 연구원 테이스는 아스트라에 시판 로봇 팔과 붓, 카메라를 주고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그리게 했다. 관절 궤적을 일일이 지정하지 않았는데도 팔을 어떻게 구동할지 스스로 판단하고 카메라 영상을 확인하며 붓질을 반복해 수정했다. 다만 평가 기관 로보커브 측정에서 집어서 옮기는 작업의 완료율은 95%였던 반면 밀리미터 이하 정밀도가 필요한 퍼즐 끼우기는 성공률이 10%에 그쳤다. 눈으로 보고 맞추는 작업과 정밀 조립은 다른 문제라는 뜻이다.
오픈AI의 셰리프 샤밈은 9월 7일 아스트라가 브라우저 게임 아임 낫 어 로봇의 48단계를 모두 통과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에서 사물 고르기부터 그림 그리기, 박자 맞추기, 체스 두기까지 접속자가 사람인지 가려내는 절차를 단계별로 구성한 게임이다. 다만 몇 번 시도해 통과했는지, 사람이 개입했는지는 영상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오픈AI가 공개한 프롬프트 권장 사항
오픈AI는 개발자 문서에 아스트라의 행동 특성과 그에 맞는 프롬프트 예문을 함께 공개했다. 아스트라가 GPT-5.6 솔보다 지시를 잘 따르는 대신 맥락에 더 민감해졌다는 설명이 전제다.
아스트라는 답이 달라질 수 있을 때 이용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작업을 멈춘다. 오픈AI는 이용자의 의도와 작업 범위를 문맥에서 추론하고 행동 쪽으로 기울라는 지시를 넣으라고 안내했다. “can you”, “I want to”, “help me” 같은 표현을 질문이 아니라 실행 지시로 처리하게 하고, 확인 질문 전에 문맥상 이미 승인된 작업을 끝내 검토 가능한 결과물을 준비하게 하는 방식이다.
아스트라는 기본적으로 목록과 표, 마크다운으로 답을 정리하므로 문장으로 된 글이 필요하면 문단 하나에 생각 하나를 담으라고 지시해야 한다. 오픈AI는 슬롭 단어 차단 목록도 직접 제시했다. delve, foster, leverage 같은 상투 동사와 “it’s worth noting”, “Bottom Line:”, “This isn’t about X. It’s about Y.” 형식의 대조 구문, 지어낸 하이픈 합성어가 목록에 포함됐다. 한국어로 쓰게 할 때도 같은 방식이 통해, 번역투로 자주 등장하는 표현을 목록으로 적어 두면 모델이 그 표현을 피한다.
오픈AI는 스킬 파일에 서로 어긋나는 내용이 있으면 모델이 작업을 일찍 중단할 수 있다며, 사용자 지시가 스킬 지침보다 우선한다는 문장을 넣고 어느 파일의 어느 문장 때문에 중단했는지 인용하게 하라고 권고했다. 지침을 더 쌓는 대신 낡거나 충돌하는 지침을 지우라는 것이 문서 전체의 권고다.
API 요금과 확인된 한계
API 가격은 100만 토큰당 입력 10달러(약 1만 3,450원), 출력 50달러(약 6만 7,250원)이고, 속도가 최대 2.5배 빠른 패스트 모드는 요금이 두 배다. 토큰은 모델이 글과 코드를 처리하는 최소 단위이자 요금 계산 기준이다. 제3자 추산으로 터미널벤치 4.0 과제 하나에 평균 800만 토큰 안팎, 약 17달러(약 2만 2,900원)가 들었다. 짧은 지시로 보이는 작업 뒤에서 화면 캡처와 도구 호출, 코드 수정, 렌더링, 실패한 시험과 재시도가 반복되기 때문이며, 5일 동안 이어 간 게임 작업이라면 수천만 토큰 단위가 된다.
오픈AI는 9월 10일 월 200달러(약 26만 8,000원) 프로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했다. 티보 소티오 제품 책임자는 아스트라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이며 프로 등급이 시스템에 가장 큰 부하를 준다고 밝혔다. API와 고, 플러스 요금제는 그대로 판매한다.
ARC 프라이즈 재단이 자체 하네스로 측정한 ARC-AGI-3 점수는 62.7%로 오픈AI가 발표한 99.9%와 차이가 컸다. 기본값의 한계도 보고됐다. 색이나 디자인을 지시하지 않고 서로 관련 없는 프로젝트 대여섯 건을 제작하게 하면 비슷한 평면 디자인과 진한 초록 계열 배색을 반복해서 사용한다. 다른 모양을 요구하면 결과가 달라지므로 기본값이 그렇다는 뜻에 가깝지만, 지시를 생략한 만큼 AI 티가 남는다.
정리
지금까지 공개된 결과물은 대부분 한 사람이 자기 계정에서 얻은 것이고 독립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같은 지시를 넣는다고 같은 결과가 산출된다는 보장도 없으며, 접근 권한 배포가 단계별로 진행되고 있어 이용 조건도 계속 바뀐다.
아스트라가 잘하는 작업과 못하는 작업의 경계는 결과물마다 비교적 뚜렷한 편이다. 프로그램을 조작해 파일을 산출하는 작업, 범위가 정해진 반복 절차, 참고 자료를 확인해 초안을 작성하는 작업에서는 결과가 확인됐다. 반면 밀리미터 단위 정밀도, 어디서 끊을지 같은 창작 판단, 지시하지 않은 미감은 여전히 사람 몫으로 남았다. 자기 업무를 이 경계에 대 보는 것이 도입 검토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오픈AI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이디오그램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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